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8편
이명박 초대내각 재산 검증 CBS
헌정사상 인사청문회가 처음 도입된 것은 국민의 정부 시절 이한동 국무총리 때부터다.
이후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사정기관 총수 등으로 인사청문회가 확대됐고 지난해 부터는 모든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공직 임명장을 받기에 앞서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시대를 맞게 됐다.
가히 인사청문회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공직 후보자로서의 능력과 도덕성, 자질을 검증하는 언제부터인가 인사청문회는 여야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었고 이에따라 점차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18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치러진 이명박 정부 초대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더더욱 그렇다.
각 당 공천과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상임위별로 진행된 청문회가 내실있게 진행되지 못했다.
특히 김성호 국정원장이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되는 '좋지않은 선례'가 만들어져 향후 무수히 많이 진행된 인사청문회가 심히 걱정된다.
그런 점에서 CBS와 일부 신문 방송의 보도는 국회와 개별 국회의원들이 방기한 행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대신했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돼야 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참여정부에서 비판의 날을 세웠던 일부 언론들이 이명박 정부 첫 내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외면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한 신문사가 언론학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9.5%가 언론위기의 원인으로 '특정 정치세력에 편향된 태도'를 든 점을 젊은 기자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고의는 없었지만 CBS의 검증보도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보내 드린다
새정부 고위공직자 검증 연속 보도 KBS
땅따먹기라는 놀이가 있다. 흙길이 더 많았던 어린 시절, 그 놀이를 했다. 동네 아이마다 땅 한 구석을 차지하고 손가락으로 돌조각을 툭툭 퉁겨 금을 그리면서 영역을 넓혀나가는 놀이였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내가 했던 유일한 부동산 투기가 아닌가 싶다. 내가 아는 한, 내 이웃들 대부분도 나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밥에 돌이 아무리 많아도 돌보다는 밥이 많다는 말처럼 세상에 투기꾼이 아무리 많다 해도 보통사람들에게 투기는 딴 나라 얘기일 뿐이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땅과 사랑에 빠졌거나, 집 모으기가 취미인 사람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나를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바보 아냐?’ 하고 말이다.
바보 맞다. 인사 검증에 첫발을 디딜 때 등기부등본도 제대로 볼 줄 몰라, 물어보기도 쑥스럽고 혼자 끙끙거리면서 공부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총리와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고위공직자 재산검증 보도 등의 경험이 많은 최경영씨나 성재호씨가 없었다면 팀의 검증작업은 더 고단한 일이 되었을 것 같다. 취재에 들어가면서 세운 첫째 원칙은 현장 확인이었다. 문서상으로는 문제없어 보일지라도 현장에 가서 하나하나 확인을 해보면 종이에는 나오지 않는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는 했다. 팩트에서 시작해 팩트로 끝난다, 두 번째 원칙이다. 팩트를 짚어내고 법을 따져보며, 편법과 불법을 골라내 사실로 꽉 채운 기사를 작성해 나갔다. 탐사보도팀은 이를 통해 ‘재산 축소 신고와 누락 의혹’, ‘일본 국채 매입과 출처 의혹’, ‘상습 체납 확인’, ‘농지법 위반’, ‘기획부동산 통한 투기 의혹’, ‘여론조사 결과 유출 의혹’, ‘탈영 의혹’, ‘십수억원대 출연금 모금’ 등을 잇따라 보도했다. 무엇보다 양심과 상식을 믿을 수 있는 동료 기자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묻고 또 되물으면서 혹시라도 있을 실수를 지워나갔고, 결국 정제되고 힘 있는 기사가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팀보다 뛰어난 팀원은 없다. 하지만 팀원보다 뛰어난 팀장은 있다. 머리카락은 은빛이지만 생각은 금빛이고 올곧은 정신은 다이아몬드급인 김용진 팀장이 묵묵히 팀을 이끌었다. 팀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취재가 시작되면 아드레날린의 과다 생성으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최경영 기자, 평소에는 싱겁지만 취재는 맵게 하는 성재호 기자, K1 선수마냥 묵직한 포스를 내뿜으면서도 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진실을 파헤치는 박중석 기자, 아그리파처럼 잘생긴 얼굴로 날이 선 기사를 내놓는 이병도 기자, 싱긋싱긋 웃으면서 전투병 역할을 말끔하게 수행했던 정수영 기자, 정직한 영상을 담기 위해 땀과 혼을 쏟아낸 고성준 선배와 조현관 선배, 김대원 촬영기자, 그리고 김바다 전문리서처와 탐사보도팀 제작진에게도 고마운 마음뿐이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경향신문
지난해 12월초에 참여연대 측으로부터 대학 등록금 관련 기획을 함께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노동부에서 교육부로 출입처를 옮긴 2007년 초부터 질문 하나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터라 냉큼 그러자고 대답했다. "저임금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교육비 부담으로 허리휘는 사회에서 교육권이 어떻게 보장되냐"는 것인데, 교육계의 복잡한 지형을 겨우 눈에 익힌 교육담당 1년차로서는 해답 찾기가 쉽지 않았다.
