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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23회 · 2009년 3월 취재보도부문 출품 1-11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

한겨레신문 기획취재팀

취재후기

(223회)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지난 3월 27일 밤 9시께 <한겨레>는 검찰 관계자로부터 ‘얼마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성매매 혐의로 신촌에서 붙잡혔다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이 지났는데도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경찰이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있는 걸까. 즉시 확인에 들어갔다. 확인은 쉽지 않았다. 마포경찰서 생활안전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으나 과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서장에게 전화를 했다. 서장은 “그런 일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생활안전과장에게 확인한 뒤 기자에게 바로 전화를 주겠다”며 끊었다. 하지만 이후 서장은 전화를 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이상했다. 마포서 일선에 아는 형사에게 물어봤다. ‘입건은 맞으나 구체적 시간 장소는 모른다’고 했다. 청와대 쪽에 확인을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오늘(27일) 청와대 행정관 2명이 사표를 내고 수리됐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은 지 1시간 반만인 10시 30분께 서울판 신문에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3월 28일 토요일자)’기사를 넣을 수 있었다. 정말 ‘가까스로’ 였다. 주말에 추가 취재를 통해 입건된 행정관이 이른바 ‘2차’에 가기 전에 방송통신위원회 간부와 함께 케이블 업체 사람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주말 내내 행정관이 입건된 숙박업소 주변을 뒤진 끝에 ‘접대받은 3명이 모두 2차에 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 이들과 술자리를 함께하고 숙박업소로 이동한 여직원을 접촉한 것이다. 이를 통해 3월 30일 남들보다 한 발 빠른 후속보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수도 있었다. 28일 최초 보도에서 <한겨레>는 성매매 입건 장소를 ‘안마시술소’로 잘못 보도했다.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확인 못 하던 차에, 마포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에 우리 서에 성매매로 입건된 사건은 딱 1건이며, 직장인이라고 밝힌 남성 2명이 안마시술소에서 입건됐다”며 시간과 장소, 단속 경위 등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이 관계자의 확인으로 첫 보도가 ‘안마시술소’로 잘못 나간 것이다. 하지만 보도 뒤 마포서는 타사 기자들에게 ‘이는 다른 사건이다’고 밝히지 않았다. 후속 취재를 통해 30일 <한겨레>가 “청와대 행정관이 잡힌 장소는 룸살롱의 2차로 나간 숙박업소였다”고 밝힌 뒤에야 경찰은 브리핑을 열어 “룸살롱 뒤 숙박업소에 간 게 맞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찰 태도는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청와대 행정관의 조사 사실과 장소는 숨기되, 케이블 업체 관계자에 대한 조사 사실과 시간, 장소는 언론에 흘리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행정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입건한 뒤에도 언론에 밝히지 않다가 며칠 후에야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 “경찰이 너무 노골적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감싼다”는 소리가 나왔다. 보도 뒤 청와대는 비서진에 대해 100일간의 특별 직무감찰에 돌입한다고 했다. 또 행정안전부는 지방공무원에게 고급음식점과 유흥업소 출입 자제령을 내리는 등 후속 조치를 내놨다. 이런 일시적인 조치들로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와 부적절한 로비 등의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이는 없다.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감시의 눈을 치켜떠야 할 이유다.

