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 후기
지역기획보도(신문 부문)-김만선 전남일보 지역팀장
‘로컬와이드 지면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는 향후 1년여 동안 전남일보 지역팀의 취재 방향과 보도 내용의 성격을 규정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처럼 보였던 이 문제는 너무나 싱겁게 결론이 났다. 지역팀 4명의 기자가 남들보다 좀 더 발로 뛰고, 남들보다 좀 더 쓴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체 회의를 통해 매주 2회, 4개면을 제작키로 했다. 전남지역 22개 시ㆍ군을 돌아가면서 소개하려면 매주 한 차례로는 부족하고, 특집면의 성격상 1개면으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회의 결과였다.
보도 내용은 전남지역 이슈나 현장의 목소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가는 것들 등을 발굴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초점을 두기로 했다.
하지만 5월부터 보도가 시작되자 매주 2회 4개면을 제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취재의 효율성을 위해 사전에 취재원을 섭외하고, 일정을 잡아 지역 출장을 갔지만 정작 보도할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취재원의 사정 등으로 인해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당초 1회 보도의 경우 한 차례 정도 현지 취재면 가능할 것이라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우리는 취재를 위해 주 3~4회의 현지 출장도 감수했고, 사전 회의를 통해 지면 내용을 결정한 뒤, 이를 독자에게 소개했다.
전남일보 지역팀의 ‘로컬와이드’가 인정을 받고 있다고 체감한 것은 첫 보도 후 1개월여 가 지난 뒤였다.
‘기자들이 발로 뛰면서 쓴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전남지역 시ㆍ군을 다시 보게 됐다’ ‘편집과 기사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 눈에 띈다’ 등의 평이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6월17일자 기자협회보에서는 '전남일보 로컬와이드 호응'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고, 타 지역 언론사에서는 벤치마킹하겠다는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이같은 격려는 전남일보 지역팀이 더 열심히 발로 뛰는 계기로 이어졌다. 지역팀은 더 나은 보도를 위해 시간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아다녔다.
보도성과도 하나 둘 나타났다. '나주혁신도시 들어선 산포 도민마을 실향가' 보도로 수백년된 마을의 팽나무는 혁신도시 공원 조성 때 옮겨 심기로 해 잘릴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게 됐다. 또 '영암 신유토마을 귀농일기'의 보도를 계기로 영암군과 행정안전부가 귀농마을 조성지원금 지급을 결정한데다 귀농 신청도 잇따라 제2의 신유토 마을을 조성하게 됐다.
'로컬와이드'는 현재도 매주 두 차례 보도 중이다. 출장에 가지 않은 날은 다음 취재를 위해 대상을 찾고, 취재원을 섭외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광주ㆍ전남 지역민이 전남일보 '로컬와이드'를 주시하는 한 지역팀 기자는 22개 시ㆍ군을 항상 발로 누비고 있을 것이다.
회차 심사평
제227회 전체 총평
제22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백병규 미디어비평가
‘근성’과 ‘기획력’이 2009년 7월 ‘이달의 기자상’ 승부처가 된 듯싶다.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천성관 법무장관 후보자 자격 검증’(한겨레와 CBS) 보도나 기획보도부부문의 ‘중고차시장 대해부’(서울신문) 같은 경우는 무엇보다 기자들의 예민한 후각과 발품을 판 근성있는 취재가 빛을 발한 대표적인 경우다. 지역기획 신문(전남지역 대해부 ‘로컬 와이드’)과 방송(갈색도자기 옹기) 각각 한편씩의 수상작들은 기획력이 특히 돋보인 작품들이었다.
모두 33편이 응모한 이번 ‘이달의 기자상’에서 아깝게 탈락한 작품들 역시 바로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이었다.
불량맥주의 은밀한 리콜을 다룬 <광주방송>의 ‘불량맥주, 그 은밀한 수거’와 <부산일보>의 ‘부산공동어시장 무자격 사장 선출 파문’은 그런 점에서 특히 아쉬움이 컸다.
불량맥주의 은밀한 리콜 사건을 파헤친 <광주방송>의 보도는 그 근성 있는 추적 취재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핵심’을 제기하는 데 있어서 결정력이 약한 것이 흠으로 지적됐다. 단적으로 심사위원들은 기사만 보고서는 ‘불량맥주’를 비공개적으로 리콜한 것이 불법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려워 별도의 확인과정을 거쳐야 했다.
‘부산공동어시장 무자격 사장 선출 파문’ 역시 비슷했다. ‘범죄증명서’ 위조 등 무자격 사장이 선출된 경위와 공동어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비교적 잘 짚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그런 무자격 사장이 어떻게 사장 후보 공모에 응하고, 최종적으로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었던 것인지, 그 사안의 총체적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드러내 주지 못한 점이 아마도 감점 요인이 된 듯싶다.
‘전국연합학력 평가 문제 사전 유출 사건’(SBS) 같은 경우는 학원과의 구조적 유착 관계 등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회성 보도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한겨레>와 의 ‘천성관 보도’는 기자들의 문제의식과 근성, 그리고 순발력있는 취재가 돋보인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는 천후보자가 고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알고 지내던 사업가로부터 당초 해명과는 달리 두 배나 많은 15억원이나 빌린 사실, 또 건설업체 리스차량 무상 사용 의혹 등을 현장 확인 취재를 통해 분명하게 제기함으로써 천성관 후보자의 자격 논란에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보도는 천성관 후보자의 고가 아파트 매입 의혹을 다른 언론에 앞서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후속 보도를 통해 천후보자와 관련된 ‘스폰서 의혹’을 강도 높게 이어간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역시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 사주, 주식 불공정 거래 수사’(한겨레)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취재가 쉽지 않은 사안을 정확하게 확인 취재해 용기있게 보도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기획보도(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서울신문>의 ‘중고차시장 재해부’는 말 그대로 발로 뛴 기사였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언론 보도는 그동안에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기사처럼 체계적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한 경우는 없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번 이달의 기자상 가운데서도 가장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 수상작 가운데 특히 울산MBC의 ‘갈색도자기 옹기’는 기획과 구성, 그 내용 등에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숨쉬는 옹기’에 대해 현대적이고 심층적, 과학적 고찰을 시도한 것 등 그 내용의 짜임새나 흥미로움은 물론 영상 측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신문 보도 부문 수상작인 ‘전남지역 대해부-로컬 와이드’(전남일보)는 말 그대로 전남 지역 곳곳의 문화와 인물, 풍물 등을 오늘의 시각과 관점에서 밀도 있게 재해석해 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기획물로서는 그 기획의 취지 등이 모호하고, 짜임새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지역 곳곳을 매주 돌아가며 소개하는 식의, 이른바 ‘펼침 기획’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지난 7월 폭우로 인한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산사태 현장에서 긴박했던 인명구조 순간을 포착한 ‘사투벌인 구조’(국제신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긴박한 구조현장의 생생함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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