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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40회 · 2010년 8월 전문보도부문 출품 9-01

90도 허리굽힌 두 ‘왕의 남자들’

연합뉴스 사진부

취재후기

(240회)90도 허리굽힌 두 '왕의 남자들' / 연합뉴스

90도 허리굽힌 두 '왕의 남자들' 연합뉴스 성연재 흔히들 한장의 사진이 백마디 말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한다. 실재로는 그런 사진은 그리 많지 않다. 나도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지만 백마디 말보다 더 나은 사진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모자란 사진으로 상을 받게 되어 더욱 잘하라는 채찍이라고 생각하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보도사진이지만 작품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명작이냐 졸작이냐를 따지기 앞서 이것이 하나의 진정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것도 작품이지만 리얼한 세상사 가운데서 처절함이 묻어난 보도사진도 충분히 작품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퓰리처 사진전에서 감동을 받는 작품들도 바로 그렇게 처절한 세상의 단면을 보여준 보도사진들이다. 그래서 사진기자들은 매번 `출품'을 하는 느낌으로 기자상에 자신들의 사진을 내밀어보는 것이다. 매일 취재하는 대상들이 `작품'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취재현장에 들어서는 것이다. 사진기자들은 역사의 기록자이자 예술가가 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소위 `왕의 남자'로 통하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원내대표의 귀환은 이명박 대통령 후반기의 복잡한 정치 관계에서 하나의 사건이었다. 은평을 보궐선거에 당선된 직후 그의 움직임을 캐치하는 것은 기자가 해야할 마땅한 일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움직임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선거 운동때부터 늘 혼자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움직이지 않겠냐는 국회 1진인 김병만부장의 말에 정보를 좀 모아보기로 했다. 그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일요일인 전날 밤 10시께. 다음날인 오전 일찍 여의도에 있는 서울시 당협위 조찬 자리에 온다는 것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지 않은 어쩌면 소소한 자리였다는 생각이지만 암튼 나홀로 유세를 벌였던 이재오 의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요일 밤에 아무도 알지 못한 그의 행보를 알아낸 것은 오로지 `혹시 당선 직후 이재오가 움직이지나 않을까'하는 감각 때문이었다. 지금은 차관으로 발탁된 김해진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내일 일정이 있는지 물었던 것이 이런 행운을 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협위에 나타난 순간 이재오 의원은 정두언 의원과 거의 90도 가깝게 인사를 했다. 실제로는 정두언의원이 먼저 90로 인사를 했으며 아주 약간 주춤거리던 이재오의원은 더 머리를 숙여버린 것이다. 이 순간을 지켜보던 나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순간적으로 한명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장면을 포착하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두사람 동시에 아주 짧은 순간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로서 자칫 셔터찬스가 잘못 맞춰지면 똑 같은 위치에 있지 않게 보이기 쉽다. 특히 스트로보(카메라 후레쉬)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런 실내광으로 이같은 장면을 촬영, 딱딱하기 그지없는 정치 사진을 평소 보기드문 부드럽게 표현한 점이 힘이 들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정치적인 판단 때문인지 이후 이같은 90도 인사는 이재오 의원(현 특임장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동아.중앙 등에서도 1면에 게재하는 등 대부분의 신문에서 이 사진을 실었고 그후 이 의원은 누구나 보아도 특히 상대편이라 생각되면 무조건 90도에 가까운 인사를 했다. 큰 특종은 아니지만 정치인들의 소소한 움직임을 다룬 사진이 1면을 차지하기란 극히 힘든 상황에서 중앙 동아 국민 등 주요 일간지의 1면을 장식한 점 또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정치라면 다소 딱딱하고 지겹다는 선입관에서 벗어나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장면을 모두가 파안대소할 수 있는 위트 넘치는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대 특종도 좋지만 나는 어쩌면 앞으로도 약간은 해학적이며 인간적인 맛이 나는 사진들을 찍고 싶다.