특별취재팀은 나를 포함해 일단 3명으로 단촐하게 출발했다. 취재강도가 상당할 것을 예감한 후배들에게 달달한 케이크와 커피를 사주겠다며 첫 회의를 가졌다. 일단 전국 25개 대학에서 등록금 설문조사로 기본취재에 착수했다. 설문보조학생을 섭외하는데 아르바이트 임금을 떼인 경험이 있는지 몇 학생이 "다단계 판매업자냐"고 반신반의했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정말 보도가 필요했던 우리 얘기"라며 신속하게 조사에 응했다. 조사결과 대학가의 풍경은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많이 달라져있었다. 연 1000만원 등록금 때문에 부업하고 휴학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통계숫자만으로는 현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겠다 싶어 학생·학부모와 대학측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쪽으로 취재방향을 잡았다. '귀'를 크게 열기위해 팀은 사회부 교육팀과 경찰팀, 전국부로 대폭 확대됐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등록금 문제는 심각했다. 1년이나 교육부를 출입하면서도 막연히 '등록금은 비싼 것'이라고 생각만 했던 게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등록금을 대출받는 학생들은 졸업해도 '88만원 세대'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상환능력 없이 신용불량 위기에 내몰리고 있었다.
이번 수상은 명단에 오른 11명의 선후배 외에도 많은 기자들의 현장취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경향신문 사회부와 전국부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한 계기라고 자부한다. 특히 조호연 사회에디터는 기획에 처음 착수했던 사회부장 시절부터 '등록금 1000만원시대' 기획의 방향을 가다듬는데 큰 역할을 맡았다. 지난 겨울 매섭도록 다사다난했던 교육계의 '하루살이' 기사에 치여 눈앞이 깜깜하던 내게 선후배들은 따뜻한 봄볕과도 같았다.
하지만 "기사가 1월 중순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보도됐더라면 2009학년도 등록금도 깎을 수 있었다"는 한 참여연대 활동가의 질책은 참 아팠다. 그나마 본 보도를 계기로 총선에서 각 정당이 등록금 관련 공약을 내놓고, 시민사회에서 등록금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점이 마음의 짐을 덜게 한다.
2008 스포츠와 성폭력에 대한 인권 보고서 KBS
시사기획 쌈 2008 스포츠와 성폭력에 대한 인권 보고서 취재후기
“기자의 눈물”
KBS 정재용 기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코치가 밤마다 아이들을 하나씩 끌고 나가는 데 그걸 끌려가지 않으려고 애들이 손발을 서로 묶고 벌벌 떨면서 밤을 지새웠다고 합니다” 자신의 어린 딸이 겪어야 했던 그 참담한 상황을 털어 놓는 아버지 앞에서, 자신도 딸을 키우는 못난 기자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부끄러웠다. 몇 년 전 일부 코치들 사이에 떠돌던 소문이 기자의 귀에까지 들렸을 때 설마 하고 넘어 갔었다. 한편으론 도저히 확인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도 했었다. 막상 취재를 시작하고 나서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성폭력 문제를 다시는 취재하지 않겠다는 불만을 입에 달고 다녔었다. 그 순간에도 도저히 얼마나 많을 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기자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현주소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공개된 인권 사각지대’이다. 2008년 우리 사회의 통상적인 윤리와 도덕 그리고 인권은 스포츠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순간 1970년대로 돌아간다. 현대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교육조차 받을 수 없는 심각한 학습권 침해도,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범죄적 수준의 폭력도, 스포츠니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리고 바로 그 곳 우리가 관행이란 이름으로 반인권적인 현실을 방치했던 스포츠의 세계에선 우리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야만적인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큰 우려는 선정성 문제였다. 성폭력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반인권적인 스포츠 제도와 시스템을 개혁하겠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단순한 흥밋거리로 전락해 버릴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었다.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부심 하나로 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들조차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러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단기적 충격은 있겠지만 반드시 장기적으로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방송 보도 이후 수많은 전화와 편지를 받았다. 한결같은 얘기는 정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는 주문이었다. 문제 제기만 해 놓고 또 다시 방치한다면 결과적으로 선정적 보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어느 피해자 부모의 말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 온다.
