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회)대선 긴급제안 - 88만원 세대를 구출하라/경향신문 강병한
17대 대선에서 기억나는 것은 무엇일까? BBK를 제외하곤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서 정책토론은 실종됐다. 국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는 거세되고 정략적 공방만이 난무했다. 대선이 미래지향적인 의제를 놓고 각 정파들이 경쟁하는 장이라면 이번 대선은 대선이 아니었다.
대선에서 정치인의 입에 주목하기보다 국민들의 이야기를 언론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88만원세대를 대선이슈로 다뤄야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88만원세대는 미래세대다. 하지만 승자독식의 시대에 가장 고통받는 존재를 상징하고 있었다. 그들의 절규를 듣고 싶었다. 본지는 이에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88만원세대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의 원칙은 88만원세대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 88만원세대의 처지와 입장을 날것으로 드러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정치세력과 언론에 의해 주목받지 못했던 그들의 처지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절망이 체념화된 20대를 만나는 일은 안타까움과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1회에서는 다양한 88만원세대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학력과 성별, 수도권과 지방에 따라 처지는 달랐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한 듯 보였다. 2회에서는 정규직이 되지못한 20대들이 일터로 삼고 있는 `알바 세계'의 착취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한 11개월짜리계약, 임금을 깎기 위해 쉬는 시간에 일터에서 쫓아내는 꺽기 등 알바의 세계는 말그대로 지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스펙'이 달리는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았다. 3회에서는 88만원세대들이 기성세대에 순응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4회에서는 아직은 소수지만 저항하며 대안을 찾으려는 88만원세대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88만원세대론에 대한 대선후보의 입장을 들어보고 정책대안을 요구했다.
취재를 하면서 언론도 88만원세대를 구출하기 위해 동참하라는 부탁들이 많았다. 이에 취재팀은 『20대 권리장전 선언』을 제안했다. 문제를 제기한 언론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88만원세대의 고통은 진행중이다. 취재를 마치면서 이 문제가 시급히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우리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88만원세대는 빨간등이 켜진 우리사회에 대한 마지막 경고다.
회차 심사평
제208회 전체 총평
제2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남재일(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2007년 마지막 달인 12월은 대선 탓인지 출품작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대선 부담이 많았던 중앙지와 방송의 출품작 수가 적었다. 전체 출품작 수는 31건으로 취재보도부문 3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1건, 기획보도 방송부문 2건, 지역취재보도부문11건, 지역기획 신문, 통신부문 6건, 지역기획 방송부문 4건, 전문보도 방송부문 4건 등이다. 이중 본심에 오른 작품은 11건, 수상작은 6건이다.
본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취재보도부문의 ‘수능 물리 2 오답 논란 및 정답수정 관련보도’(KBS)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세간의 의혹을 기자가 추적하여 진실을 밝혀내고, 후속조치를 이끌어낸 ‘딱 떨어지는 특종’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대선긴급제안-88만원 세대를 구출하라‘(경향신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청년실업이 여러 차례 제기된 소재라는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대선시점에서 현장을 통해 정책이슈를 제기한 점, 다양한 취재원을 통해 세밀하게 분석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2편이 출품됐지만, 예심을 통과한 작품이 없어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은 ‘사상 최악의 대재앙 10여 시간만에 상륙’(KBS대전)이 공영방송으로서 준비된 재난보도의 모범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별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태광실업 박연차회장 여객기서 소란 이륙지연 등’(부산일보)은 자칫 묻힐 뻔한 사안을 여러 군데 확인해서 보도한 취재과정의 노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가십성 소재가 갖는 무게감이 한계라는 지적이 있었다. 또 ‘대형마트 지방세 감면과 시유지 임대 특혜의혹’( TBC)은 대형마트에 대한 집요한 문제제기는 바람직하지만 행정당국이 뭘 잘못했는지 똑 떨어지는 비리가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지역기획 신문, 통신부문은 ‘접속 지구촌 e-메일 인터뷰’(부산일보)와 ‘인천인물 100인’(경인일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자는 세계 각 곳의 다양한 취재원을 이메일을 이용해서 인터뷰한 발상과 취재과정의 노력이, 후자는 지역의 역사를 인물100인을 통해 정리한 아이디어와 기사 각각의 충실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은 4건이 출품됐지만 본선에 올라온 작품이 없어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전문보도 방송부문은 4편의 사진이 출품됐는데, ‘검은 재앙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대전일보)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름 유출의 심각성을 매우 압축적인 장면으로 표현해서 사태의 심각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름으로 본 바다생물’(국제신문)은 한 기자가 장기간에 걸쳐 바다생물을 수중 촬영한 노력이,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는 기름유출의 심각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 점이 높이 평가됐지만 심사위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아깝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늘 그렇듯이,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과 수상작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