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 O ) 제보( O )
‘누구나 존재는 알지만 세부 실태는 확인하지 못했던 지방자치제의 불편한 뒷거래, 재량사업비’ 그 전모는 예상 이상이었다.
2018년 7월 개원한 10대 강원도의회는 의정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의석 46석 가운데 35석을 차지하는 구도로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당 3선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관심 사업에 힘을 실어주며 ‘거수기’ 비판을 자초하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 이 같은 의정활동으로 강원도의회는 희망이 아닌 시민사회진영, 보수진영으로부터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2020년도 강원도 당초 예산안을 심의하는 강원도의회 286회 정례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2019년 12월 초 강원CBS는 타당성이 미흡한 ‘강원도개발공사의 레고랜드 주차장 개발 투자’ 문제 등 도의회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동의안, 예산안에 대한 지적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 문서를 입수하게 된다. A3 용지 7장 분량의 해당 문서는 그동안 ‘누구나 존재는 알지만 실체는 가려져 있던’ 지방의원의 재량사업비 세부 목록으로 ‘불편한 관행’의 전모를 드러내는 ‘명확한 증거’였다. 강원도 예산 담당부서와 강원도의원들만 공유해왔던 대외비 문서였다.
자료 입수 이후 곧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모양새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도, 시군 분담 보조금 사업의 구도였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선심성, 소모성 예산이 주를 이뤘다. 자신들이 활동했던 단체 지원금부터 쏘가리 낚시대회, 가전제품 구매 등 혈세로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업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강원도의원들을 상대로 한 취재에서 일부 의원들의 ‘양심 선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반의원 3억원, 예결위 의원 추가 1억원 지원은 물론 추경 예산심사에서도 각각 1억원씩이 추가 배정된다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3~4억원에 의해 6조원이 넘는 강원도 예산 심사가 냉철하게 이뤄질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재량사업비 책정 과정은 물론 주요 사업을 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서의 논란 사업들에 대한 절충도 이뤄진다는 얘기도 있었다. 전, 현직 예산 담당공무원들 역시 재량사업비가 행안부 예산편성 지침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예산의 공정한 집행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고백을 전했다.
강원CBS는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입수 자료 분석, 보도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인용한 시민사회단체,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담아가며 강원도, 강원도의회의 ‘구태’ 청산을 요구하는 여론을 환기시켰다. 비록 강원도의회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재량사업비를 원안 의결했지만 강원CBS 보도는 일부 의원들이 재량사업비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를 내게 하는 자성의 기회를 만들었고 관리 감독에 나서야할 행정안전부의 경각심을 높이는 경종이 되기도 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과정에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직 강원도의원들과 강원도 공무원들도 수차례 접촉해 기사에 이들의 주장을 반영하는 노력도 경주했다. 다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 처리 요구를 수용했다.
-자료 분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직 강원도의원들과 전직 예산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도 진행해 기사의 신뢰도를 높여 나갔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지역 매체에서 부분적인 지방의원 재량사업비 문제를 언급하는 사례는 때마다 반복됐지만 지방의회 재량사업비 전모를 확인할 수 있었던 대외비 세부자료를 확보해 보도한 것은 드문 사례라고 본다. 특히 강원도에서는 재량사업비 세부 내역을 확보, 보도한 전례는 없다.
-강원CBS 보도 이후 이를 인용한 시민단체, 진보정당 등의 지방정부, 의회를 향한 비판이 일자 타 매체들도 이를 무게 있게 다루며 관행 개선을 촉구하는 여론 확산에 힘을 실었다.
