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제보였습니다. "한화시스템이 한화그룹의 해외 물류를 싹쓸이하려 하고 있다"며 “사실상 아들 3형제의 회사인데 결국 물류도 다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신빙성이 있는 제보인지 기초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감사보고서를 통해 한화시스템이 물류 사업을 목적으로 일본과 베트남에 해외 계열사를 세운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업 평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한화시스템’이 신사업으로 물류 사업을 추진한다는 말이 돌고 있었습니다. 추가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실제로 베트남 현지에서 일할 직원도 채용했다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한화 계열사의 시스템 통합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이 뜬금없이 기존 사업과 관련이 없는 물류 사업을, 그것도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수상했고,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먼저 물류 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베트남 현지를 찾아갔습니다. 이곳에서 ‘한화시스템’이 엄연히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협력업체와 ‘한화테크윈’ 사이의 물류 계약에 억지로 끼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한화 내부 문건을 통해 기존의 물류 계약을 파기하고 새 계약을 맺은 과정을 밝혔습니다. 이는 재벌 그룹이라는 기업의 지위를 이용한 계약 갱신입니다. 분명 한화 측은 계약 위반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협력업체를 압박해 ‘한화시스템’이 계약에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갑질이 아니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 그룹의 힘을 업어 물류를 추진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를 압박했습니다. 또한 내년까지 한화의 주요 해외 거점 물류를 모두 장악하려 한 계획도 짜고 있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한화시스템에 일감을 몰아주려 했던 것입니다.
저희는 한화 측이 왜 이렇게 서둘러 무리하게 ‘일감 몰아주기’를 하려고 했는지 그 배경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는 김동관, 동원, 동선 3형제의 경영권 승계와 깊은 연관이 있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고, 3형제는 상장 과정에서 H솔루션이 가진 한화시스템의 지분을 마저 처분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즉 물류 산업 성공으로 한화시스템의 매출이 늘면 주식가격도 상승해 최종적으로 아들 3형제가 가져가는 몫이 커지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한화테크윈’에서 ‘한화시스템’에 물류를 넘겨주기로 합의한 인물은 김우석 경영지원실장이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바로 한화 그룹 승계의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로 현재는 아들 3형제가 대주주인 H솔루션의 계열사의 대표로 있었습니다.
이번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일가가 간접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가 해외에서 추진한 일이라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사각지대입니다. 그래서 탐사기획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런 현상이 한화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서울대 시장과 정부 연구센터>, <CEO 스코어>와 함께 주요 대기업 집단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현대, SK, 롯데 등 10대 대기업집단에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점도 입증했습니다.
아울러 과거 문제가 됐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취재하기 위해 한화시스템(한화S&C)으로 가는 비용 절감 작업을 했던 한화증권의 관계자들, 한화시스템으로부터 서버 관리 업무 하청을 받았던 협력업체, 조사를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를 접촉해 내부 거래로 급격히 덩치가 커진 한화시스템(한화S&C)의 성장과정을 추적했습니다.
보도의 당사자인 한화 측과도 직접 만나 충실히 반론을 듣고, 추가 취재를 통해 반론의 문제점을 파악해 다시 만나는 과정을 5차례 정도 거치는 등 미리 결론을 정해두지 않고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실증적으로 결론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그룹 승계의 직접 이해관계자인 한화 김승연 회장 일가와, 물류 끼어들기에 합의한 책임자들의 실명을 공개하였습니다. 다만 보도에 따른 불이익을 볼 수 있는 제보자, 한화 관계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익명으로 처리하였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두 직접 현장 취재하였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화 그룹의 해외 계열사를 동원한 물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MBC가 최초로 보도하였습니다.
아들 3형제의 한화시스템(한화S&C) 헐값 매입 의혹, 시스템 관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과거에도 제기된 바 있으나 당사자들을 직접 접촉해 구체적으로 취재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화의 승계 구도에 대한 기사는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일감 몰아주기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취재하고, 제도의 허점을 이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MBC 탐사기획팀이 확보한 자료를 넘겨받아 한화의 해외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보도를 접한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도 관련 의혹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의 사각지대 문제는 이미 공정위와 정치권도 인지해 여러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개정안 실현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전부에게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였습니다.
단순히 대기업의 갑질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추가 취재를 통해 한화의 전반적인 문제, 그리고 거시적인 문제로 취재를 확대했습니다. 재벌들이 2세, 3세에게 그룹을 물려주기 위해 그룹의 자원을 사적으로 활용하는 부적절한 부의 대물림을 밝히려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의 대물림이 총수 일가의 이익은 늘려줄지 몰라도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일임을 지적하려 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