(297회) 도심을 바꾸자 ‘빅하트 프로젝트’ 시리즈
부산일보 김 진 기자
부산은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주거지 중심 재생을 성공시키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도시의 중심부이자 심장인 도심 재생에 대해서는 이해나 관심은 부족했다. 타 시·도 역시 시범사업 형식의 도심 재생 시도는 있었지만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도심 재생 정책이나 모델은 전무한 상태였다.
본보의 `빅하트 프로젝트'시리즈는 그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선임연구위원과 머리를 맞댔다. 그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기획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도시 전문가다.
부산의 도심은 특성이 다양하다. 서면과 광복동, 동래 등과 같은 전통적인 도심이 있고, 강서, 해운대 등과 같은 신흥 도심도 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도심을 관 주도의 도시계획의 틀을 넘어서 어떻게 도심 특성에 맞는 유·무형의 자산과 잘 버무릴 수 있을 지에 시리즈의 초점을 맞췄다.
우선 도심 재생의 방향을 시급히 찾아야 할 11곳을 선정했다. 이후 부산지역 도시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초빙했다. 도심 11곳의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매주 이들 각 분야 도시 전문가들과 함께 원탁 토론을 벌인 뒤 현장을 찾아 도심 재생의 방향을 찾는 탐방 취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1곳에 대한 지역별 특화된 도심 재생 모델이 만들어졌다. 이번 시리즈는 4개월간 이어졌다. 이렇게 나온 각 도심별 결과물은 각 도심별 특성과 역사,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도심 재생에 접목시켜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부산시와 일선 구·군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싶다. 도심별 도심 재생의 모델을 만드는 건 힘들지만 매우 흥미롭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실제 도심이 포함된 몇 몇 기초지자체는 본보가 제시한 모델을 토대로 도심 재생 방향을 잡고 시범 사업들을 시작했다. 부산시 역시 2030 도시기본계획을 '빅하트' 개념을 포함해 재수립키로 했다.
상을 받든 못받든 시리즈 기사는 '품'이 많이 드는 기사다. 본보의 '빅하트 프로젝트' 기획 시리즈는 유달리 발품과 머리품이 많이 든 시리즈였다.
매주 빠짐없이 사전 원탁 토론과 현장 탐방취재에 동행하면서 도움을 주신 자문단과 논문쓰듯 연구하고 공부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해준 후배 경찰 기자들에 감사를 드린다. 이번 수상자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리지 못한 후배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회차 심사평
제297회 전체 총평
제29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2015년 5월)
제29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44편의 작품이 출품돼 이중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 부문을 망라해 예심을 1위로 통과한 한겨레신문 탐사기획팀의 ‘부끄러운 기억, 아동학대’(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는 소재와 주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탄탄한 기획력과 이를 뒷받침한 꼼꼼한 취재력이 단연 주목을 받았다. “읽어나가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본심에서도 투표대상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하는 기록을 남겼다. 취재보도 부문이나 기획부문이나 심사위원 만장일치 표결은 이례적이다.
오마이뉴스 사회부가 출품한 ‘나는 왜 배신자가 되었나’(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는 내부고발자들의 문제를 처음 정면으로 직시한 작품이었다. 내부고발자를 ‘문제적 인간’ 또는 ‘배신자’로 매도했던 군사정권 하에서의 뒤틀린 사회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가려내 한편의 ‘슬픈 소설’을 연상시켰다는 평을 들었다. 논의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와 반대편을 함께 보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많은 심사위원들은 그동안 언론에서 내부고발자 문제에 대한 집중조명이 부족한 가운데 나온 수작이라는 데 방점을 놓았다.
SBS 기획취재부가 출품한 ‘국정원의 경력판사 사상검증 의혹’(취재보도1 부문)은 국가정보원이 경력판사 임용자는 물론 지원자 전부를 대상으로 사상검증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적지 않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심사위원들은 “탐사보도가 필요했던 사안”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일과성 보도로 끝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같은 주제를 다룬 JTBC의 ‘국정원의 법관 면접 논란 기획’이 이 같은 아쉬움을 다소 해소했지만 예심을 통과하지 못했다.
메르스와 관련해 유일하게 출품된 KBS 사회1부의 ‘메르스 환자 격리 요구 묵살…무너진 초기 방역망’(취재보도1 부문)은 당국의 안이한 대응을 정확하게 짚어낸 보도였다. 다만 일부 지방지에서 보도했듯이 평택 성모병원이 병원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내보냈던 사례를 비롯해 메르스 초기방역에 실패한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일 뿐 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직 옥석이 불분명하니 다음달 298회 기자상 심사에 쏟아질 메르스 관련 출품작들과 묶어서 평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일단 이번 출품작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하자는 의견이 앞섰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EBS 교육뉴스부의 ‘한글 교육의 불편한 진실’이 선정됐다. 이 작품 역시 누구나 알고 있는 주제였지만, 교육전문 방송답게 꼼꼼하게 짚어내 아젠다로 발전시킨 기획이었다. 일선 학교들이 지나친 선행학습 풍토에 편승해 체계적인 한글교육을 방기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렸다.
지역언론들이 출품한 14편 중에서는 지역의 특성 및 지역 현안에 천착한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부산일보 사회부의 ‘도심을 바꾸자 ‘빅하트 프로젝트’시리즈’(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는 독자(시민)들의 참여와 도시건축 전문가들의 동참을 이끌어 언론이 도심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표본이 되는 작품이었다. 특히 4개월에 걸쳐 매주 2개면을 할애함으로써 도심 재생을 지역 시민사회의 화두로 부각 시키는 데 성공, 시 당국의 도시기본계획 재검토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TBC 정치경제부의 ‘新 대구경북인, 변화의 바람이 분다’(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는 ‘보수꼴통의 도시’라는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서 출발해 그 변화의 가능성을 탐사한 수작이었다. 성인남녀 1800명에 대한 여론조사와 여론주도층 262명에 대한 방문조사 과정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해 150개의 문항을 질문, 응답자의 77%로부터 “스스로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지역정체성을 끌어내고, 이를 토대로 변화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아깝게 탈락했지만 CBS 산업부의 ‘가짜 백수오가 들춘 식약처의 민낯…식피아’와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월급통장’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