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1) 현대차, 소방당국 합동감식 거부
코나 전기차 화재는 지난 7월 28일부터 보름간 세 차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화재 발생 부위와 이후 연소 패턴도 매우 유사했습니다. 지난해 사회적 문제가 됐던 BMW 화재와 비슷한 경향성이었습니다. 의아한 점은, 화재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비슷한 경향성을 가진 연속 차량 화재는 특정 부품 결함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세 건의 화재를 구조적으로 분석한 언론 보도는커녕, 화재 사실 자체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차 화재였던 경기도 부천시 화재는 일부 지역 언론 이외에 단 한 곳의 중앙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민중의소리 취재팀은 부품 결함에 따른 화재 발생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세 차례 화재의 원인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도 부천시 화재 차주를 만났습니다. 차주는 뜻밖에도, ‘현대차가 원인조사 과정에서 나를 배제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화재 차량을 가져간 제작사 ‘조사를 참관하라’고 불러놓고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차를 보지 못하게 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차주는 ‘조사의 객관성이 의심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관할 소방서 특별사법경찰관으로부터 유사한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 조사관은 취재팀과 만나 ‘화재 조사는 같이는 안 한다’는 현대차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현대차가 현장 조사에 필요한 장비를 전혀 협조해주지 않았다는 사실도 파악했습니다. 화재를 낸 제작사가 화재 원인을 ‘셀프조사’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취재 결과를 모아, ‘현대차, 소방당국 합동조사 요청 거부했다’는 첫 기사를 작성‧보도했습니다.
(2) 화재는 3건이 아니라 5건이었다
지난해 5월과 8월, 같은 차종이 생산 현장에서 발화했다는 사실을 취재 과정에서 파악했습니다. 공장 직원들을 상대로 탐문 취재를 했고,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직원을 만나 화재가 발생한 공정, 진화 사실 등을 확인했습니다. ‘사실상 완성차 형태로 대기하던 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사실과 ‘소방당국의 출동이 없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소방청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공장 화재를 통해 설계 미비점을 확인하고 조처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자동차 화재는 운전자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작사는 결함을 확인한 즉시 관련 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신고도 리콜이나 무상수리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현대차측은 “제작 결함이 아닌 작업자 실수”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작사로서는 제작 결함과 작업자 실수가 중요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로선 두 차이가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출고된 차량에서 “작업자 실수”가 됐던, 제작결함이 됐던,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점검하고 조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차가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기간, 팔려나간 ‘잠재적 화재 우려’ 차량이 최소 6천 대에 달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 ‘울산 공장에서 전기차 화재, 2차례 더 있었다’, ‘현대차, 소방당국에 화재 신고 안 했다’는 기사를 최초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두 차례 화재 원인과 최근 화재 원인이 서로 관련이 있을까’. 이것이 취재팀의 고민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와 올해 화재는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작사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습니다. 만약 지난해와 올해 화재가 연관이 있다면, 문제는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현대차가 문제가 있는 차를 알고도 팔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문제는, 화재 원인 검증이 언론의 취재‧보도 영역을 넘어서는 분야라는 점이었습니다.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배터리는 복잡한 기계적 설계를 거친 첨단 기술의 복합체입니다. 비전문가인 취재팀이 과학적으로 검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대신 취재팀은 정부 당국과 전문가, 제조사가 화재 원인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와 협력해 국토부와 국토부 산하기관인 자동차연구원이 관리‧감독 의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이 기대했던 정부의 감독 수준과 현실은 상당한 괴리가 있었습니다. 감독 당국인 자동차연구원은 취재팀의 보도가 나간 뒤에야 부랴부랴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두 차례 화재조차 파악하지 못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안전 점검에서 올해 세 차례 화재가 발생한 코나 전기차를 제외했습니다. 운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 당국은 더 노력해야 마땅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법과 제도로 움직이는 공조직입니다. 제도의 미비이지 일부 공무원 개인의 태만이나 제작사의 로비 등 외부 요인이 감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고민과 취재 결과를 모아 ‘국토부·국과수 집중 조사 나섰다’와 ‘국토부, 코나 전기차 화재 제작결함조사 지시’ 두 편의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3)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응원합니다.
내연기관 차 중심의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생산은 업계에선 도전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파악한 코나 전기차는 국내 완성차의 새로운 도전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나 ‘배터리 관리’라는 측면에서 코나는 주목할 만한 모델이었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의 안정적 관리’가 관건입니다. 특히 온도가 중요합니다. 적정한 온도로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안전성과 경제성에 직결됩니다. 내연차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가 연비를 결정하고, 상품성을 좌우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한국 전기차는 그간 공랭식(공기로 배터리 온도를 관리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코나는 공랭식을 수랭식으로 변화시킨 첫 국내 모델입니다. 수랭식은 공랭식보다 효율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전기차 테슬라 역시 수랭식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국내 전기차에서는 유일하게 코나에만 수랭식이 적용됐습니다. 코나는 수랭식 시스템을 바탕으로 동급 차종 중, 가장 긴 운행 거리를 자랑합니다.
신기술에는 도전이 필요하고, 도전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동반합니다. 완성차들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 아니 애초부터 문제가 없는 차를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합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제조사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냅니다.
문제는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실패는 주변의 입을 막고 정보를 통제한다고 해서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산업의 실패는 운전자와 시민들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합니다. 제작사들은 다른 산업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패를 인정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동차관리법의 입법 취지 역시 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도전을 눈여겨보고, 성공에는 박수를 실패에는 정당한 지적을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믿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관련 보도에 등장하는 취재원, 제보자, 공직자와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기타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후속 보도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팀 보도 후,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 본격적인 기술조사에 나섰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화재’ 보도가 나오고 일주일 뒤, 연구원은 부랴부랴 부천시 화재 현장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지난 9월 26일 관련 기관에 ‘배터리 화재의 제작결함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민중의소리 보도가 촉매가 돼 본격적인 화재 원인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국토부 관련 기관이 현대차에 보낸 ‘제작결함 조사 통보’ 공문에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라는 문구가 포함됐습니다. 만약 취재팀 보도가 없었다면 지난해 발생한 두 차례 화재는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잠재적 위험’을 예방하는데 취재팀의 보도가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취재팀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이달 1 일 시작된 제작결함조사는 향후 3개월간 이어집니다. 제작사인 현대차와 자동차연구원, 국과수 사이의 치열한 논쟁과 불타버린 자동차를 대상으로 험난한 조사가 예상됩니다. 취재팀은 각 주체가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꾸준히 감시하겠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민중의소리 내부 기사작성 준칙,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취재와 관련 외부 지원은 없었으며, 당사자의 입장‧반론을 보도에 충실히 반영하였습니다.
보도와 관련한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