회차 심사평

제223회 전체 총평

제22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민규(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원장) 미국 시애틀 타임스 기자를 역임했고 워싱턴 대학교에서 언론학을 강의하고 있는 더그 언더우드(Doug Underwood) 교수는『MBA들이 편집국을 지배 할 때 (When MBAs Rule the Newsroom)』라는 책에서 우리 언론의 ‘MBA화’를 고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경영우선 논리에 밀려 이제까지 언론계에서 소중하게 지켜왔던 공공성, 심층성과 같은 기본원칙들이 점차 사라지고 ‘경제적인 보도’를 선호하는 언론환경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개탄하였다. 이번 제223회 이달의기자상 출품작에서도 더욱 좋은 보도가 될 수 있었으나 재원 문제로 보도가 더 이상 진척 되지 못하는 아쉬운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3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에 출품된 작품은 다른 달에 비해 다소 많은 총 44편으로 예심을 거쳐 최종 15편이 본심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여 최종 6편이 선정되었다. <취재보도부분>에서는 이전과 비교해 많은 수작이 출품되었다. 최종 심사결과 KBS 사회팀의 ‘고 장자연 친필 문건 단독 입수 및 속보 기획보도’와 한겨레 기획취재팀의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KBS의 고 장자연씨 관련 보도는 만약 보도되지 않았으면 단순자살 사건이나 추측성 루머로 끝날 사안을 쓰레기통을 뒤져서 문건을 입수한 노력 끝에 경찰 수사를 이끄는 사회적 이슈로 승화시킨 기자들의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건보도가 선정적이었고 과연 이 보도로 무엇이 개선되었고 새롭게 밝혀졌는지에 관해서는 다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겨레의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사도 경찰이나 정부고위층의 은폐하려는 사안을 집요하게 파헤친 발품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겨레 보도는 단순 성매매가 아니라 권력과 업체의 부적절한 ‘로비’ 문제를 파헤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측면도 수상에 반영되었다. 언론이 권력을 끊임없이 감시해야 하는 기본 원칙과 사명에 충실한 보도였지만 한편으로 선정적인 제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문화일보 정치부의 ‘미 여기자 북한군 억류’ 기사와 국민일보 경제부의 ‘자진 반납 3개월 만에 거액 스톡옵션 은행 ‘두얼굴’’ 그리고 동아일보 정치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500만 달러 뇌물 의혹 추적보도’는 기사의 중요성과 보도내용에 의미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심사위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아쉽게 수상작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 뉴스추적의 ‘북에서 날아온 소송장’이 선정되었다. 북한 주민들이 개인자격으로 남한 법원에 유산관련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으로 이를 통해 소송의 적격성은 물론 향후 남북 간 재산권 분쟁 양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를 차분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는 평가이다. 앞으로 남북문제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소재임에는 의의가 없었으나 보도내용 가운데 중요한 대만, 독일 등 해외사례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많은 심사위원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취재 보도부문>에서는 대구MBC 뉴스취재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오류, 인권을 말한다’편과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의 ‘경인운하로 인한 주변 농경지 염분 피해 우려’ 등이 선정되었다. 특히 대구MBC의 ‘국과수 감정오류’ 보도는 그동안 성역처럼 생각했던 국과수 문서감정 분야의 신뢰성에 대한 오류를 장기간에 걸쳐 지적하여 국과수 측으로부터 오류를 인정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욱이 이 보도이후 국과수의 문서감정 분야 인력 충원과 프로그램 개선에 기여하였다는 점은 공공보도 측면에서도 큰 기여를 하였다는 평가이다. 대구MBC보도는 지역 언론이 중앙언론의 보도를 이끌어간 흠잡을 때 없는 우수한 보도로 인권보호는 물론 알권리를 충족하고 사회적 윤리 신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의 ‘경인운하로 인한 주변 농경지 염분 피해 우려’는 비록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상세하게 그간의 논의를 종합하여 심층적으로 보도하였다는 점. 또한 지역밀착형 보도와 대운하 건설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취재하였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전문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 사진부의 ‘나뒹구는 추억, 버려진 문화재, 간이역’이 선정되었다. 열악한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주제를 정해 꾸준히 취재한 기획보도사진의 독립영역을 구축한 의미 있는 사진보도라는 평가였다. 다매체 시대를 맞이하여 보도사진의 개념도 단발성에서 벗어나 심층 및 연속적인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취재보도부분>은 중앙이나 지역에서 우수한 작품이 많이 출품되었으나 미래 언론의 희망인 <기획보도>분야는 경제 불황 여파인지는 몰라도 좋은 작품이 적었던 것이 아쉽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일수록 언론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심층성 강화와 탐사적 성격을 가진 기획보도를 더욱 장려해야만 할 것이다.

이 회차 수상작 2009년 3월

제223회(2009년 3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2편
故 장자연 친필 문건 단독 입수 및 속보, 기획보도
1-01 KBS 이정민·임종빈·조세준·서재희·김기흥·송명훈·우한울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 지금 보는 작품
1-11 한겨레신문 권은중·이문영·황준범·송경화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뉴스추적 504회 ‘북에서 날아온 소송장’
3-01 SBS 최호원·장세만·배문산
지역취재보도부문 · 2편
경인운하로 인한 주변 농경지 염분 피해 우려 등
4-05 경인일보 박현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오류, 인권을 말한다
4-08 대구MBC 박재형·도성진·이동삼
전문보도부문 · 1편
나뒹구는 추억, 버려진 문화재, 간이역
한국일보 박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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