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사고 직후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지역 기자들에게 발송한 사고 발생 안내문자였다. ‘16일(금) 오후 6시 50분쯤 대구 달서구 이월드에서 허리케인 놀이기구에 근무자 다리가 끼어 우측 무릎 아래 절단. 절단 부위 수색 중.’
이월드는 대구 지역민이 어릴 적부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찾는 지역 대표 놀이공원이다. 이곳 직원이 중상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단신으로만 쓰고 끝낼 작은 사건이 아니었다.
웹용 1보 보도를 최초로 송고한 직후,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월드 직원에게 연락했다. 직원은 “퇴근하던 중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돌아가는 길이다. 확인 후 알려주겠다.” 지면 마감 시한인 오후 8시를 훨씬 넘겼지만 데스크에 ‘판 갈이’를 요청하고서 기다렸다. 곧이어 직원 답변을 받았다. “기구를 조작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열차 뒤에 매달렸다가 제때 뛰어내리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는 “알바생들이 종종 열차 뒤 롤러장치에 올라탔다가 승강장 또는 다른 지점에서 뛰어내리곤 했다. 같은 행동을 하다가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
그 순간 과거 이월드(옛 우방타워랜드, C&우방랜드)에 갔을 때 일부 직원이 열차 탑승객의 안전장치 확인을 마친 뒤 열차 뒤에 매달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돌발적 행동에 따른 사고가 아니다. 회사가 위험을 방치한 구조적 문제 탓이다.’ 이에 사고 다음날인 17일 토요일, 비번임을 무시한 채 사고 현장을 돌아보고서 직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과 문제점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전국적 취재 경쟁을 불러 일으킨 이번 이슈는 사고 경위를 담은 매일신문의 최초 단독 보도로 시작했다. ‘A씨는 출발하는 열차 맨 뒷칸에 매달려 있다가 탑승지점에 뛰어내리려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로 사측 관리부실 책임을 예상한 이월드 측은 홍보담당을 통해 “보도 내용 중 사고 경위만이라도 삭제해 달라”고 통사정했다.
보도 이후 많은 언론이 A씨의 기구 탑승 이유에 주목할 때 기자는 탑승 관행의 존재와 이유를 추정케 하는 여러 관계자의 진술을 보도했다. 근무교대 등 휴식시간이면 근무자들은 열차에 매달린 채 이른바 ‘간이 흡연실’인 기계실로 향하곤 했다는 것이다.
관행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이를 모른 채 위험을 방치했다면 사측의 관리 책임이 커진다. 여러 언론의 취재와 고용노동부, 대구시, 경찰, 소방 등 관계당국의 수사 및 조사가 이어졌다. 취재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상자 사고 상황을 재연하거나 그의 절단된 신체를 의료폐기물로 처리한다는 등 입에 담기도 민망한 [단독] 보도가 잇따랐다. 부상자와 그 가족을 인터뷰하려는 눈치싸움도 이어졌다. 매일신문과 기자는 그 같은 취재경쟁에 매몰되지 않고서 사고를 낳은 구조적 원인에 집중했다.
사고의 진상에 한걸음 일찍 다다른 상황에서, 익명을 요구한 이월드 전, 현직 관계자 10여 명의 제보가 잇따랐다. ‘직원 교육이 부실했고, 기구 조작은 전문가 없이 알바 혼자 도맡았으며, 직원 휴식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 부상자가 열차 꽁무니에 올라탄 것은 단지 그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사고 다음날, 접근이 통제된 기구 저편에서 안쪽을 넘어다보며 문제의 기계실 위치를 가늠했다. 당시 제보자는 “이랜드 그룹 계열사는 흡연 문화를 극도로 싫어해 장내 흡연실이 없다시피하다. 근무자들은 열차가 서행하는 동안 그에 매달려 기계실까지 이동하다 놀이기구 아래 기계실 앞에서 뛰어내린 뒤 담배를 피우고 근무에 복귀했다”고 털어놨다.
제보자를 통해 기자는 알바생을 감독하는 매니저가 동시에 여러 대의 놀이기구를 맡고 있어 제대로 관리하지 힘든 점, 평소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알바생이 놀이기구 조작 매뉴얼만 보고 직원도 없이 혼자 근무한 점 등 근무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며칠 후 다른 제보자가 놀이기구 현장을 더욱 상세히 안내해줬다. 근무자들이 열차에 매달렸다 뛰어내렸다는 선로 옆 점검용 발판 일부가 움푹 패어 있던 것. 덕분에 이번 사고는 오랜 기간 관행을 이어받은 직원들의 반복적 행태로 인한 것이며, 알바생 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월드 사측의 직원 입단속이 시작됐지만 가까운 취재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월드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려왔고, 1년 미만 단기 비정규직 고용을 이어갔다고 털어놨다. 놀이기구 정기점검 기관이 전국 1곳 뿐이고, 노후 놀이기구가 대부분인데도 안전설비 보강에 손 놨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놀이기구 담당부서가 사실은 소수 직원에게 일감이 몰린 ‘인사 유배지’로 전락했고 임금 체불도 잇따랐다고 낱낱이 일러줬다. 이는 부실관리로 산업재해를 불러온 이월드 탓에 발생한 사고가 아닐까 하는 의문에 느낌표를 찍어 줬다.
