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④ 제보
허술한 사회 안전망과 권력의 무책임 속에 빚어진 세월호 참사.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사고가 2020년 8월 강원도 춘천에서 재발됐다.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던 2020년 8월 6일. 강원 춘천 의암호에서 경찰정과 고무보트, 행정선 등 3척의 배가 전복되며 수문을 개방하고 있던 의암댐으로 7명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박들은 폭우에다 댐 수문 개방으로 유속이 빨라진 강물에 떠내려가는 인공수초섬을 고정하려다 의암댐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해 놓은 와이어 걸리며 전복됐다. 경찰정에는 경찰직원 1명과 시청직원 1명 등 2명이, 고무보트에는 일반인 1명이, 행정선에는 기간제 근로자 등 공무원 4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 1명은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나머지 6명 가운데 5명은 시신으로 발견됐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로 수색이 한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강원CBS는 사고 직후 실종자들의 빠른 구조를 위한 사건 발생 보도와 함께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취재에 착수했다. 안타까운 사고와 희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언론의 부채가 컸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작업 지시 주체에 맞춰지는 분위기에서 강원CBS는 컨트롤 타워 부재 여부 등 춘천시 행정상의 문제와 인공수초섬 조성 사업 추진 과정의 허점 등 사건 발생의 복합적인 요인을 찾는데주력했다.
우선 사고 당일 위험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춘천시청은 물론 경찰이 112 신고 접수 및 상황 판단, 지령 발령 과정에서 오히려 수초섬 수거에 동조해 희생을 막을 수 있는 1차 골든타임을 흘려 보낸 상황을 확인해 보도했다. *관련보도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안전불감증 빚은 참사 지적-8월 6일>
춘천시가 공식적 업무 지시를 내렸는지를 놓고 사건 직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진실 확인이 필요했다. 어렵게 접촉한 실종 민간업체 직원 가족으로부터 해당 직원의 휴대폰 통화 내역과 문자 메시지 내용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직원 휴대폰에는 5일 수초섬 안전관리를 지시하는 공무원의 문자와 사고 당일 ‘춘천시 공무원’으로 저장된 전화번호로부터 오전 8시 두 차례 통화가 이뤄진 부분을 확인 단독 보도했다. *관련보도 <의암댐 실종자 가족 "춘천시 지시 받고 작업" -8월 7일>
지시 여부 공방이 가열되는 분위기 속에 강원CBS는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추가 제보를 받았다. 사고 이틀 전 수초섬 유실 방지 작업 관련 문자 대화 내용으로, 공무원의 지시를 통한 수초섬 유실 방지 작업이 진행된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관련보도 <"비 오는데 상주? 직원 죽으면 책임지나" 춘천 수초섬 직원간 문자 -8월 10일>
춘천시 재난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정황도 추가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의암호 주변 수상레저업체들을 상대로 수 일간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미 춘천시 안전총괄과가 의암호 사고 사흘 전 북한강 수계 수상레저 업체들에게 영업 일시정지 명령을 내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집중호우와 댐 방류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돼 내려진 결정이었다. 하지만 수초섬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환경 부서에서는 당일 환경감시선을 투입해 수초섬 유실 방지 지원 활동에 나섰고 안전총괄과에서 운영하는 행정선 역시 후발대로 출발해 수초섬 결박 작업에 투입됐다. 춘천시 재난 컨트럴 타워가 상식적으로 가동됐다면 수상레저 업체들에게 영업 일시 정지 명령을 내리는 조치와 병행해 모든 수상 재난 우려 요인을 제거하고 기타 민간업체들의 작업 역시 중단시켰어야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또 한번의 골든타임은 행정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안전 불감증 속에 빠르게 잠식됐다.
*관련보도<[단독]'수상레저 영업정지 지시, 수초섬 수거는 조력' 춘천시 수상안전 허점-8월 11일>
또 다른 춘천시 재난 컨트롤 타워 부실 가동 사례도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신속한 하천 불법행위 단속과 안전 유지를 위해 2억 4000여만원을 들여 건조한 춘천시 행정선은 물론 춘천시 환경감시선에 블랙박스 등 영상 저장장치가 미설치돼 있다는 부분이었다. 유사시 제대로 된 증거 확보는 물론 철저한 감시 활동에도 한계가 명확한 사안이었다. 수초섬 수거 과정에서 전복되지 않고 행정선은 복귀했다. 행정선에 블랙박스가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면 사고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는 단초가 됐을 것이며 근본적으로 행정선과 환경감시선이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작업을 하는 민간업체들을 조기 단속하고 철저히 통제하는 기본 업무를 다했다면 안타까운 희생도 막고 춘천시가 경찰 압수수색을 당하는 초유의 불명예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관련보도<춘천시 의암댐 사고 당시 선박 2척 '수초섬 사수' 투입, 적절성 논란 8월 11일>
춘천시 의암호 참사 뒤에는 설치 업체 계획을 맹신한 춘천시 담당 부서의 허술한 행정과 이에 대한 철저한 견제, 감시를 소홀히 한 춘천시의회도 있었다. 준비단계의 관리감독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춘천시의회 속기록을 분석하던 중 지난해 12월 5일 의암호 인공수초섬 사업 예산 심사를 진행한 대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18억원이 넘는 예산과 하천에 부유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에 대해 춘천시는 사업 장소가 '장마철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자신했고 춘천시의회는 추가 질의나 분석 없이 사업을 용인하는 '형식적 검증' 분위기를 보였다. 정확히 8개월 뒤 그들이 자신하고 힘을 실어주었던 사업은 참사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뒤늦게 춘천시는 강원CBS 취재에 “(사고가 난 중도 선착장 부근이) 설치업체에서 가장 안전하고 작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었다”고 책임을 넘겼다. 춘천시가 1차 검증, 춘천시의회가 철저한 2차 검증을 하고 만일에 발생할 안전사고 요인에 대안을 요구했다면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지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이다. *관련보도<"수초섬 설치, 중도 선착장 부근 가장 안전" 춘천시의 빗나간 확신 8월 12일>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강원CBS는 실종자, 사고자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보도를 진행했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자료 확보를 근거로 취재를 진행했다.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서만 표기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고 당일, 이후 해당 사고가 행정 당국과 업체의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라는 지적은 여러 매체에서 이어졌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와 자료 제공으로 이어진 추가 보도는 강원CBS 기사가 선제적이었다. 