회차 심사평

제240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장용수 매일경제 속보국 국장 제 240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은 36편에 그쳤다. 올들어 출품작이 줄어드는 추세속에 8월이라는 특수성까지 영향을 미친 탓으로 판단이 된다. 선선한 계절과 함께 출품작도 더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먼저 이번 회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 전체 출품작이 적었지만 (중앙)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온 점 ▲ 방송사 수상작이 1개 뿐이라는 점 ▲ 지역 작품이 최다 표를 얻었다는 점 등이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600년 전통 국새사기 사건(SBS)’은 이론의 여지없이 특종작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첫 보도에 이어 후속보도의 속보성이 다소 약화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재민, 17차례 부동산 매매(경향)’ ‘비리검사.판사 8명 복권 광복절특사 명단 숨겼다(서울)’는 똑같은 표를 받아 수상작이 됐다. ‘신재민~’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언론사가 경쟁적으로 후보자들의 의혹을 취재보도한 가운데 각사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보도함으로써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걱정속에서도 대통령 측근을 낙마시킨 결정타가 됐다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국민들의 뇌리에 ‘17차례 매매’라는 단어를 각인시킨 특종이었다는 것이다. ‘비리검사.판사~’도 사면 복권을 남발하는 상황에서 자칫 묻힐 수 있는 사실들을 밝혀내 경종을 울렸다는 점을 평가 받았지만 왜 8명을 살릴려고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까지 해소시켰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부문에서 비록 수상을 못했지만 KBS의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노무현, 차명계좌 때문에 자살”’ 기사는 가장 열띤 토의를 이끌어냈다. 우선은 KBS 보도와 한국일보 기사(조현오의 입 막말, 실언 다반사로)를 놓고 벌인 논란에서는 발언 전문을 입수해 보도한 한국일보보다 KBS가 분명히 앞선 특종보도를 했다는 점을 평가받았다. 또 KBS 보도의 팩트가 조현오 내정자의 발언 자체인지 차명계좌가 있다는 발언인지에 대한 공방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KBS가 첫 보도 시점보다 훨씬 앞서서 내용을 입수해놓고도 어떤 이유인지 시간을 많이 끈 점이나 일부만 기사화 한 점, 특히 조현오 내정자가 낙마하지 않은 점 등이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망설이게 만들었다. 지역취재 보도 부문의 ‘악취나는 대구 정화조업계(매일신문)’는 지역밀착형의 좋은 기사로 평가받으면서 이번 출품작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는 영예를 안았다. 현장에 발품을 팔지 않으면 절대 발굴할 수 없는 기사였다. 지역기획 신문.통신 부문에 유일하게 출품한 ‘성범죄자 우범자, 우범지역 분석 보고서(부산일보)’는 시기적으로 적절한 보도였고 지역신문으로서 보기 드물게 많은 공을 들인 기사로 평가받았다. 사진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두 작품을 올린 가운데 ‘90도 허리굽힌 두 ’왕의 남자들‘’이 사진 하나로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고 각박한 사회에 웃음을 줬다는 점에서 낙점을 받았다. 한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인터넷, 정치를 버리다(중앙)’와 ‘국치 100년, 망국의 역사를 깨워라(세계)’ 등은 격론 끝에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경제보도부문에 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있었으나 경제기사가 다소 어렵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국민들의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올해부터 등장한 경제보도부문은 가급적 수상작을 내서 격려를 해보자는 신설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원사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이 회차 수상작 2010년 8월

제240회(2010년 8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3편
신재민, 17차례 부동산 매매
1-01 경향신문 박재현
비리 검사·판사 8명 복권 광복절특사 명단 숨겼다
1-02 서울신문 강병철·임주형·정은주
600년 전통 국새사기 사건
1-05 SBS 이한석·이종훈·정형택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악취나는 대구 정화조 업계
5-03 매일신문 임상준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성범죄자 우범자, 우범지역 분석 보고서
7-01 부산일보 임태섭·성화선
전문보도부문 · 1편
90도 허리굽힌 두 ‘왕의 남자들’ 지금 보는 작품
9-01 연합뉴스 성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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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17차례 부동산 매매
수상 취재보도부문 경향신문
비리 검사·판사 8명 복권 광복절특사 명단 숨겼다
수상 취재보도부문 서울신문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노무현, 차명계좌 때문에 자살”
후보 취재보도부문 KBS
‘조현오의 입 막말, 실언 다반사로’와 후속보도
후보 취재보도부문 한국일보
600년 전통 국새사기 사건
수상 취재보도부문 SBS
‘방중 김정일 위원장, 하얼빈 도착’ 특종
후보 취재보도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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