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제보( ○ )
한 제보자로부터 대전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인 한울야학이 인근 학교 급식 후 남은 잔반을 장애인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반신반의했지만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울야학과 야학이 잔반을 가져간다는 대전 둔원고등학교 급식실, 야학과 급식 계약을 맺은 급식업체 앞에서 일주일을 지켜봤습니다.
그 결과 제보는 사실이었습니다.
한울야학은 둔원고 급식 후 남은 음식을 가져다가 다음날 학생들에게 점심으로 주었고, 제공된 점심은 남은 음식으로 만든 것 같은 비빔밥 한 그릇을 달랑 주는 듯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또 한울야학은 정부보조금으로 받은 급식비를 허위로 계약한 급식업체에서 카드 결재한 후 돌려받아 유용하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일명 ‘카드깡’ 방식으로 정부보조금을 빼돌린 것입니다.
한울야학의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다른 의혹들이 연이어 드러났고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한울야학은 허위 강사를 등록해 특수교육원으로부터 강사료 170여만 원을 유용했고, 일부 강사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또다른 일자리지원사업에 추가로 신청해 지원금을 중복 지원받은 의혹도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또 한울야학 대표와 사무국장, 운영위원장 등 대부분의 임원진이 특정 정당 소속이라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원은 한울야학에서 활동보조 선생님으로 근무한 분입니다.
어린 딸아이에게 장애가 있는 취재원은 장애인 평생 교육에 대해 관심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몸만 불편할 뿐 판단 능력에는 이상 없는 장애인들이 판단능력 없는 장애인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며 내부고발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보도 이후 취재원 신분이 노출될 염려로 기사에서는 모두 익명 처리하거나 취재원 이야기를 노출하지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보도 전 현장 촬영은 일주일간 사전 잠입취재 형식으로 직접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이번 한울야학 사태는 지역 정치권에도 많은 파문을 불러왔습니다. 한울야학을 사실상 특정 정당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정당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자는 제보의 진위를 확인코자 일주일간 사전 취재를 했습니다.
모든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고 9월 5일자 충청투데이 지면에 기사화가 결정됐습니다.
이에 3일 오후 2~4시경 한울야학과 둔원고를 방문해 관련 의혹에 대한 답을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학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4일 오후, 취재된 내용으로 기사 작성을 완료하고 원고를 넘겼지만 같은 날 오후 2시 39분경 한 인터넷매체에서 먼저 단독을 붙여 선행 보도 됐습니다.
선행보도는 ‘3일 대전의 A고등학교에 따르면~’으로 시작됩니다.
이에 본 기자는 지면 마감 3시간을 앞두고 이미 작성 완료된 기사를 뒤엎어야 했습니다.
마감 시간이 촉박했지만 재취재에 들어갔고 그 결과 ‘반찬 배달을 한 적이 없다’며 급식업체가 카드깡 의혹을 인정했고 야학 대표 역시 처음과는 달리 제기된 의혹 모두를 인정했습니다.
이후 본지를 통해 한울야학 잠입취재 결과를 13차례에 걸쳐 연속보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지역 언론은 물론 중앙 언론에서도 한울야학 사태를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중앙지에서 조선일보가 9월 26일 14면 ‘불량급식 비난집회 정의당 간부의 두얼굴’ 에 이어 27일 39면에는 관련 사설이 게재됐습니다.
또 중앙일보(9월 26일) 등이 관련 기사를 실었습니다.
지역에서도 대전MBC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 매체가 한울야학 사태를 보도, 게재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나간후 한울야학 대표와 운영위원장 등은 공개 사과 후 자진사퇴했습니다. 또 관계 기관의 고발로 현재 대전 둔산경찰서가 한울야학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입니다.
무엇보다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이 철저한 관리감독과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은 충청투데이 첫 기사가 나간 후 한울야학에 대한 진상조사위를 꾸려 감사를 벌였으며, 보조금을 지원한 대전교육청도 감사 후 보조금 지급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특히 이번 한울야학 사태를 계기로 장애인 학생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이와 함께 지역 정당들도 한울야학 사태에 대한 논평을 통해 명확한 진실규명을 촉구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한울야학은 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준다는 명목아래 갖가지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고, 관리감독해야할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과 대전시, 대전시교육청 등 기관들은 예산을 지원해 놓고 서류로만 확인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사이 애꿎은 장애인 학생들은 인근 학교에서 가져온 남은 음식을 먹어야 했고, 허위 강사 등록에 따른 부실한 교육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번 한울야학 사태를 계기로 우리 주변의 장애인 학생들이 더는 차별받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안전망 마련에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