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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43회 · 2010년 11월 취재보도부문 출품 1-03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

MBC 보도제작2부

취재후기

(243회)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 / MBC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 MBC 보도제작2부 김재용 기자 ‘돈을 주면 폭력을 휘둘러도 괜찮다?’ 구타 자체의 폭력성과 비윤리성도 그렇지만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1,2편을 취재하면서 뇌리에서 끝까지 떠나지 않았던 부분은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런 믿을 수 없는 자신감이 그들에게 생겨난 것일까?’ 이 문제는 비록 수학문제처럼 똑떨어지는 것이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을 취재하는데 중요한 암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일종의 폭력적 구조가 실제로 해당 기업 내에서 존재해왔다면 그건 유홍준 씨(탱크로리 화물기사)에 대한 구타 외에도 다른 폭력이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불평등한 자본과 노동의 관계’, ‘금권주의’, ‘초법적 특권의식’ 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줄 가능성도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자 침소봉대일까요? 그러나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수많은 노동자들과 약자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다름 아닌 ‘자본과 노동관계의 비대칭성’ 그리고 ‘노동자에 대한 유무형의 폭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록 미완의 취재물로 끝난다하더라도 이런 고민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처음에 이번 사건을 접했을 때는 이번 사건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취재 초기엔 앞서 언급한 문제의식을 갖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파업 문제 등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노동문제까지 포괄하는 취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취재 며칠 만에 바뀌었습니다. 확인할수록 이번 건은 이번에 보도한 <시사매거진 2580> 1,2편으로도 전부 포괄하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내용들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많은 전현직 직원들이 증언한 해당 재벌 2세 기업인의 다음과 같은 평소 발언이었습니다. "직원들은 머슴이다. 머슴들은 잘 먹여야한다" 이는 아주 오래전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나와 “머슴(당시엔 전문 경인인을 지칭)이 뭘 알겠노?”라고 했던 유명한(?)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증언을 들었을 때 처음엔 헛웃음부터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냥 웃어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개인과 개인의 자유로운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기업주가 이런 기초를 몰랐을까요? 그러나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결론은 마찬가지입니다. 그건 우리사회가 외형은 자본주의로 바뀌었지만, 인식은 아직도 봉건적인 그것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증거라는 겁니다. ‘노동자=머슴?’. 백번 양보해 그가 큰 진정성을 담고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이런 사고의 틀 속에서 ‘사람을 야구 방망이로 패고도 돈 좀 쥐어주면 된다’는 천박하고도 초법적인 발상이 자라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한 임원이 해명을 한다며 전화를 걸어와 ‘파이트 머니(fight money)’라고 운운한 것은 이런 인식들이 근저에는 깔려있었음을 반증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발상이 여전히 놀라울 따름입니다만 우리 주변의 또 어느 곳에서 ‘금력을 통해서라면 폭력도 가능하다’라는 인식이 통하고 있는지 깊게 따져봐야 할 일입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재벌 2세 기업인의 일탈행위 그 자체도 문제였지만, 비록 일부라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자본이 노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꼭 건강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많은 노동현안이 단순히 ‘밥그릇 다툼이나 정치적 패권 싸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과 노동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의 문제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기도 합니다. 취재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경찰보다 오히려 저에게 가혹한(?) 검증 아닌 검증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화물기사 유홍준님. 그리고 해당 기업의 전현직 임직원들은 ‘보도 이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믿기 어려운 공포심을 갖고 있었음에도 결국 취재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행히 보도 이후 경찰이 신속한 수사를 벌였고 이제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사회, 공정한 사회로 가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방송에는 공개할 수 없었지만 취재과정에서 만났던 평범한 노동자 유홍준씨의 고3생 딸의 눈물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금도 이런 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모르는 힘없는 사람들의 고통이 조금은 사라지길 기대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243회 전체 총평

