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사진)보도/'無法의 전당' / 연합뉴스 사진부 김주성 기자
폭력과 불법이 난무했던 그날이 벌써 40여일 전이다.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 분노에 가득 찬 눈빛, 거침없는 욕설... '이것도 기록해야 할 우리의 역사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앞은 난장판 이었다. 국회 복도를 가득 채운 수많은 카메라와 펜들 앞에서 '그들만의 정치행위'는 떳떳했다. 그날 난 난장판 국회에서 가장 난장판다운 모습을 기록해 전했을 뿐이다.
그들은 누가 먼저 무법행위를 했는지, 누구의 주장이 더 정당한지에 대해 국민들이 가려주기를 원했겠지만 국민들은 시선은 차가웠다. 본회의장이 입법을 위한 논의의 장이 아닌 '점거의 대상'이 되곤 했던 국회의 모습을 보아온 국민들은 이제 냉소를 보냈다.
난장판이 벌어졌던 작년 12월 18일부터 세계 각국의 언론은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혹은 조롱하는' 기사를 써내고 있다. 언론들은 마치 증거자료 내밀 듯 그날의 '무법의 전당' 사진을 독자들에게 전했다.
" 네 사진이 나라망신 시키는데 일조했어"라는 농담 섞인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사실 뉴스통신사 사진기자에게 여러 타매체에 실린 자신의 사진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 사진이 한국의 후진적인 정치를 비판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 정치인들의 자성과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했다면 사진기자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와 해외 언론의 한국 정치에 대한 비판 때문이었을까. 각 정당들은 연말연초 되풀이되는 폭력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방법을 두고 여야간 시각차는 여전하다. 적어도 ‘폭력방지 입법을 두고 또다시 폭력국회로 가는 길은 없겠지’라고 기대해 본다.
회차 심사평
제220회 전체 총평
제 220회 이달의 기사상 심사평
신상순 한국일보 편집위원
2008년 마지막인 12월 기자상 후보작으로 모두 7개 부문 42건이 출품되었으며 1차와 2차를 통합해 심사 하였다. 예선을 통과하는 점수를 받은 출품작은 16건으로 이중 5개 부문에서 8개작이 수상작으로 선정 되었다.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인 ‘교과부 제작 영상물 4.19를 데모로 폄하’(한겨레신문 교육 팀 김소연 기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급 학교에 배포한 ‘기적의 역사’라는 영상물을 놓치지 않고 분석하여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역사의식을 날카롭게 지적 하였다. 정부가 영상물을 회수 하고 문화부 장관이 관련 단체에 사과를 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이끌어낸 특종으로 평가되어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개 작품이 수상 하였다. ‘탐사기획 헌법 30조를 아십니까’(세계일보 특기팀 염호상,박성준,조민중,양원보기자)는 범죄피해자 구조제도 가 허점이 많아 범죄 피해자들이 범죄자들 만큼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알리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제시해 완성도 높은 기획물로 평가 받았다.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서울신문 이경주,장형우기자)는 노숙자가 직접 참여해 기사를 작성하고 설문 조사를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점과 기자의 발품이 인정받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기사보고서에 비해 정작 신문기사는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 보도부문 에는 12개 작품이 열띤 경쟁을 벌여 두편이 선정 되었다. ‘무너지는 버스 준공영제, 혈세1700억 샌다’(대구 MBC 사회부 박재형, 방송본부 김경완,윤종희기자)는 단신에서 시작 끈질지게 준공영제의 허점을 캐내어 마침내 제도 개선을 이루어낸 작품으로 기자들의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교육청 2백억 엉터리 방송사업’(KBS 부산 보도팀 노준철,권태일 기자)은 교육청 예산 집행 행태를 꼼꼼하게 취재하여 합리적이지 못한 업체 선정 과정과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방송장비의 성능을 비교분석하여 혈세 낭비가 불가피 했던 교육청 사업을 정상화 시켜 지역 언론의 사회적 감시 기능을 충분히 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방송부문 의 수상작 ‘검은 폐를 가진 사람들’(KBS춘천 보도국 송승룡,최중호기자) 은 그동안 단편적인 보도로만 알려져 있던 진폐증 환자들의 실상과 그들을 치료하는 정부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잘 지적 한 수작 이였다.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취재원을 설득한 완성도가 높은 화면도 호평을 받았다.
‘끝나지 않은 재앙’(대전 MBC 취재부 최기웅,카메라 취재부 여상훈기자)은 피해 주민들의 정신적인 문제점을 해외취재와 설득력 있는 영상으로 풀어나간 탄탄한 구성으로 이런 사고 사건이 다시 일어 났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참조 할 작품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전문보도부문 의 ‘무법의 전당’(연합뉴스 사진부 김주성기자)은 한미FTA 법안 상정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의원들의 거친 몸싸움 으로 전쟁터로 변한 국회의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압축하여 표현 하였다. 이 작품은 ‘뉴스적인 가치와 사진적인 가치’가 우수한 보도사진이라는 호평을 받아 오랜만에 사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탈락한 작품들 중에도 우수한 작품이 많았다. CBS 의 노력이 없었으면 묻힐 가능성이 있는 기사로 평가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박연차 씨와 15억 돈거래 확인’ (CBS,사회부 이재웅기자외), 전설적인 인물을 세상에 새롭게 소개한 ‘새로쓰는 요산 김정한’(부산일보 문화부 이상헌기자 )와 ‘제주바다 황색경보, 그 후 10년’(제주 MBC 송문희기자 외)등은 득표수가 모자라 수상에 실패 했으나 기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수작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