시각장애인 음성유도기 성능 결함 탐사보도 광주M…
처음 보는, 생소한 시각장애인 음성유도기라는 장치에 관한 취재, 제보를 한 시각장애인을 따라가 현장을 확인하니 실제로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자칫 시각장애인의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데 문제는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서는 달라질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타 지역에서도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한 두 차례 나간 적이 있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누구의 책임인지를 보다 명확하게 가려주어야 그나마 파급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보다 깊이 파고들어가야 했지만 막막했다.
조언을 구할 전문가조차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소한 전파공학에 관한 취재를 해야하는 상황, 그리고 업체와 발주처 조달청 국가인증기관과 사설인증기관 시각장애인단체의 이권과 책임소재가 얽히고 섥혀있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 지 막막했다. 왜 타지역의 보도가 실태를 보여주는 선에서 끝이 났는지 이해가 됐다.
하지만 하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시도는 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취재를 시작했다.
의지할 데가 없는 상황에서 나와 제보자는 서로를 믿고 협력하기로 했고 서로 아는 것을 털어놓고 모든 행동에 앞서 반드시 의논을 거쳤다.
서로 놓치거나 모르는 것을 일깨워주었고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알쏭달쏭한 공학지식을 하나 둘씩 이해해나갔으며 각자의 잇속을 위해 우리를 이용하고 속이려는 업체와 지자체 품질인증 기관들의 시도를 오히려 역이용해 우리가 그들을 이용해 나갔다.
품질 인증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광주시가 품질 재검증을 실시하는 것을 이용했고 도중에 품질 재인증을 포기하려는 광주시를 품질 재검증을 의뢰한 또 다른 발주처인철도청을 이용해 포기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제조업체 간의 알력의 틈바구니에서 서로의 비방을 통해 이 장치의 성능결함에 대해 취재 할 수 있었고 인증기관과 업체의 떠넘기기 와중에서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 수 있었다.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시도가 운 좋게 하나 둘씩 먹혀들어갔고 결국 문제의 뿌리까지 손을 뻗쳐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보도가 사회적으로 끼친 파급효과는 솔직히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문제제기를 해 봤다는 것 정도? 광주의 경우 어느정도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다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전국방송 한번 정도의 보도, 그냥 버티고 있을 게 뻔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품질 인증 체계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시각 장애인의 안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
그렇다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명감에 불타는 보도였던가? 그도 아니다. 두 눈이 보이는 내가 눈이 안보이는 이들의 불편과 고충을 진정으로 알 수 없고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결국 내게는 그저 남의 일일 뿐인 것이다.
그저 좋은 보도, 특종에 대한 욕심, 그리고 일반인으로써의 양심 정도를 가지고 취재에 임했을 뿐이다.
오히려 자신의 동족?을 위해 기꺼이 힘겨운 싸움을 불사하는 제보자가 사명감에 불타는 투사였으며 난 단지 그의 원군 요청에 응한 직업인, 용병일 뿐이었다.
하지만 햇병아리 기자인 내게 이 보도는 다른 의미에서 매우 소중한 가치를 갖는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 한 명이 수많은 자료와 전문가들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며 용병으로써일 뿐이라 해도 나의 할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결국 타인에게도 도움을 주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신뢰와 성실, 이것만으로도 특종하기엔 충분하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 준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제보자와 기자로 만나, 결국 친구가 된 그 시각장애인과 취재를 함께한 이정현 카메라 기자와 스텝분들 그리고 무모한 시도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직장 선배들께 이 영광을 돌린다.
인수위원회 장어 향응 파문 경인일보
(제210회)인수위원회 장어 향응 파문/경인일보 정치부 목동훈
[지역취재보도부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장어 향응 파문’을 취재하면서 두 가지를 느끼고 배웠다. 쓰지 않는 사람은 ‘기자’(記者)가 아니라는 것과 기자의 본능적인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인일보는 2월18일 월요일자 1면 머리기사로 ‘인수위 장어 향응 파문’을 단독 보도했다. 경인일보가 취재에 들어간 것은 2월15일(금요일). 주5일 근무제로 인해 토요일자 신문은 없었다. 인천시 고위 관계자들은 본보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를 막으려고 했다. 취재기자들도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취재와 보도 사이에 낀 주말은 매우 길게 느껴졌다.
