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올해, 아동 관련한 기획 같이 해볼까요’
2019년 6월쯤. 평소 인연이 있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관계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남은 기간 동안 아동을 위한 기획 기사를 한 번 써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관건은 ‘무엇을 쓸 것인가’였다. 아동 관련된 문제는 풀기 어렵지만 그만큼 새롭지 않은, 해묵은 문제여서 자칫 잘못해서는 ‘그저그런 기사’ 하나 더 쓰는 것 밖에 되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아동 주거, 권익 보호, 아동 권리, 안전한 등굣길 등을 두고 두루 고민하다 처음엔 아동 주거 빈곤을 다루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몇 차례 걸친 논의 끝에 빈곤은 주거 뿐만 아니라 아동의 삶 전반에 스며들어있다고 보고 빈곤 문제 전체를 다루기어 보기로했다.
뻔한 내용을 뻔하지 않게 다루고자 아동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시기를 보내는 10대에 주목했다. 특히 기사를 고민하던 시기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문제로 입시 과정에서의 금수저 논란이 한창 불붙었을 때였다. 이에 빈곤한 상황에 놓인 ‘10대의 삶’을 통해 현재 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환기하고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단순히 현상을 보여주고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기사가 그치지 않도록 사전에 후원 기관을 확보해 실질적인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을 짰다. 무엇보다 이번 기사를 통해서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가정을 새로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부산지역 구․군과 주민센터, 복지관 등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새로운 사례 발굴을 부탁했다. 그 결과 5가구 가량을 찾아냈다. 그 중 한 명은 태풍으로 집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당장 갈 곳이 없지만 구에서도 지원할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아동이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취재 착수 단계부터 “취재에 욕심부리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좋은 보도 사진을 위해선 아이 뒷모습이라도 나와야했지만 아이의 인권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모든 사진에서 아이들을 배제했다. 누군가가 알아볼만한 집 골목길이나 교복 촬영도 피했다. 다소 밋밋해질 지면은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를 깊이있게 담아내는걸로 만회하기로 했다.
- 이를 위해 취재진은 우선 2주에 걸쳐 여덟 가정을 직접 방문했다. 마당 푸세식 화장실, 곰팡이로 가득 차 문을 열자마자 기침이 터져나오던 집을 직접 찾아 이 집에서 살고 있는 아이와 가족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들었다. 주요 사례로 다루었던 가정은 두 번씩 찾아가 다각도로 취재했다. 특히 이들이 편안하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취재진과 어린이재단 직원, 담당 주민센터 혹은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항상 동행했다. 처음엔 쭈뼛거리던 아이와 가족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교육 빈곤을 다룰 땐 실제 어린이재단에서 교육 지원사업 수혜를 받은 아이들을 전화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통상 빈곤한 가정 아이들은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실력이 있음에도 빈곤한 상황이 이들을 어떻게 어렵게 하는지에 집중했다.
- 다양한 사례를 깊이있게 취재한 덕에 단순히 빈곤한 ‘상황’만 보여주기 보다는 빈곤에 이르게 된 원인부터 분석할 수 있었다. 상황은 주거와 교육, 의료 분야로 나누어 다루었다. 주거는 아이들이 가장 오랜시간을 보내는 곳이고 교육은 스스로 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튼튼한 사다리이며, 장애를 비롯한 의료는 빈곤과 합쳐지면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판단했다. 또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개월 후 지원을 받은 아이들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추적보도 했다.
- 국제신문 취재진은 기사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영상과 지면의 콜라보를 시도했다. 특히 주거빈곤의 경우 사진 한두 장보다는 영상으로 훨씬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어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사가 게재되기에 앞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고 영상을 내보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면과 별도로 제작한 5분 내외 분량의 동영상 7개는 국제신문 홈페이지와 함께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비디토리)을 통해서도 공개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아동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시기를 보내는 ‘10대’의 빈곤을 원인과 문제점, 대안까지 제시한 보도는 없었다.
- 보도 이후 지상파 방송국은 물론이고 종합편성채널에서도 기사에 보도된 아이들 섭외 문의가 쇄도했다. 그러나 아이들과 가족의 초상권 문제 등으로 실제 출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보도된 후 빈곤 가정 아이들 가정에 주거비 지원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다섯 가정에 보증금과 월세, 집 수리비로 5500만 원이 지원되었으며, 기사에 등장했던 다른 아이들도 이사할 곳이 정해지는대로 1억1000만 원까지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지원받은 아이들은 이번 기사를 통해 발굴돼 더욱 의미가 깊다. 만약 이번 기회가 없었다면 아직도 주거 빈곤상황에 놓여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집에서 내 처음 살아봅니더. 진짜 고맙습니데이. 한번 다시 놀러와요. 내가 꼭 오리고기 살테니께.”
