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군수와 후보들, 브로커에 줄줄이 ‘노예각서’
CBS전북 임상훈 기자
1995년 민선자치가 시작된 이래 전북 임실군은 3명의 후보(재선 포함)가 비리혐의에 연루돼 내리 낙마했다. 또 현 군수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군수가 됐다하면 법정에 서게 됐고 직을 잃게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취재의 시작은 '왜 임실군이 군수의 무덤이 됐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사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다. 이른 바 '임실오적(任實五賊)'이라는 브로커 세력이 불명예스러운 상황의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부정의 고리를 들춰내지는 못했다. '~카더라'라는 소문만 돌 뿐이었다.
주도면밀하게 군정을 농락한 브로커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각서'였다. 군수와 후보자들을 상대로 모사를 꾸미는 대가로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다는 각서를 관례처럼 받았다.
이 각서들이 자신을 옭아매는 꼬리가 됐고, 취재진에게는 얽히고설킨 비리의 실타래를 끊어내는 쾌도난마의 단초가 됐다.
2005년께 민선 4기 김진억 전 임실군수는 브로커에게 공사를 주는 대신 수억원의 뇌물을 받는다는 각서를 써 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 혐의를 입증할 증언을 한 브로커는 검찰 수사에서와 달리 법정에서는 김 전 군수에게 유리하게 말을 바꿨다.
취재진이 새롭게 발견한 첫 각서는 바로 이 진술번복을 대가로 또다른 공사 수주를 보장해준다며 김 전 군수측이 브로커에게 써 준 내용이었다. 이후 집요한 취재가 시작됐다. 김 전 군수의 낙마가 예상되면서 예비후보들이 난립했고, 이 과정에서 브로커세력은 대부분의 예비후보자에게 '선거를 도와줄 테니 군수에 당선되면 비서실장과 인사권 및 사업권 40%를 보장한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것은 현 강완묵 임실군수 역시 2007년 예비후보시절 브로커세력에게 이같은 각서를 써줬다는 사실이었다.
취재는 쉽지 않았다. 강 군수는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위기감을 느낀 브로커세력은 흥신소까지 동원해 취재진을 압박했다. 하지만 최초보도 이래 새로운 비리를 들춰내는 10여 차례에 걸친 보도로 검찰 수사를 이끌어냈고, 임실 시민사회도 각성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임실군민의 한탄소리가 하늘에 닿아요.”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군민의 아픈 소리. 이번 보도가 임실군민의 공통된 아픔을 풀어낼 수 있는 단초가 됐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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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완 연합뉴스 국제뉴스국 기자
이번 심사에는 모두 39편 가운데 21편이 본심사에 올라와 5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심사에서 관심이 집중된 주제는 ‘학교폭력’ 사태. 동아일보와 대구 MBC가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다뤘다. 심사위원으로서는 특종 범주에 드는 사안을 2개 이상 매체가 다뤘을 때 신경이 많이 쓰인다. 대형 특종이 아닌 한 모두 상을 주기는 어렵고 어느 한쪽에 점수를 많이 주면 탈락한 쪽으로부터 섭섭하다는 반응과 함께 때로는 원성을 살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거의 모든 매체가 대대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평가 기준은 누가 먼저 터뜨렸느냐는 속보성이 중시됐다. 수상은 속보와 충실한 후속 보도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파헤쳤다는 평가와 더불어 심사위원 전원이 합격점을 준 대구MBC에 돌아갔다. 동아는 수상에서 밀렸으나 자살한 중학생의 유서를 상세히 소개한 편집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선관위 디도스 공격 금전거래 있었다’는 사안의 비중과 파장을 고려,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뽑는데 이의가 없었다. ‘주중 한국대사관 쇠구슬 피격..’(연합뉴스 베이징지사)은 1표 차이로 아쉽게 탈락했으나 서해안에서 발생한 우리 해경 피살사건으로 중국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자칫 묻혀 지나갔을지도 모를 사안을 놓치지 않았고 특히 금이 간 대사관 유리창을 찍은 사진이 좋았다는 평가다.
YTN의 ‘서울시향 정명훈씨 연봉’ 관련기사도 수상은 못했으나 취재보도 부문에서 주목받았다. 팩트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세계적인 음악가를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 논란이 된 가족 항공료 지급은 관행인지, 이면계약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언급이 있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경향신문의 ‘10대가 아프다’는 세대간 소통이 단절된 요즘 10대들의 속마음을 그들의 입을 빌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보도, 생동감을 줬다. 어른들이 알수 없는 10대들만의 은어를 정리한 것도 좋았다.
경향은 또 다른 기획물 ‘청년백수 탈출기’를 출품하는 의욕을 보였다. 이번 심사에 학교폭력을 비롯 10대, 20대의 문제를 다룬 출품작이 많다는 것은 요즘 세태의 핵심 단면을 진단한 것으로 사회적 핫 이슈를 부각시켜 공론화하는 언론기능의 작동이라 봐야겠다.
지역언론사에서 취재.기획부문 합쳐 20편을 출품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TBC대구방송의 ‘비료 유해물질 범벅’은 비료가 농민에게는 쌀과도 같이 중요한 존재이지만 오랫동안 관련 기사가 안나왔는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뽑혔다. ‘현직 군수와 후보들, 브로커에 줄줄이 노예각서’(CBS전북)는 지역 브로커 세력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파헤쳤다는 노력이 인정되어 수상작 리스트에 올랐다.
수상은 못했으나 눈길을 끈 기사로는 SNS를 다룬 ‘소셜 3.0시대’(한국경제신문), 학교 폭력조직 ‘일진’시리즈(연합뉴스 충북취재본부), 학교 비정규직 기획 ‘학교 회계직을 아시나요’(EBS), '세계의 전장 인천, 평화를 말하다'(경인일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