매일신문의 이 같은 취재 내용이 근거를 더한 보도로 이어졌다. 경찰은 수사 화살을 유병천 이월드 대표이사에게까지 겨누기 시작했다.
동시에 기자는 여전히 산재한 비정규직 산업재해가 고용주 관리소홀과 제도부실 탓이라는 지적에 힘을 실었다. 이월드가 사고 관련자에게 입단속 및 말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나, 경찰이 늑장수사로 이월드의 입단속 시간을 벌어준 점도 보도했다. 고용노동부(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가 수년 간 이월드에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점검을 제대로 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최근에는 지난 3년 간 이월드가 전, 현직 아르바이트생 2천503명(중복 포함)에게 휴가수당과 주말수당, 휴업수당, 퇴직금 등 임금 1억5천838만원을 체불한 사실을 단독 보도하면서 이월드의 부실한 노동 실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16일(금) 자 웹용(17일(토) 자 지면용) 사고발생 기사를 사고 경위까지 담아 본지가 최초 보도했다. 그 직후 연합뉴스와 뉴시스 등 통신사를 비롯한 다수 언론이 이를 받아썼다.
- 바로 다음인 19일(월) 자 기사에서 [단독]‘놀이기구 뒤 탑승은 관행, 비정규직 고용 대폭 증가, 알바들만 기구 관리’ 등 내용을 보도했다. 지역 언론인 KBS대구, TBC, 대구일보, 대구신문, KFM경기방송 ‘유쾌한시사 소영선입니다’ 등 전국 다수 언론이 사측의 관행 인지 여부 등 의혹과 경찰의 ‘관행 수사’ 여부, 비정규직 단독 놀이기구 조작 문제 등을 인용했다.
- ‘유원시설 정기점검 기관이 KTC 한 곳 뿐, 놀이기구 점검 항목 부실, 놀이기구 안전설비 보완 제도 부실’ 등 내용을 보도하면서는 2017년, 2018년 월미도 놀이기구 사고 당시 보도를 참고했다. 이후 지역 다수 언론이 이를 들어 점검 부실 의혹과 놀이공원 안전점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 [단독]‘이월드 놀이기구 72%, 20년 이상 노후’ 기사는 보도 당일과 다음날 TBC, 대구일보를 비롯한 지역 신문, 방송사 등이 인용했다.
- ‘알바 재계약 11개월 꼼수’ 기사는 취재 중 대구MBC가 하루 일찍 선행보도했으나 예정대로 보도했다.
- ‘이월드 사고 5일 째, 아직 경위 조사도 못해’ 기사로 이월드의 직원 입단속 의혹을 제기했다. TBC를 비롯한 여러 언론이 이를 인용했다.
- [단독]‘경찰, 이월드 압수수색’ 기사는 보도 직후 연합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를 비롯한 전국 다수 언론이 인용했다.
- [단독]‘이월드 산업안전법 수차례 위반... 대구고용청 봐주기식 감독 의혹’을 통해 휴게공간이 부족함에도 당국 감독이 없었음을 보도했다. 당일 저녁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실시한 산업안전법 점검 결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다수 언론이 해당 보도자료 내용과 더불어 본지가 제기한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의 징검다리 식 단속, 부실한 적발 내용 등을 인용 보도했다.
- [단독]‘이월드, 3년간 비정규직 등 1억5천여 만원 임금체불’ 기사를 중앙지와 지방지, 통신사 등 다수 언론이 인용 보도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 강효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이 가칭 이월드법 입법을 예고했다. 김용균법 통과 이후에도 빈번한 사업장 내 비정규직 근로자 산업재해를 막을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달 고용노동부와 이월드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사항을 지적할 예정이다.
- 정부와 지자체가 합동으로 전국 놀이공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놀이기구 근무자에 대한 안전교육 여부, 놀이기구 안전설비 설치 여부, 놀이기구 위험한 시설 점검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은 이번 점검을 계기로 놀이기구 관리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볼 것으로 알려졌다.
- 당초 사고 책임이나 관행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던 이월드가 두 차례에 걸친 사과문을 통해 책임과 잘못을 반성하고 안전 확보, 정규직 고용 확대, 부상 직원 보호 및 장래 보장 등을 약속했다.
- 더불어민주당은 이월드가 최근 대구시 고용친화기업에 선정된 일을 두고 “비정규직 고용을 늘린 기업은 고용친화기업이 될 수 없다”며 대구시에 이월드 선정 과정과 관련 정책 전반을 되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이월드는 대구시의 고용친화기업 인증 취소에 앞서 인증서를 자진 반납했다.
- 대구경찰청과 대구 성서경찰서는 유병천 이월드 대표와 안전관리 책임자, 사고 관련자 등 7명에게 이월드 사고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 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본지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 독자들 알 권리를 충족하면서도 자극적이거나 불필요한 단독을 남발하지 않았다.
- 일정 시점 이후로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다리 절단 등)을 배제한 채 ‘이월드 롤러코스터 사고’로 표현, 부상자와 그 가족의 상처를 보듬고자 노력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