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8월 8일, 전라북도에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틀에 걸쳐 500mm, 시간당 최대 70mm가 넘는 만나본 적 없는 물 폭탄에 미증유 사태가 속출했습니다. 회사엔 곳곳이 잠기고, 끊겼다는 제보전화가 이른 아침부터 빗발쳤습니다. 도내 14개 시·군 전역을 무대로 하는 방송사지만, 어디부터 가야하는지 고민은 사치였습니다. 제보 받은 대로, 잠기고 끊긴 곳부터 갔습니다.
임실군 덕치면은 도로가 물에 잠겨 마을이 섬처럼 고립돼 있었습니다. 순창군 유등면은 가옥 수십여채가 지붕만 간신히 드러냈고, 제보영상 속 소들은 고개만 내밀고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시선이 모였던 이곳, 남원시 금지면은 가팔라진 유속에 제방이 무너지며 마을이 사라졌습니다. 자연재해였습니다. 겉보기엔 그랬습니다.
임실, 순창, 남원.. 강행군 취재를 이어가는 내내 어느 마을이장과 가진 인터뷰가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내용인즉 “댐이 방류를 너무 심하게 했다”라는 것. 생각을 정돈해보니 수해를 입은 지역의 마을마다 주변으로 하나같이 큰 강이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섬진강이었습니다. 하긴 아무리 비가 많이 내린다손 치더라도, 매번 이렇게 마을이 통째로 가라앉진 않는 법입니다.
모든 카메라의 시선이 흙탕물에 가라앉은 마을들과 무너진 제방을 향해 머물러 있었을 때, 취재기자가 주목하게 된 곳은 결국 현상의 이면이었습니다. 왜 잠겼고, 왜 무너졌을까. 인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댐 수문 방류를 통제하는 영산강홍수통제소 전화번호를 찾았습니다.
오후 1시 반쯤 전화통화에서 통제소 직원의 답변은 어딘가 미심쩍었습니다. 새벽 6시까지만 해도 섬진강 댐 방류량이 초당 600톤에 불과했다는 것,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정오 무렵부터 초당 방류량이 1800톤을 넘겼는데, 불과 6시간 만에 방류량을 3배 늘렸다는 말이었습니다. 남원 금지면의 섬진강 제방이 무너진 시점도 공교롭게 정오를 오후 1시쯤. 급격한 댐 방류가 수해를 키웠단 합리적 의심이 머릿속에 꿈틀댔습니다.
방류량을 급격하게 늘린 배경에 대해 통제소 직원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측했던 것보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기상청이 잘못된 예보를 내놔 당혹스럽다는 심리가 읽혔습니다. 누구의 결정이었는지부터 육하원칙을 종합적으로 따진 결과, 통제소 관계자의 코멘트를 이렇게 정리해 방송에 내보내게 됐습니다. "방류량 늘리는 건 수자원공사 쪽에서 결정하는 거죠. 기상정보를 기초로 해서 방류량을 계획하고 운영을 하는데 예측했던 것보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가지고.." 하지만 기상청은 이미 지난 장마에 앞서 300밀리미터가 넘는 많은 비를 예고했던 상황.. 기사는 수자원공사가 기상청을 탓할 자격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 됐습니다.
이렇게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는 지난 8월 8일, 8시 인재(人災) 가능성에 무게를 둔 보도가 전국으로 향하는 전파를 탔습니다. 댐 방류를 원인으로 보고, 분석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보도였습니다. 이렇게 섬진강 댐이 지목되자 용담댐과 합천댐도 비슷한 ‘혐의’로 용의선상에 올랐습니다. 결국 급격한 방류로 수몰피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준 댐 관리주체, 한국수자원공사가 코너로 몰렸습니다.
