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2018년 의사자로 지정된 사망자 수, 단 한 명.
의사자 지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킨 KBS의 <[단독] 故 임세원 교수 ‘의사자’ 불인정…“칼 든 사람에 덤비다 죽어야 하나”> 제하 연속 보도는 단순한 숫자에서 출발했습니다.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자신의 생명 또는 신체에 가해질 위험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생명, 재산을 구하러 나서, 다치거나 사망한 이들은 예우를 받아 마땅합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의사자(義死者), 말 그대로 '의롭게 사망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타인을 위해 희생한 의사자가 적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한 해에 단 한 명밖에 의사자가 없다는 건, 어딘가 이상합니다. 기자는 지난해 지정된 의사자 수가 지나치게 적다고 생각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기자는 의사자로 지정되기 위한 세부 요건과 지금까지 지정된 의사자 연간 통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타인을 구하기 위한 적극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자로 불인정됐고, 이 같은 결정이 유족에게 올해 7월 통보가 이뤄진 사실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지난해 임 교수는 지난해 말 간호사들을 구하려다 조현병 환자의 흉기에 숨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0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병원에 경찰청과 연결된 비상벨이 설치되고, 1명 이상의 보안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의료진 안전 대책이 담긴 이른바 '임세원 법'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임 교수에게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공로를 인정해 올해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정부가 취해온 태도와 달리, 정작 임 교수는 의사자로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KBS는 이 같은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게 된 상세한 배경과 사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의사상자예우법의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금이 의사자 지정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고, 보도를 준비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는 지난해 말 이뤄진 단순 사건보도에서 탈피해 의사자 불인정 결정 사유를 시청자들의 눈으로 반드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 유족 측을 간곡히 설득한 끝에 당시 병원의 CCTV 자료를 단독으로 확보하였습니다. KBS 보도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이 영상에는 당시 △환자 박씨가 뛰쳐나와 간호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긴박한 상황 △임 교수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보며 팔을 들어 대피를 지시하는 마지막 모습 등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금번 KBS의 연속 보도를 통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시 임 교수와 간호사, 환자 박씨의 모습과 상황이 담긴 CCTV 영상 및 상황 최초 보도
△임 교수가 의사자로 인정되지 못했던 처분사유 최초 보도
△임 교수 유족들이 서울행정법원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점 최초 보도
△법 제정 이후 50년 동안의 연간 의사자, 의상자 인정현황 통계를 최초 보도
△최근 5년간 의사상자 대상 보상금 지급현황을 최초 보도
△재해구호법 제정 당시부터 2019년 현재까지, 건국 이래 지정된 의사자가 총 516명에 불과했던 점
△지난 5년간 정부의 의사상자 인정 비율이 50% 남짓에 불과했던 점 등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전원 신분을 밝힐 수 있는 공적 영역의 인물이며,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화시킨 음성변조를 사용하는 경우 그 소속을 보도내용에 명확히 고지하였습니다. 아울러 기자와 취재원간 특별한 이해관계 역시 없으며 직접 취재를 통해 내용을 확보하였습니다. 이외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임세원 교수의 의사자 불인정 관련,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단독] 故 임세원 교수 ‘의사자’ 불인정…“칼 든 사람에 덤비다 죽어야 하나”>라는 제목의 첫 기사가 9월 24일 15:43 포털에 송고되었고, 임 교수를 추모했던 열기만큼이나 언론의 반향도 뜨거웠습니다.
통신사를 필두로 주요 방송매체와 신문매체가 추종 보도하였고, 인터넷 매체를 포함해 당일만 아래와 같이 수십 건의 추종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주요 시사프로그램 등에서도 핵심 이슈로 다뤘습니다. 주요 추종보도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 래>
1) 방송사(가나다순)
-JTBC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884281)
-MBC (http://imnews.imbc.com/news/2019/society/article/5512082_24698.html)
-MBN(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9&news_seq_no=3943751)
-SBS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450635&plink=ORI&cooper=NAVER)
-연합뉴스TV (https://www.yonhapnewstv.co.kr/news/MYH20190924018200038?did=1825m)
-채널A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167841)
2) 통신사(가나다순, 이하 타 매체 반향은 url 생략하고 매체 명시로 갈음)
-뉴스원, 뉴시스, 연합뉴스 등
3) 신문사(가나다순)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서울신문, 서울경제,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이데일리, 조선일보, 중앙일보, 헤럴드경제 등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사회 각계에선 즉각적인 반향이 있었습니다. 정치권에선 주요 이슈로 다뤄졌습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안타까운 일이다. 위급한 상황 속에도 자신의 안위보다 대피공간에 피신하지 못하고 있었던 간호사들을 구하려던 고 임세원 교수의 의로운 희생을 국민들은 아직까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법 또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국민의 의로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제도적 문제를 다시 한 번 점검할 것이며, 최선의 예우를 다하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의 의로운 희생이 정당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19년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의사자가 적극적인 구조행위를 해야 한다는 정의가 있다고 해도 기계적으로만 판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현행 의사상자 선정 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의협을 비롯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직역단체들도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동료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 고인의 숭고한 뜻이 의사자 지정을 통해 기억되길 소망한다”면서 임 교수에 대한 의사자 불인정 결정에 대해 재심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제도적 개선 역시 이뤄졌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즉각 고 임 교수의 의사자 불인정을 두고 오는 11월 열리는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재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혀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또 향후 의사상자 불인정 결과 통보서와 이의신청 불인정 결과 통보서 역시 새로 만들어, 의사상자로 인정되지 않은 상세 사유와 권리구제 방법 등을 유가족들에게 자세하게 알리기로 했다며 제도 개선점 역시 밝혀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 보도본부는 고 임세원 교수, 의사자 불인정 단독 보도와 후속한 연속보도에 대해 통합뉴스룸 <취재제작회의> 자리 등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백인성 기자는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사회부 사건팀에 근무 중이며 회사 측과 협의 하에 이 서류를 제출합니다. 본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충실히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는 외부 지원이 없는 독자 취재였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은 물론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