(보도목록)
춘천KBS 12월 5일 강평연, "도의원 내년 재량 사업비 138억…폐지해야"
춘천MBC 12월 5일 강원도 재량사업비 138억원 삭감해야
오마이뉴스 12월 5일 "쏘가리 낚시대회에 천만원... 의원 재량사업비 전면 공개하라"
강원신문 12월 6일 정의당 강원도당, 강원도의회 재량사업비 전면 공개 촉구
머니투데이방송 12월 26일 강원평화경제硏, '되풀이말아야 할' 강원 5대 징비(懲毖)행정 발표
4. 사회에 끼친 영향
-강원CBS 보도를 통해 음성적으로 존재했던 강원도-강원도의회의 재량사업비 존재가 확인됐고 이로 인해 언론과 시민사회진영의 도정, 의정 감시 활동이 강화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강원CBS 보도 이후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강원도, 강원도의회의 재량사업비 폐지와 올바른 예산 집행을 촉구하는 여론이 일었다. 민간 차원에서도 강원도내 민간 경제연구단체인 (사)강원평화경제연구소의 정보공개, 권익위 조사 청구 등 편법 예산 근절을 위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강원도를 상대로 자료 요구와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17개 광역시도 예산 담당자 교육을 통해 재량사업비 근절, 폐지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전까지 알려졌던 재량사업비 문제는 주장, 잡음 등 다소 부분적인 언급이 주를 이뤘지만 강원CBS 보도는 재량사업비 존재와 쓰임새 등 객관적 사실을 알리는 가치가 있었다고 자부한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추적 보도로 지역 언론의 지방자치제 감시 역할과 예산 편성,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는데도 일조했다고 자평한다.
-지방정부, 지방의회에게는 대외비인 문서를 강원CBS 기자가 입수한 부분은 취재 현장에서 보여준 취재, 기사에 대한 신뢰가 기반이 됐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6.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는 강원CBS 자체 취재역량으로 이뤄졌으며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52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모두 40편이 출품됐다. 연말로 갈수록 취재보도보다 기획취재 쪽에 출품이 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 출품작이 불과 두 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2020년에는 현장 취재기자들의 열정과 투혼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하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길고 치열하며 진지한 논의 끝에 수상작으로 한국경제신문의 <라임펀드, 美 폰지 사기에 돈 다 날렸다>(경제보도 부문)와 kbc광주방송의 <200억대 해경 VTS 사업 기준 미달 제품 선정 논란>(지역 취재보도 부문) 두 편을 선정했다.
라임 펀드 관련 한국경제신문의 기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취재를 해온 결과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 의뢰까지 이끌어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가 수익률 부풀리기 등 편법적인 자산 운용을 해왔다는 점, 국제적인 금융 사기에 휘말려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단독 보도한 한국경제의 이 기사는 금융 소비자 보호에 여전히 허술한 구석이 있음을 잘 짚고 있다. 이 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피해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kbc광주방송 작품은 200억대 VTS, 해상교통관제 시스템 장비 납품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수작이다.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에도 불구하고 기준 미달의 안전 장비가 납품되고, 심사 과정은 허술하며, 납품에 관련된 해경과 조달청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을 이 기사는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런 제도적 허점과 관행이 남아있다는 점을 지적한 이 기사를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는 심사위원도 있었다. 취재의 출발은 제보이지만 이 제보를 토대로 꼼꼼한 취재가 돋보였고 기술적으로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었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기사를 쓰고 전달 방식을 고민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음을 밝힌다.
기획 취재 분야에서는 좋은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어 치열한 심사가 진행됐다. 기존의 청년 관련 기획물이 수도권 대학생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반성에서 출발함으로써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였던 한겨레의 청년 기획,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편집 방식으로 잡지의 장점을 살리면서 사법 농단의 실체를 잘 드러낸 시사인의 사법농단 기획, 지난해 서울에서 화장된 무연고 사망자 370명을 전수 조사하고 화장장에서 40일 동안 62명의 사망자의 최후를 지켜본 취재기자의 치열함이 돋보인 국민일보의 무연고 사망자 관련 기획이 호평을 받았지만, 아쉽게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새해 기자들의 땀과 열정이 어린 의미있는 출품작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