물그릇 비웠다던 수자원공사
장마가 끝나고 이튿날이던 8월 10일부턴 본격적인 분석에 돌입했습니다. 섬진강 댐 방류의 장본인, 수자원공사 섬진강지사를 방문해 방류경위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한 페이지짜리 서류로 정리된 공식답변은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기상청의 오보를 탓하는 건 기본, 장마가 시작되기 10여일 전인 지난 7월 27일부터 꾸준히 수문 방류를 시작해 물그릇을 충분히 비웠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해명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태풍 무이파가 상륙한 2011년 8월 방류량 데이터를 꺼내봤습니다. 올해만큼은 아니어도 초당 1500톤 가까운 빗물이 들어와 댐이 90퍼센트 넘게 차올랐지만 이번처럼 많은 물을 쏟아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장마철에 대비해 댐 수위를 낮게 설정해둔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비라도 내렸다면 모를까, 섬진강 댐에 강수량이 1mm도 기록되지 않던 이틀 동안 방류량을 급격히 줄여버렸던 것입니다. 결과론이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섬진강 댐은 물 폭탄에 허겁지겁 물을 토해냈습니다.
섬진강 댐, ‘너도 계획이 있긴 있구나..’
하지만 수자원공사 측의 잘잘못을 따져도 ‘왜’에 대한 답은 여전히 안개 속이었습니다. 그저 예년보다 댐 수위를 높게 설정했다는, 데이터 수치는 말이 없습니다. 댐 수위가 적정하지 못하게 정해진 구체적인 맥락, 섬진강 댐의 계획이 궁금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댐 운영계획을 정하는 정부 협의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올여름 섬진강 댐 운영계획이 담긴 문건을 입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확인한 결과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엉터리였습니다. 섬진강 댐의 올여름 운영계획, 적은 비를 예고한 기상청의 3개월 전 ‘장기 예보’에 기초하고 있었습니다. 기상청에 믿어도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공식입장은 “계절전망의 경우 많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한 예보를 위해 매월 기상전망을 발표한다”는 설명을 곁들였는데, 수자원공사는 가뭄을 우려하게 되는 낡은 전망자료에 기반 했던 것입니다. 올여름 섬진강 댐 수위가 높게 유지되어온 배경입니다.
자체 매뉴얼만 만지작.. 물 다 잠기고 ‘국가대응 전환’
이밖에도 전주MBC 보도는 하류지역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댐 위기 대응 매뉴얼’의 치명적인 결함을 짚어내는 등, 홍수위기에 맞닥뜨린 댐의 사후대처는 어떠해야 하는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원칙 없음’ 드러낸 댐 운영
수해 첫날부터 부릅뜬 ‘매의 눈’은 3주가 지나도록 이어졌습니다. 8월 말, 8호 태풍 ‘바비’가 전북을 스쳐 지나갔을 때, 섬진강 댐을 레이더망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두 눈에 포착된 건 댐 방류에 매우 충실하던 수자원공사의 모습이었습니다. 더 이상 방류에 미적대던 모습은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섬진강 댐이 멀어지고 있을 때, 가장 묵직한 질문을 준비해 힘차게 던졌습니다. 원칙 없는 댐 운영을 고발한 것입니다. 수자원공사의 대응을 끝까지 살펴 진실의 법정에 올린 건, 전주MBC가 유일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제보자 없이 현장 취재·직접 취재했으며, 한차례 보도에서 동료기자의 대독이 있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선행보도 여부
전주MBC 이전에 섬진강 댐의 급격한 방류량 증가를 수해피해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제시한 타사 보도는 없었습니다. 8월 8일 첫 보도 이후 신문과 방송, 통신을 가리지 않고 방류량 데이터에 근거해 심증을 담은 수많은 분석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섬진강 댐의 여름철 운영계획이 담긴 문건을 입수해 보도하는 등 공신력 있는 정보를 취합해 댐 관리에 실패한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가며 속보를 이어간 타매체의 후속보도는 없었습니다.