후속 취재를 위해 다시 찾은 한 조손가정의 할머니는 취재진이 방문할 당시 연신 대리석으로 마감된 벽을 닦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가시지 않은데다 대문까지 따라나와 취재진의 손을 잡는 할머니에게서 행복함이 전해졌다. 이처럼 주거지를 옮기면서 아이와 가족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창문도 보일러도 없는, 집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공간에서 살던 아이와 가족은 방과 부엌, 화장실을 갖춘 ‘집다운 집’으로 이사를 간 후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고등학생 아들과 둘이 사는 한 50대 가장은 “이전에 살던 집에 비하면 여기는 호텔”이라며 “몸이 아프긴해도 해가 바뀌면 뭐라도 해볼 생각이다. 그래야 나도 다른 사람에게 나눌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기사가 보도된 후 온정의 손길도 쇄도했다. 특히 수많은 아이들이 보일러도 없는, 곰팡이가 가득찬 집에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곰팡이 제거 업체와 난방텐트 제작 업체 등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로 문의를 해왔다. 방송국에서도 아이들 섭외 요청이 줄을 이었다.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지자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산 동구는 기사에 보도되었던 장애아동 가정을 방문하기로 했으며, 해당 가정에 의료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본지 독자권익위원회에서는 ‘10대의 빈곤’보도가 이어지는 동안 호평을 쏟아냈다.
-2019년 10월 7일자 보도 ‘9월 독자권익위원회’
‣이동현= ‘10대의 빈곤’ 시리즈도 주목받았다. ‘가난의 시작’으로부터 주거·교육·의료의 빈곤 등을 다룬 ‘가난의 그늘’은 현장과 사례 중심의 현실감 있는 취재를 통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후속 기사를 통해 실질적인 사회적 대안이 도출되도록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배현정 = ‘10대의 빈곤’ 시리즈를 통해 한국이 처한 빈곤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더 주목할 점은 빈곤을 가장 처절히 느끼는 10대의 모습을 비추며, 현 한국이 처한 상황을 기사로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10대는 부모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따라 입는 옷부터 생각까지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다. 국제신문에서 현재(9월 23일 자 기준)까지 의료 교육 주거 등 세 분야로 나눠 10대 빈곤을 다뤘다. 이번 기사를 통해 계층론, 빈부 격차 등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한국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깨닫고 해결책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2019년 11월 6일자 보도 ‘10월 독자권익위원회’
‣이동현=10월 14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빈곤문제 해법을 연구한 개발경제학자 3명이 받았다. 최근 국제신문이 ‘10대의 빈곤’을 주제로 시리즈를 다룬 직후여서 의미가 더 컸다. 이번 노벨경제학상은 경제 분야에서도 ‘소외된 분야’에 수여됐다. 빈곤 문제는 미래를 위해 누군가 꼭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환다. 국제신문이 빈곤문제에 대해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 등과 특별 대담을 해도 좋겠고, 후속 시리즈로 새로운 형태의 빈곤문제인 청년 등의 ‘신 빈곤’ 문제를 다루면 좋겠다.
6. 기타 고려사항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와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등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52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모두 40편이 출품됐다. 연말로 갈수록 취재보도보다 기획취재 쪽에 출품이 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 출품작이 불과 두 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2020년에는 현장 취재기자들의 열정과 투혼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하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길고 치열하며 진지한 논의 끝에 수상작으로 한국경제신문의 <라임펀드, 美 폰지 사기에 돈 다 날렸다>(경제보도 부문)와 kbc광주방송의 <200억대 해경 VTS 사업 기준 미달 제품 선정 논란>(지역 취재보도 부문) 두 편을 선정했다.
라임 펀드 관련 한국경제신문의 기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취재를 해온 결과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 의뢰까지 이끌어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가 수익률 부풀리기 등 편법적인 자산 운용을 해왔다는 점, 국제적인 금융 사기에 휘말려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단독 보도한 한국경제의 이 기사는 금융 소비자 보호에 여전히 허술한 구석이 있음을 잘 짚고 있다. 이 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피해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kbc광주방송 작품은 200억대 VTS, 해상교통관제 시스템 장비 납품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수작이다.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에도 불구하고 기준 미달의 안전 장비가 납품되고, 심사 과정은 허술하며, 납품에 관련된 해경과 조달청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을 이 기사는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런 제도적 허점과 관행이 남아있다는 점을 지적한 이 기사를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는 심사위원도 있었다. 취재의 출발은 제보이지만 이 제보를 토대로 꼼꼼한 취재가 돋보였고 기술적으로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었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기사를 쓰고 전달 방식을 고민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음을 밝힌다.
기획 취재 분야에서는 좋은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어 치열한 심사가 진행됐다. 기존의 청년 관련 기획물이 수도권 대학생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반성에서 출발함으로써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였던 한겨레의 청년 기획,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편집 방식으로 잡지의 장점을 살리면서 사법 농단의 실체를 잘 드러낸 시사인의 사법농단 기획, 지난해 서울에서 화장된 무연고 사망자 370명을 전수 조사하고 화장장에서 40일 동안 62명의 사망자의 최후를 지켜본 취재기자의 치열함이 돋보인 국민일보의 무연고 사망자 관련 기획이 호평을 받았지만, 아쉽게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새해 기자들의 땀과 열정이 어린 의미있는 출품작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