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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
취재후기
(223회)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지난 3월 27일 밤 9시께 <한겨레>는 검찰 관계자로부터 ‘얼마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성매매 혐의로 신촌에서 붙잡혔다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이 지났는데도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경찰이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있는 걸까. 즉시 확인에 들어갔다.
확인은 쉽지 않았다. 마포경찰서 생활안전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으나 과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서장에게 전화를 했다. 서장은 “그런 일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생활안전과장에게 확인한 뒤 기자에게 바로 전화를 주겠다”며 끊었다. 하지만 이후 서장은 전화를 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이상했다. 마포서 일선에 아는 형사에게 물어봤다. ‘입건은 맞으나 구체적 시간 장소는 모른다’고 했다. 청와대 쪽에 확인을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오늘(27일) 청와대 행정관 2명이 사표를 내고 수리됐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은 지 1시간 반만인 10시 30분께 서울판 신문에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3월 28일 토요일자)’기사를 넣을 수 있었다. 정말 ‘가까스로’ 였다. 주말에 추가 취재를 통해 입건된 행정관이 이른바 ‘2차’에 가기 전에 방송통신위원회 간부와 함께 케이블 업체 사람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주말 내내 행정관이 입건된 숙박업소 주변을 뒤진 끝에 ‘접대받은 3명이 모두 2차에 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 이들과 술자리를 함께하고 숙박업소로 이동한 여직원을 접촉한 것이다. 이를 통해 3월 30일 남들보다 한 발 빠른 후속보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수도 있었다. 28일 최초 보도에서 <한겨레>는 성매매 입건 장소를 ‘안마시술소’로 잘못 보도했다.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확인 못 하던 차에, 마포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에 우리 서에 성매매로 입건된 사건은 딱 1건이며, 직장인이라고 밝힌 남성 2명이 안마시술소에서 입건됐다”며 시간과 장소, 단속 경위 등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이 관계자의 확인으로 첫 보도가 ‘안마시술소’로 잘못 나간 것이다. 하지만 보도 뒤 마포서는 타사 기자들에게 ‘이는 다른 사건이다’고 밝히지 않았다. 후속 취재를 통해 30일 <한겨레>가 “청와대 행정관이 잡힌 장소는 룸살롱의 2차로 나간 숙박업소였다”고 밝힌 뒤에야 경찰은 브리핑을 열어 “룸살롱 뒤 숙박업소에 간 게 맞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찰 태도는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청와대 행정관의 조사 사실과 장소는 숨기되, 케이블 업체 관계자에 대한 조사 사실과 시간, 장소는 언론에 흘리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행정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입건한 뒤에도 언론에 밝히지 않다가 며칠 후에야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 “경찰이 너무 노골적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감싼다”는 소리가 나왔다.
보도 뒤 청와대는 비서진에 대해 100일간의 특별 직무감찰에 돌입한다고 했다. 또 행정안전부는 지방공무원에게 고급음식점과 유흥업소 출입 자제령을 내리는 등 후속 조치를 내놨다. 이런 일시적인 조치들로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와 부적절한 로비 등의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이는 없다.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감시의 눈을 치켜떠야 할 이유다.
이 회차 수상작 2009년 3월
제223회(2009년 3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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