■ 타매체 반향
별도 첨부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지난 8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홍수피해가 “천재이자 인재”라고 밝혔습니다. 언뜻 모호해도 섬진강 댐을 비롯한 수문관리에 문제를 인정한 것입니다. 목표 방류량과 수위 등을 정하는 댐 운영계획이 수개월 전 장기예보를 토대로 세워졌다는 전주MBC 취재진의 지적엔, 기후변화에 발맞춘 댐 운영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섬진강 댐 운영과정의 문제를 심층취재 했습니다. 막연한 의혹제기 대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준거하였으며, 끝까지 감시견 역할에 충실해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댐 운영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은 없었고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의 피신청 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0회 전체 총평
제36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짐의 상황에서 처음으로 심사위원들에게는 아직 낯선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되었다. 기자협회의 세심한 준비와 심사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위원장의 원숙한 진행에 힘입어 무난하게 진행되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달의 기자상 30주년을 맞이한 제36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 46편이 출품돼 1차 심사를 거쳐 15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최종심사에서는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공직자 부동산 재산검증> 보도를 포함해 최종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품작 모두 어려운 환경에서 일구어낸 훌륭한 작품이었고, 그 가운데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거쳐 아주 어렵게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심사 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작품이 아쉽게 수상하지 못하는 점에 많은 안타까움이 짙게 남는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KBS의 <공직자 부동산 재산 검증> 연속보도와 YTN의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방역 방해 의혹> 보도 등 2편이 선정되었다.
<공직자 부동산 재산 검증> 보도는 참신성과 독창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였지만,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 속에서 21대 국회의원 300명과 고위 공직자를 양대 축으로 ‘부동산 재산 검증’을 심도 있게 취재한 점과 그 시기가 시의 적절했고 또한 취재 결과가 우수하고 파급효과가 컸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YTN의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방역 방해 의혹> 보도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사랑제일교회의 조직적인 방해와 고의적인 검사 지연여부의 여러 팩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깊이 있게 보도한 점과 2차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들의 자각력을 높인 점 그리고 사회에 미친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의 <“한국인은 야생동물…죽어라”…판결로 본 日기업 혐한문서> 보도는 혐한 시위가 일본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인 A씨가 의미 있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언론에 충분히 소개되지 않은 사례를 따로 심층 취재해 소개했다. 일본 내 혐한 분위기속에서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재일교포들의 불이익을 대변한 취재 노력과 일본의 혐한 보도가 심각한데도 많이 보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내 혐한 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보도내용의 참신성에 많은 위원들이 공감하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경향신문의 <짧은 숨의 기록> 보도는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0~1세 영아들의 학대 사망 유형과 원인 등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료를 분석하고 심층 보도하였다. 기존의 아동 학대 사망관련 주제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는 우수한 보도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심각한 인구감소 상황 시점에서 적합한 시의적절한 보도였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YTN의 <故 최숙현 사태, 그 후 60일> 보도는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보도에 대한 끈질긴 추적 보도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행정공백 문제의 개선을 이끌어 낸 우수한 보도였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탄생했던 신고상담 기관의 전시행정이 흑역사를 끝내고 새롭게 탄생하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심층적으로 체육기관 간의 내부 갈등과 국회 예산배정 과정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 차별화된 보도가 평가 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향후 이러한 비슷한 상황에서 정부의 행정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를 할 수 있는 수작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울산 MBC 탐사보도부의 <고적과 식민지 관광> 보도와 KBS전주의 <돌고 도는 폐기물... ‘불법의 고리’ 추적> 보도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고적과 식민지 관광> 보도는 심사 위원들 대다수가 참신하고 차별화된 신선한 보도로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리 문화재 속 일제 침략 유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현재 우리나라 문화재 체계 근간이 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고적 지정 과정을 당시의 방대한 사료들을 근거로 끈질기게 전수 분석하였고, 전국에 흩어진 문화재와 식민유산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확인한 노력과 역사적인 사실에 입각한 분석을 통해 많은 배움을 주는 유익한 보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돌고 도는 폐기물... ‘불법의 고리’ 추적> 보도는 지방정부의 관리 부실 및 허술한 제도를 지적한 점과 치밀하고 끈질긴 취재와 추적으로 불법 폐기물의 원인을 밝혀내고 투기범을 검거했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결과물 또한 사회에 끼친 영향이 높아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부문 SBS의 <털어봤다! 동네의회–업무 추진비 편> 보도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기초의회가 업무추진비를 취지에 맞게 사용했는지를 2년여에 걸쳐 감시하고 세밀하게 분석한 의미 있는 우수한 보도였다. 오랜 시간동안 끈질기게 자료를 수집하고 사용 실태를 전수 분석한 점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지방의회를 보도한 점은 차별화되고 높이 평가할 만한 가치 있는 보도였다. 언론의 감시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