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제보, 단독취재
9월 20일 오후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일 진도에서 열린 국제 연안정화의 날 행사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핵심 내용은 해변에 놓여진 해양쓰레기가 너무 가지런하게 널려있었고
해양쓰레기를 미리 가져다 놓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행사장 내에서 돌았다는 것이다.
취재진은 ‘설마’란 생각이 들었지만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해양쓰레기를
미리 버린 것을 어떻게 확인하냐는 것이었다. 수소문 끝에 힘들게 그 장면을 목격한 주민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진도군청 역시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쓰레기 줍기 행사 퍼포먼스를 위해
일부 쓰레기가 필요했다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국제연안정화의 날 행사는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외 외교사절들까지 참석한 자리였다. 그들이 왔기에 보여주기 식 행사가 필요했던 것일까?
해양쓰레기 수거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포상금과 표창까지 받은 지자체가
국제 연안정화의 날 행사에 쓰레기를 미리 버렸다는 사실 자체도 문제지만 30-40년전에나 있었을법한
구태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다른 행사들에서도 혹시 이런 일이 있지는 않을지..
이번 보도를 통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보도를 결정하게 됐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진도 가계해수욕장은 주변에 마을도 없고 한적한 곳에 있던 행사장이었기에 진도군에서 쓰레기를
미리 가져다 놓은 것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만약 단 한명이었던 목격자를 찾지 못했다면
의심만 가지고 진도군청에 대한 취재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진도군에서 부인할 경우 사실상 이번 일은 묻힐 수 밖에 없었다.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진도에서 국제 연안정화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뒤늦게 이런 문제를 꼭 제기해야겠냐는 말도
있었지만 구태 행정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목포MBC 단독보도임
목포MBC 보도 이후 통신사와 지역 언론은 물론 중앙언론에서도 국제 연안정화의 날 행사에
진도군이 해변에 해양쓰레기를 미리 가져다 놓았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9월 24일 뉴시스) "쓰레기 몰래 갖다 놓고 줍기 퍼포먼스" 황당한 진도군
(9월 24일 연합뉴스) 해양 폐기물 미리 뿌려놓고…해수부 장관 등 황당한 쓰레기 수거
(9월 24일 중앙일보) 장관 온다고···쓰레기 수거 행사 위해 쓰레기 1t 뿌린 진도군
(9월 24일 무등일보) 진도 쓰레기 퍼포먼스 국제 망신살
(9월 25일 국민일보) 행사 위해 쓰레기 버린 뒤 쓰레기 치운 황당한 진도군
(9월 26일 아시아경제) 가짜 쓰레기 치우고 기뻐한 주한 외교사절단
(9월 26일 서울신문) 해안에 쓰레기 투기한 진도군의 ‘불법·사기 행정’
4. 사회에 끼친 영향
목포MBC 보도이후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은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거짓과 가장이 더해지면 행사의 취지마저 무색해 진다며 사과했다. 이동진 진도군수도
해양쓰레기를 미리 버려놓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해변에 쓰레기를 가져다 놓은 진도군을 규탄하고 사법,행정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후 목포MBC는 진도군이 행사 전 해변에 미리 가져다 놓은
해양쓰레기가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2차 해양오염 우려를 제기했고 또 해수부는
진도군의 이같은 쓰레기 투기를 전혀 몰랐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추가보도를 이어갔다.
10월 4일 열린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농해수위원들은 진도군 대국민 기만행위와 해수부의
관리소홀을 지적했고 해양수산부는 해양쓰레기 거짓 퍼포먼스로 망신을 당한 진도군에 대해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지자체’포상 취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수부는 행정안전부가 ‘국제 연안정화의 날’ 행사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감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자칫 묻힐뻔 한 구태 행정의 사례를 끈질긴 확인 끝에 추적 보도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지자체들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가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하는 등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6. 기타 고려사항
반론 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전혀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