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GPS 전파교란 공격 피해 단독 연속보도
경인일보 김명호 기자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5도가 위치해 있는 인천은 남북 관계가 악화될때마다 국내외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지난 2010년 인천시민들은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지척에서 지켜봐야 했다. 서해5도가 있는 지역적 특성상 북한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곳이 인천이다.
그러나 북한에 의한 위협은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만 있는 게 아니었다. 지난 4월 국내 항공사 관계자로부터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국내외를 오가는 항공기들이 인천공항 인근에만 오면 GPS에 이상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작은 고장으로도 수백명의 목숨을 잃게 만들 수 있는 항공기 특성상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취재거리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항공기 시스템 오작동쯤으로 생각했지만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현직 조종사 등을 취재한 결과 북한의 GPS전파 교란 공격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는 팩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4월 28일 첫 GPS전파 교란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북한의 전파공격이 이뤄지고 있으며, 피해를 당한 국내외 항공기만 수백여대에 이른다는게 주요 내용이었다. 이런 사실은 경인일보 5월2일자 지면에 처음 보도됐고 그 후 일주일이 넘도록 국내 언론의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북한의 GPS전파 교란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 부처의 대응은 화가날 정도로 안일했다.
항공기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직접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방부가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구실로, 국방부는 보안상 말해줄 것이 없다며 이번 일을 축소시키는 데에만 급급했다.
관련 부처들이 책임을 돌리는 사이 GPS교란 피해는 서해안을 오가는 선박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서해를 오가는 100여척의 배가 GPS교란 피해를 입었고, 연평도 근해를 오가던 한 어선은 GPS오작동때문에 북한 해역으로 넘어갈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국토부는 당초 GPS교란으로 항공기가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사례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후속 취재를 통해 국내 민간항공기 3대가 착륙도중 GPS에 이상을 일으켜 급상승 뒤 재착륙 했다는 피해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는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기본적인 의무가 있다. 상대가 북한이던 아니던, 정치적 사상이나 이념이 어떠하던 간에 국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취재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가 했던 이런 말이 기억난다. "이번건은 별거 아닙니다. 시간 지나면 조용해질텐데…." 다시 한 번 언론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를 이번 취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회차 심사평
제261회 전체 총평
제26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
권력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시민의 삶을 지키려는 기자정신은 언론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26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들 중에는 권력의 횡포와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하려는 감시견(Watchdog)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들이 많았다.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에 충실하려는 주제의식, 치밀하고 끈질긴 현장취재, 국민의 눈높이에서 밝혀낸 이면의 사실들을 다룬 수작들이 많았다. 그러나 권력의 일방통행과 불통, 국민 무시, 장기화된 언론사 파업의 현실은 언론인들이 과연 제대로 된 감시견의 역할을 수행하는 지에 대해 성찰할 여지가 많으며, 언론인들의 분발과 적극적인 취재보도가 필요하다는 심사위원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동아일보의 ‘현대판 음서제 서울 구청 기능직 친인척 채용비리 연속보도’는 권력층의 만연한 부패현상에 대한 꼼꼼한 취재가 이뤄졌으며, 일반인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점에서 부패한 관행을 꼬집은 좋은 기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기존에 나왔던 다른 보도들과 비교할 때 깊이 있는 심층취재 및 후속보도가 이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경인일보의 ‘북한 GPS 전파교란 공격 피해 단독.연속보도’는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 수상작에 선정됐다. 북한의 전파교란에 따른 민간항공기의 GPS 수신장애 피해라는 심각한 사회안보 상황을 단독으로 잘 보도했고, 내용도 꼼꼼하게 취재함으로써 특종보도의 진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남일보는 2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5.18특집-실종 32년, 우리는 그들을 잊었다’ 보도는 잊혀가는 역사를 잘 풀어낸 의미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5.18과 관련해 관행적인 보도 속에서 망각하고 있는 부분을 심층 추적한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였고, 32년이 지난 오늘에도 민주주의에 대한 의미를 더욱 키우고 있는 5.18의 현재적 의미와 전망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광주시 산성수돗물 대란 은폐 연속 취재보도’는 그동안 자주 보도되었고 시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못했던 수돗물 사건을 의제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시사기획 창 ‘정의사회 구현’ 보도는 그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행태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와 다소 식상한 느낌이 있지만, 전씨 일가의 수상한 재산내역에 대해 인상적인 정보를 전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정부당국과 국세청이 전씨에 대해 추징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킴으로써 권력층에 약한 정부의 행태를 고발해 공영방송의 존재 의미를 새삼 부각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후속보도를 통해 심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한겨레21의 ‘특집기획-가난한 민주주의’ 보도는 최근 선거에서 계급성에 반하는 투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잘 조명했으며, 저소득층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이들의 사고방식을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설문대상이 70명에 그쳐 표본수가 엄밀한 검증을 하기는 어려웠다는 점과 함께 새로운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통념의 확인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오마이뉴스의 ‘육사출신 현역대위 상관모욕죄 기소 단독보도’는 표현의 자유가 자주 무시되는 한국사회의 상황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약되고 있는 현역 군인에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기사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 선정된 SBS의 ‘수수료 실적으로 채용...인턴 울린 증권사 보도’는 청년들을 착취하는 기업의 악용 현장을 취재함으로써 기업의 관행에 경종을 울렸으며,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예방하는 측면에서 필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사안들이 흔하다는 점에서 심층보도 및 사회 전반의 청년층 착취 형태의 관행에 대한 취재로 지평을 넓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중앙일보의 ‘수원지법 강력범 159명 성장사 추적 리포트’는 심층분석을 통해 범죄자들의 성장사를 추적한 신선한 기획이었으나, 결론으로 성장과정에서 제대로 교육이 안된 점이 집중 부각되면서 ‘잘못 기르면 그렇다’라는 평범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법원의 양형보고서가 감형을 노린 경우가 많으며, 범죄의 본질을 지나치게 개인에게 귀속시켰다는 비판도 받았으나, 범죄의 원인을 다시 살피게 한 좋은 보도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 선정된 조선경제i의 ‘독버섯 기획소송 시리즈’는 기사 내용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기획소송의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기업과 변호사간의 담합구조를 잘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사가 어렵고, 다른 분야의 소송과 함께 심층취재가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매일신문의 ‘산사랑 &산사람’은 당초 지역기획 부문에 출품됐으나, 기자의 집념, 탄탄한 기획과 꼼꼼한 현장 기록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부문을 바꿔 특별상을 수상했다. 엄청난 분량을 다룬 기자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심사위원들의 배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