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회) 恨 많은 음지인생, 기지촌 할머니들의 고단한 삶/경인일보 지혁사회부 최재훈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
한국의 대표적 미군기지촌으로 알려진 의정부, 동두천, 파주 등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군에 땅을 내주었고 50여년 동안 한 많은 세월 속에 암울한 삶을 살아왔다.
경기북부에 주둔했던 주한미군은 2005년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끌어내며 미군기지 이전을 허락한 평택지역을 보면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또 정부와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할머니들이 쓰러져가는 3평 남짓한 쪽방에서 자신들이 선택한 삶이라며 아무런 말없이 살아가고 있다.
60∼70년대 ‘양공주’ ‘양색시’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꿋꿋이 가족을 먹여 살리고 또 달러벌이 역군으로 나섰던 꽃다운 처녀들이 정부와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이 돼 버린 것이다.
현재 할머니들은 우리가 선택한 삶이라며 정부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에 원망하지 않으며 그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죽을때까지 살고 싶다고 말한다.
미군이 떠난 빈자리엔 대학과 산업단지, 행정타운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자치단체들이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지촌의 개발바람은 수십년간 쪽방에서 숨죽여 살아온 양공주 출신 할머니들의 얼마남지 않은 인생마저 송두리째 흔들고 있으며 선택한 삶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이것도 모자라 개발로 인해 쫓겨날 처지에 놓여 눈물 흘리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양공주라는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아 온 할머니들의 마음을 여는 일은 쉽지 않았고 심지어 심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모진 풍파를 견뎌 온 할머니들의 삶을 취재하기 위해 1년여 동안 봉사활동을 벌여왔고 지금은 할머니들의 ‘짱’으로 불리고 있다.
그동안 만난 할머니들은 대략 1백여명이 넘었고 50여명의 기지촌 할머니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정부는 현재 외국인 여성의 실태 등 거액의 예산을 들여 미군기지촌으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여성의 실태와 인권에 대해 조사한 행정기관의 보고서만 넘쳐나고 정작 이들 양공주 할머니들에 대한 자료는 전무한 상태다.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기지촌 할머니들에 대한 대책과 이들의 관심을 끌어내 그동안 모진 풍파를 견뎌 온 할머니들의 한 많은 삶을 보상해 주웠으면 한다.
회차 심사평
제201회 전체 총평
제20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김창룡 심사위원(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들이 기자실에 딱 죽치고 앉아 기사의 흐름을 왜곡하고 담함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특종경쟁은 현장에서 계속 됐다. 제201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은 예선, 본선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중앙일보의 ‘공공기관 감사 21명 혁신 세미나 하러 남미 이과수폭포 간다’가 선정됐다.
선정이유에는 이 보도로 인해 노 대통령이 사과하고 일부 공기업 감사는 사표를 제출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고 제도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평가됐다. 한편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유명무실한 해외출장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와 새로운 것은 없었다는 점, 이번 공기업 감사에는 청와대 식구가 많아 기사가 커진 점, 취재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 등도 거론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도 KBS의 ‘공무원 해외연수 실태보고: 그들은 지금’이 선정돼 해외연수, 해외세미나가 한국사회 고질적인 문제로 고착됐고 언론보도의 단골메뉴로 정착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심사위원사이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인사들의 입에서 ‘공무원이나 기자나 해외연수가 마치 골프연수처럼 놀다온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는 자기반성의 발언이 나왔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공무원과 기자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작품이 선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취재가 쉽지않았는데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데 대체적으로 견해를 같이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10개의 우수한 작품이 지원했으나 예선을 통해 5 개가 선정됐고 최종 2개 ‘난개발 부추기는 개발행위허가제-동탄2 신도시예정지 난개발 고발 등(경인일보)’, ‘형님이 접수한 자치단체(전북CBS)'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형님‘이 접수한...보도는 지방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사건이지만 용기있는 기자정신을 바탕으로 구조화된 비리관행을 잘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 통신, 신문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恨 많은 음지인생, 기지촌 할머니들의 고단한 삶’이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라기보다는 사회구조적 희생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여 소외된 지역, 무시된 소재를 의제화 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인일보는 취재와 기획 두 분야에서 모두 상을 받는 드문 겹경사를 맞이했다.
본선에서 아깝게 탈락한 ‘법무부 장관의 밥값(부산 MBC)' '수해부르는 수해복구(강원일보) 등은 지역사회의 감시견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치열한 경쟁에서 수상작에 선정되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별상에 신청한 시사저널의 ’JMS 정명석 4년 추적기-테러에서 체포까지‘는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인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나 중요한 기사가 파업사태로 시사저널에 실리지 못했다는 점 등이 고려돼 수상작에서 제외됐다.
취재보도부문 본선에서 경합했던 ‘한화, 평생 먹여살리겠다’회유(YTN) 보도는 해당 수사과장이 옷을 벗는 등 파장이 컸지만 언론에서 ‘외압, 회유’ 등을 사용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에서 ‘외압, 회유를 받은 사람’은 마치 피해자인양 보도하는데 그가 진정한 피해자로 본다면 ‘제 때 제대로 터뜨려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막상 수사지휘체계를 흔드는 상황에서는 침묵을 지키다가 상황이 불리해지니까 외압, 회유운운 하는 것은 진정한 피해자로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어 수상작이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