제2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 차장 제243회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41건의 작품이 출품됐다. 최근 들어서는 꽤 많은 작품이다. 이 가운데 예심을 거쳐 절반 가량인 23건이 본심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대형 특종이 많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은 딱 떨어지는 특종으로 평가받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물류업체 대표 최철원씨가 고용승계를 요구한 직원을 폭행하고 맷값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었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2580’ 보도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최씨는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보도는 특종의 3단계인 뉴스 → 수사 → 처벌을 착착 밟아나갔다. 심사위원 14명 전원이 평점 8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줬고, 본선 심사 과정에서도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또 서울신문의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원충연 전 사무관 포켓수첩 단독 보도’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언론사의 정보를 보고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처음 보도하는 등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실체와 성격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 정치부의 ‘청목회 공소장에 드러난 청목회 로비 전모’는 타사 기자들이 눈여겨 보지 않은 것을 밤 늦게까지 남아 공소장을 입수해 보도한 노력에 대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공개될 내용으로, 이 보도로 청목회 사건의 본질이 달라졌거나 국면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지적에 따라 아쉽게 6표로 과반에 1표가 모자라 탈락했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된 보도가 두 건이 올랐다.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연평도 포격현장, 국내외 방송사 최초 현지 보도’와 전문보도부문의 한겨레신문 ‘아스팔트에 꽂힌 1M짜리 포탄’ 사진이다. KBS 보도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방송사로는 처음 연평도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그에 앞서 한겨레신문과 연합뉴스 취재진이 연평도에 들어가 이미 현지 르포 기사를 송고했다는 점에서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반면 한겨레신문 취재진은 북한의 도발 직후 가장 먼저 연평도에 들어가 한 장의 사진으로 연평도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사진 만큼 연평도 상황을 잘 보여준 것은 없었다”, “사진 한장이 북한의 도발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퓰리처상 감이다”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다만 불발탄 보다는 13표 가운데 11표를 얻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좋은 작품이 나왔다. 이데일리의 ‘佛은행에 현대상선 1.2조 예금? 출처 관심’ 기사는 예심 때부터 8.03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본심에서도 심사위원 10명의 지지를 얻어 무난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기사의 핵심인 1조2천억원이 사태의 분수령이 됐고, 이 기사로 현대그룹과의 매각 양해각서(MOU)가 깨지는 등 파장이 컸다고 평가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결정된 작품이 나왔다. GTB강원민방의 ‘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최초 보도’가 그것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동해안 명태가 사라지는 이유를 단순히 수온 상승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보도로 다양한 원인이 제시됐고, 특히 갯녹음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쳤다. 취재진이 북방한계선(NLL) 1㎞ 전방까지 들어가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도 인정됐다. 취재 여건이 어려운 지방에서 모처럼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평가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또하나의 좋은 작품이 나왔다. 매일신문의 남대구IC~서대구IC 구간의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과 원인, 대안까지 내놓은 ‘대구 도시고속도로 교통지옥 문제’ 보도다. 심사위원들은 지방에서 여론 형성이 쉽지 않았을텐데 개선책까지 내놓은 좋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밖에 매일신문의 ‘시민체험 프로젝트-대형마트 끊고 살기’와 국제신문의 ‘바닷속 세상이야기 - 그 곳에도 삶이 있다’ 사진보도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수상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 회차 수상작 2010년 11월

제243회(2010년 11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2편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 지금 보는 작품
1-03 MBC 김재용·김태효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원충연 전 사무관의 ‘포켓수첩’ 단독보도
1-07 서울신문 김승훈·강병철
경제보도부문 · 1편
佛은행에 현대상선 1.2조 예금? 출처 관심
2-02 이데일리 신성우·오상용·박수익·김재은
지역취재보도부문 · 2편
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최초 보도
5-03 GTB강원민방 조기현·유세진
대구 도시고속도로 교통지옥 문제
5-09 매일신문 임상준·노경석
전문보도부문 · 1편
아스팔트에 꽂힌 1m짜리 포탄
한겨레신문 박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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