경인일보는 첫 보도 이후 후속취재에 나섰다. 인천시의 반응은 영화 친구의 명대사와 같았다. “고마해라, 마이 묵으따 아이가”. 그만 쓰라는 얘기다.
잠시 내 직업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쓰는 놈에게 기사를 쓰지 말라는 얘기는 무엇일까. 그럼, 집에 가서 애나 보라는 얘기인가’. 기자는 투철한 직업관이 필요하다는 선배들의 얘기가 새삼스레 떠올랐다.
특종은 하나의 현상이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봤느냐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물론 그 뒤에는 탄탄한 기획력과 취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수위 장어 향응 파문’도 마찬가지다. ‘왜?’라는 의문이 없었다면 아마 <인천시, 인수위에 ○○○ 건의> 또는 <인수위, 인천 강화도 ‘주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갔을 것이다. ‘인천까지 왔는데 점심은 사 줄 수 있는 것 아니야’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인수위 장어 향응 파문’이 짧은 시간 안에 큰 파장을 일으킨 기사로 기억될 듯 싶다.
지역신문은 취재 환경이 열악하다. 일부 기자들이 특종을 하던 시간 동안 지면을 메우기 위해 열심히 뛴 경인일보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미래의 자원, 해조(海藻) 제주MBC
정년을 1년 앞둔 제주대학교의 원로교수가 최근 바다 식물인 해조류 도감을 냈다.
1968년 문교부에서 펴낸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히 40년 만에 나온 해조류 도감이다.
일본 취재갈 때마다 빠뜨리지 않는 일이 서점에 가서 어류와 패류,해조류 등 각종 도감을 사오는 일이었다. 그 만큼 해양 관련 연구와 투자가 뒤쳐져 있다는 것이다.
바닷속에는 해녀나 어부들이 잡는 물고기나 소라와 전복같은 패류외에도 활용가능성이 높은 자원들이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해조류다.
먹을 것으로만 알았던 해조류가 이제는 의약품의 원료로,종이로,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중요한 역할까지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닷속 세상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니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 맞다.
21세기는 해양시대요, 대양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지만 해양수산부가 폐지되는 등 정작 국가정책은 이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게 사실이다.
바닷속 세상을 볼 수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간과하는 것이라고 본다.
'제주바다 조간대' '제주바다 백색공포', 그리고 '산호의 경고' 등 제주MBC에서는 해양 관련 다큐멘터리를 꾸준하게 제작하면서 해양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왔다.
'미래의 자원, 해조'도 그 연장선상에서 제작됐다.
부족하지만 잘했다고, 아니 열심히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선배와 동료들에게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바다에 유용한 자원이 많은 것처럼 뉴스와 다큐멘터리 소재도 무궁무진하다.
이번 프로그램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긴급진단, 세금먹는 교통시설물 KNN
긴급진단, 세금먹는 교통시설물
KNN 보도정보팀 차주혁 기자
차선규제봉 한개 설치비용이 10만5천원? 도로소모품에 불과한 차선규제봉이 이렇게 비싸다는 사실은 취재기자로서 매우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담당공무원들의 반응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반응.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다.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하자 각종 의혹이 이어졌다. 차선규제봉의 납품가격은 8천원부터 8만원까지 지자체별로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었다. 인터넷 등에서 거래되는 시중거래가격과 관공서 납품가격 간의 차이도 4~5배나 됐다. 또 도로미관을 저해하고 운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지난 2005년 건설교통부는 일선 지자체에 차선규제봉의 설치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도 취재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차선규제봉은 교통안전상 불필요한 위치에, 설치규정 보다 훨씬 좁은 간격으로 무작정 설치되고 있었다. 건교부의 설치규정과 부산시 관련조례, 자체별 공사비 지출내역과 현장취재 결과 등을 대조하자, 납품업체와 담당 공무원간의 유착의혹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격과 수량을 뻥튀기한 뒤 업자와 공무원이 뒷돈으로 나눠먹는 전형적인 세금 도둑질 수법. 도로표지병과 반사경, 충격흡수대 등의 다른 교통시설물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었다. 기자협회에 소속된 기자 동료들이 꼭 한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으면 하는 부분이다.
부산시의회에서 발표된 한 장의 보도자료에서 출발한 이번 기획취재에는 거의 2달의 시간이 들었다. 지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부산 전역 도로를 누비고 다녔다. 밤낮없이 도로중앙선을 따라 누비며 위험한 취재에 동참한 전재현 촬영기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무엇보다 논리적인 틀과 방향성을 제시해 준 사회부 데스크와 2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믿어주고, 밀어준 보도정보팀 선배, 동료들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