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회)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압록강 3부작/울산MBC 보도제작부 박치현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국내 방송사상 최초로 압록강을 소재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은 필자는 현장 답사를 위해 2006년 7월20일 중국 랴오닝성 단동시 압록강 하류의 한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이루는 압록강은 군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 동안 한국 언론사들의 접근이 불가능해 촬영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따라서 그동안 압록강을 다룬 국내 프로그램들은 변방 군인들의 눈을 피해 6mm 홈비디오로 몰래 촬영한 것이 전부여서 압록강의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울산MBC는 자매회사인 중국 요녕TV와 공동 취재팀을 만들기로 합의한 뒤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필자가 다큐멘터리의 전체적인 구성을 맡고 촬영은 요녕TV와 울산MBC가 공동으로 책임지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중국 외교부의 촬영 승인이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촬영 승인을 어렵게 받아 2006년 6월부터 촬영에 착수했다. 그러나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었다. 촬영 승인을 받은 부분도 변방 군인들의 비협조와 북한과 중국 간의 정치적 긴장 관계가 수시로 변하면서 촬영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특히 북한의 6자 회담 불참과 북핵문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촬영 도중 철수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 압록강변의 고구려 유적 촬영에 대해 울산MBC와 요녕TV간에 견해차로 인한 불협화음과 백두산의 변화무상한 날씨 등 충돌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다큐멘터리 “압록강”의 공동 취재팀은 2007년 2월 말까지 7개월간의 촬영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쳤다.
압록강 발원지에서 황해와 맞닿는 하류까지 9백여 킬로미터의 전 구간을 방송 카메라에 담기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 6.25 전쟁 때 압록강 유역에서 세균전이 펼쳐졌다는 주장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인과 문서를 찾아냈다. 3.1운동의 발상지도 압록강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필자는 압록강을 취재하는 동안 내내 왠지 허전하고 슬픈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강 건너 북한의 초라한 모습 때문이었다. 손을 흔들어도 응답이 없는 모습에 고개만 숙여졌고 북녘 땅 산기슭 굴뚝에서 피어나는 모진 생명의 몸부림을 보니 압록강은 눈물이 되어 필자의 가슴을 적셨다.
회차 심사평
제203회 전체 총평
제20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인우 심사위원(한겨레 전략기획실 부실장)
제2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0편이 출품되었다. 다른 달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없는 양이다. 휴가철 비수기(?)에다 대선 레이스의 검증 공방과 아프간 인질 사태,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겹친 게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좋은 기사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결국은 도드라지는 법. 이번에도 몇몇 후보작들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끌었고, 무난히 선을 통과했다. 모두 일곱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지지를 받은 수상작은 지역기획 방송부문에 나온 부산 MBC의 ‘석면쇼크:암발병률 11배’이다.
사실 석면의 유해성은 새로운 뉴스라 할 수는 없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전문성과 계도성을 두루 갖춘 좋은 기사도 흔하지 않은데, 이번 수상작은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오랜 시간 자료를 발굴, 추적하고 의료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분석과 전국에 흩어진 유족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보도의 신뢰도를 높인 점이 특히 돋보였다. 탐사보도팀을 만들고, 취재에 1년의 시간을 투자한 회사의 노력도 평가됐다.
다음으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은 출품작은 취재보도 부문의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 보도(연합뉴스)와 지역기획 신문통신 부문에서 우리나라 지적 제도 문제점을 캐내 대책을 촉구한 경인일보의 보도였다. 신씨 사건은 소문과 제보 수준에 머물던 내용을 연합뉴스가 취재망과 능력을 잘 가동해 핵심 의혹을 확인함으로써 기사화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학벌만능주의를 고발하고 학벌사회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는 점에서도 평가를 받았다.
‘지적 원점 독립 캠페인:지적이 국력이다’는 우리나라 지적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려한 수작이었다. 특히 지역 언론이 먼저 나서 이런 전국적인 문제를 심층취재하고 이슈화 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뽑힌 경인일보의 행려환자 실태 고발 기사는 딱 떨어지는 사례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후속 조처를 촉구한 점이 다른 출품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뽑힌 ·서울시 공무원 불법 부동산 특강‘(문화방송)은 일선에서 어떻게 정경유착이 발생하는 지를 잘 보여준 고발기사였다. 앞으로는 개발관련 문제 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외부활동이 어떻게 유착관계로 이어지는 지를 추적해보는 심층취재가 많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기획 방송 부문 수상작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압록강 3부작’은 지역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과감한 발상이 신선했다. 작품 수준도 중앙방송사에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였다. 사진 부문에서는 정형근 의원 달걀 세례(연합뉴스)가 심사위원 대부분의 지지를 얻었다.
‘말발 안 먹히는 진실화해위 권고’ ‘상수원 보호구역에 화공약품 둥둥’ ‘동계올림픽 응원단 관광 골프’ 등은 일부 심사위원들이 아쉬운 탈락작으로 꼽았다.
뽑고 보니 공교롭게도 연합뉴스, 경인일보(각 2편), 문화방송(서울,부산, 울산 각 1편)에 수상작이 집중되었다. 특히 경인일보의 ‘선전’은 박수받을 만하다.
반면 기자상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출품한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출품작도 있었다. 상을 신청하기 전에 먼저 자기평가를 좀 더 엄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자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제언이 있어 평에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