특히 다수 매체가 수색 상황에 중점을 둔 보도에 집중할 때 강원CBS는 춘천시가 수상레저업체에 영업정지를 지시하고 한쪽에서는 수초섬 수거에 동조한 부분과 춘천시 행정선, 환경선의 부실한 운용실태를 비롯해 수초섬 설치 과정에서 미흡했던 관리 감독 문제를 보도하는 등 근본적인 사고원인과 구조적이고 총체적인 진단을 이어갔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많은 언론의 보도와 세간의 관심이 철저한 경찰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강원CBS 보도 역시 이에 일조하고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폭넓은 고민을 안겼다고 평가한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희생자들과 관련한 직접적인 보도는 반드시 참사 유족,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해 진행하는 등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취재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참사가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언론의 뒤늦은 반성과 책임감에서 시작됐다.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강원CBS는 앞으로도 이 사건의 300을 찾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며 다른 사안의 300을 막는 역할에도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없었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도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60회 전체 총평
제36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짐의 상황에서 처음으로 심사위원들에게는 아직 낯선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되었다. 기자협회의 세심한 준비와 심사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위원장의 원숙한 진행에 힘입어 무난하게 진행되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달의 기자상 30주년을 맞이한 제36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 46편이 출품돼 1차 심사를 거쳐 15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최종심사에서는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공직자 부동산 재산검증> 보도를 포함해 최종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품작 모두 어려운 환경에서 일구어낸 훌륭한 작품이었고, 그 가운데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거쳐 아주 어렵게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심사 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작품이 아쉽게 수상하지 못하는 점에 많은 안타까움이 짙게 남는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KBS의 <공직자 부동산 재산 검증> 연속보도와 YTN의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방역 방해 의혹> 보도 등 2편이 선정되었다.
<공직자 부동산 재산 검증> 보도는 참신성과 독창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였지만,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 속에서 21대 국회의원 300명과 고위 공직자를 양대 축으로 ‘부동산 재산 검증’을 심도 있게 취재한 점과 그 시기가 시의 적절했고 또한 취재 결과가 우수하고 파급효과가 컸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YTN의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방역 방해 의혹> 보도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사랑제일교회의 조직적인 방해와 고의적인 검사 지연여부의 여러 팩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깊이 있게 보도한 점과 2차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들의 자각력을 높인 점 그리고 사회에 미친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의 <“한국인은 야생동물…죽어라”…판결로 본 日기업 혐한문서> 보도는 혐한 시위가 일본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인 A씨가 의미 있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언론에 충분히 소개되지 않은 사례를 따로 심층 취재해 소개했다. 일본 내 혐한 분위기속에서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재일교포들의 불이익을 대변한 취재 노력과 일본의 혐한 보도가 심각한데도 많이 보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내 혐한 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보도내용의 참신성에 많은 위원들이 공감하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경향신문의 <짧은 숨의 기록> 보도는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0~1세 영아들의 학대 사망 유형과 원인 등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료를 분석하고 심층 보도하였다. 기존의 아동 학대 사망관련 주제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는 우수한 보도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심각한 인구감소 상황 시점에서 적합한 시의적절한 보도였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YTN의 <故 최숙현 사태, 그 후 60일> 보도는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보도에 대한 끈질긴 추적 보도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행정공백 문제의 개선을 이끌어 낸 우수한 보도였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탄생했던 신고상담 기관의 전시행정이 흑역사를 끝내고 새롭게 탄생하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심층적으로 체육기관 간의 내부 갈등과 국회 예산배정 과정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 차별화된 보도가 평가 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향후 이러한 비슷한 상황에서 정부의 행정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를 할 수 있는 수작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울산 MBC 탐사보도부의 <고적과 식민지 관광> 보도와 KBS전주의 <돌고 도는 폐기물... ‘불법의 고리’ 추적> 보도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고적과 식민지 관광> 보도는 심사 위원들 대다수가 참신하고 차별화된 신선한 보도로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리 문화재 속 일제 침략 유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현재 우리나라 문화재 체계 근간이 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고적 지정 과정을 당시의 방대한 사료들을 근거로 끈질기게 전수 분석하였고, 전국에 흩어진 문화재와 식민유산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확인한 노력과 역사적인 사실에 입각한 분석을 통해 많은 배움을 주는 유익한 보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돌고 도는 폐기물... ‘불법의 고리’ 추적> 보도는 지방정부의 관리 부실 및 허술한 제도를 지적한 점과 치밀하고 끈질긴 취재와 추적으로 불법 폐기물의 원인을 밝혀내고 투기범을 검거했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결과물 또한 사회에 끼친 영향이 높아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부문 SBS의 <털어봤다! 동네의회–업무 추진비 편> 보도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기초의회가 업무추진비를 취지에 맞게 사용했는지를 2년여에 걸쳐 감시하고 세밀하게 분석한 의미 있는 우수한 보도였다. 오랜 시간동안 끈질기게 자료를 수집하고 사용 실태를 전수 분석한 점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지방의회를 보도한 점은 차별화되고 높이 평가할 만한 가치 있는 보도였다. 언론의 감시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