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최초 보도
GTB강원민방 보도국 조기현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해양 자원인 동해안을 끼고 있는 강원도. 하지만 정작 강원도에서 생활하는 기자가 바다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자책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제야 바다 생태 문제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사실 갯녹음은 이미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있는 서해안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바다에 확산돼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팀이 갯녹음이라는 아이템에 주목한 이유는 청정해역인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과 삼선녀어장에까지 갯녹음이 확산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흔히 바다의 에이즈라 불리는 갯녹음은 발생과 동시에 동해안 최북단 바다 생태를 무차별 파괴시켰다. 갯바위에 석회질 덩어리가 붙으면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해조류를 먹고 사는 수산 동물들도 급격히 자취를 감췄다. 갯녹음이 심화되면서 먼바다에서 알을 낳기 위해 연안저층으로 돌아오는 물고기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앞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해녀와 머구리들은 해산물이 잡히지 않아 생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 갯녹음 발생에 대한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사이 우리의 해양 자원은 무서운 속도로 사막화되고 있다.
다행히 정부는 취재팀의 동해안 최북단 갯녹음 피해 보도 이후 정부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고, 동해안 최북단 어장 갯녹음 현상을 올해 연구 사업으로 책정해 원인 규명과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취재팀의 활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의 갯녹음 연구의 발전을 위해 취재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갯녹음의 원인과 유형, 올바른 복원 방법을 찾기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착수했다. 취재팀의 노력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많은 어민들을 웃게 만들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우리 스스로 해양 자원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달이 넘도록 전국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갯녹음 취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GTB 보도국 선배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회차 심사평
제243회 전체 총평
제2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 차장
제243회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41건의 작품이 출품됐다. 최근 들어서는 꽤 많은 작품이다. 이 가운데 예심을 거쳐 절반 가량인 23건이 본심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대형 특종이 많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은 딱 떨어지는 특종으로 평가받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물류업체 대표 최철원씨가 고용승계를 요구한 직원을 폭행하고 맷값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었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2580’ 보도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최씨는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보도는 특종의 3단계인 뉴스 → 수사 → 처벌을 착착 밟아나갔다. 심사위원 14명 전원이 평점 8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줬고, 본선 심사 과정에서도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또 서울신문의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원충연 전 사무관 포켓수첩 단독 보도’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언론사의 정보를 보고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처음 보도하는 등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실체와 성격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 정치부의 ‘청목회 공소장에 드러난 청목회 로비 전모’는 타사 기자들이 눈여겨 보지 않은 것을 밤 늦게까지 남아 공소장을 입수해 보도한 노력에 대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공개될 내용으로, 이 보도로 청목회 사건의 본질이 달라졌거나 국면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지적에 따라 아쉽게 6표로 과반에 1표가 모자라 탈락했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된 보도가 두 건이 올랐다.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연평도 포격현장, 국내외 방송사 최초 현지 보도’와 전문보도부문의 한겨레신문 ‘아스팔트에 꽂힌 1M짜리 포탄’ 사진이다. KBS 보도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방송사로는 처음 연평도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그에 앞서 한겨레신문과 연합뉴스 취재진이 연평도에 들어가 이미 현지 르포 기사를 송고했다는 점에서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반면 한겨레신문 취재진은 북한의 도발 직후 가장 먼저 연평도에 들어가 한 장의 사진으로 연평도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사진 만큼 연평도 상황을 잘 보여준 것은 없었다”, “사진 한장이 북한의 도발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퓰리처상 감이다”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다만 불발탄 보다는 13표 가운데 11표를 얻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좋은 작품이 나왔다. 이데일리의 ‘佛은행에 현대상선 1.2조 예금? 출처 관심’ 기사는 예심 때부터 8.03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본심에서도 심사위원 10명의 지지를 얻어 무난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기사의 핵심인 1조2천억원이 사태의 분수령이 됐고, 이 기사로 현대그룹과의 매각 양해각서(MOU)가 깨지는 등 파장이 컸다고 평가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결정된 작품이 나왔다. GTB강원민방의 ‘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최초 보도’가 그것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동해안 명태가 사라지는 이유를 단순히 수온 상승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보도로 다양한 원인이 제시됐고, 특히 갯녹음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쳤다. 취재진이 북방한계선(NLL) 1㎞ 전방까지 들어가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도 인정됐다. 취재 여건이 어려운 지방에서 모처럼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평가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또하나의 좋은 작품이 나왔다. 매일신문의 남대구IC~서대구IC 구간의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과 원인, 대안까지 내놓은 ‘대구 도시고속도로 교통지옥 문제’ 보도다. 심사위원들은 지방에서 여론 형성이 쉽지 않았을텐데 개선책까지 내놓은 좋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밖에 매일신문의 ‘시민체험 프로젝트-대형마트 끊고 살기’와 국제신문의 ‘바닷속 세상이야기 - 그 곳에도 삶이 있다’ 사진보도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수상까지는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