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불법과 합법의 경계엔… ‘밤의 대통령’
지난해 5월 사무실로 익명의 제보 문건이 도착했습니다. ‘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A씨와 ‘성매매 자폭단’이라는 조직이 전국 성매매 업소, 유흥주점 등을 장악해 각종 부당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이들은 대중 앞에선 유흥업소의 불법행위 등을 무작위로 신고하고, 뒤에선 불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상납금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합법의 영역에서 불법을 저지르기 때문에 조직폭력배도 이들에게 협조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미투운동과 성매매 근절 집회를 여는 시민단체이면서도 오히려 유흥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를 연계해주며 온라인에서도 그 세력을 넓히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
검은 조끼를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성매매 근절’을 외치는 수십 명의 젊은 남성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거리의 쓰레기를 줍고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집회를 엽니다. 바로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이하 여청단)’입니다. 성매매 산업에서 착취당하는 여성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밤이 되면 이들은 일명 ‘자폭단’이 됩니다. 서너 명이 한 팀이 돼 움직입니다. ‘작업조’가 유흥업소에 들어가 성매매를 유도하면, 업소 근처에 있던 ‘대기조’가 “성매매 현장을 잡았다”며 경찰에 ‘자폭신고’를 합니다. 일반 술집이어도 성매매가 의심된다며 허위 신고합니다. 이런 신고로 경찰이 반복해서 다녀가면 손님의 발길이 끊기고 결국 업소는 문을 닫습니다.
신고를 받지 않을 방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여청단 전 대표이자 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A씨’에게 매달 상납하면 됩니다. 실제 많은 업소들은 A씨에게 매달 수십만 원, 명절마다 상품권 혹은 명품을 바치며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선 자폭단이지만, 온라인에선 ‘광고 브로커’입니다. A씨는 성매매 업주들을 성매매 사이트로 유입시키고 광고를 게재하게 합니다. 그 대가로 사이트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며 ‘성매매 카르텔’을 형성했습니다.
심지어 여청단은 경기도 정식 비영리민간단체로 활동했습니다. 모두가 여청단이 미투운동을 지지하며 불법 유흥업소를 퇴치해주는 의열단이라 여기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용기내 이어온 미투운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 성매매 카르텔을 형성하는 여청단의 실체를 알리고자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편견과의 싸움… 불법 대 불법이 아닌 성매매 산업을 확장시키는 ‘신종 범죄’
취재과정에서 늘 따라다녔던 고민은 이 사건이 불법 대 불법의 구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유흥계 종사자였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중엔 합법적인 술집 업주들도 있지만 ‘밤문화’라는 편견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도해봤자 같은 부류끼리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거라는 생각밖엔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청단의 이중생활은 불법의 허점을 이용해 성매매 산업을 확장시키는 신종 범죄였습니다. 자신들에게 상납하는 업소는 신고하지 않고, 불응하는 업소는 문을 닫을 때까지 신고해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듭니다. 경쟁업체가 사라져 수익이 올라간 상납업소는 자연스레 여청단과 공생하게 됩니다. 여청단은 손쉽게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실제 A씨의 특혜를 받은 업소는 경기남부지역에서 가장 큰 성매매 오피스텔을 운영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온라인으로까지 확장되며 성매매 카르텔을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성매매 산업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청단은 자신들을 따르는 업소를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사이트에 광고하게 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여청단의 불법신고가 늘어날수록 온라인에서의 영향력도 커지는 셈입니다.
이번 사건은 불법과 불법의 대립이 아닌 불법의 허점을 이용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거대한 성매매 카르텔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성단체라는 가면 뒤에 숨었습니다. 결국 수많은 피해여성이 어렵게 구축한 미투운동의 본질이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첫 보도까지 취재 기간만 6개월…선정 보도는 자제
이 사건은 수사기관조차 인지하지 못한 불법영역이었기 때문에 소문과 진실을 구분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해 5월 제보를 받은 뒤, 같은 해 11월 13일 첫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자료 수집, 사실 확인, 수사기관 협조 등 준비기간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다양한 취재원을 만나며 진위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보도 과정에서는 선정적인 내용을 최소한으로 했습니다. ‘유흥가의 뒷얘기’ 정도로 비춰져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A씨가 한 여성을 성폭행한 내용은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피해여성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습니다. 취재진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피해여성을 성폭력 상담센터와 연계시키고 심리치료를 지원했습니다.
수사기관과 공조
신종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선 수사기관과의 협조가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제보 내용을 ‘뜬소문’으로 치부했습니다. ‘그쪽 바닥’에선 으레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취재진은 수사기관을 불신하는 취재원과, 소문의 진위를 의심하는 수사당국 사이를 조율하고 지원했습니다. 수사가 진행되며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고, 경찰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담팀’을 꾸렸습니다. 이어 여청단 간부를 하나 둘 구속하며 성과를 보였고, 취재진은 여청단의 존재를 수면 위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여청단 전 단장인 A씨가 여청단 이전에 만든 초기모델을 조사하고자 과거 유사한 사례로 처벌받은 재판기록 등도 살폈습니다. 또 검찰 측으로부터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수사가 진행되려면 어떤 증거가 더 필요한지, 보도에 앞서 어떤 사실관계를 더 파악하고 보강해야 하는지 조언을 들었습니다.
불안한 피해자들… 취재진도 협박
본보 취재가 지속되자 여청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개설하고 피해자와 취재진을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방송을 통해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가족사진을 무단으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취재진의 실명도 거론하며 비난했고, 미행도 강행했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들은 공통적으로 ‘제보를 하고 싶지만 여청단이 취재진을 미행하고 있어 직접 만나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계없이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자료 별도 첨부
2016년 충청지역 일간지인 중도일보에서 여청단의 초기 모델 활동 상황을 두 차례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만, 사건을 심층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유흥가 상황을 전달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주였습니다.
자폭단이 ‘여청단’이라는 공식성을 갖추고, 성매매 업주들을 상대로 벌인 활동을 심층 취재, 경찰과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의지를 이끌어낸 보도는 본보가 최초입니다.
연합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 KBS·MBC·SBS 등 방송사, 중앙일보·경향신문·한겨레 등 일간지, 경기신문·경기일보·경인일보·기호일보 등 지역일간지와 다수의 매체가 인용 혹은 후속보도를 했습니다.
특히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팀은 본보 보도 이후 여청단 및 A씨를 주제로 한 방송을 2019년 2월 9일(‘밤의 대통령’과 검은 마스크-공익단체인가 범죄조직인가?), 4월 6일(검은 유착, 성매매 카르텔-‘여청단’과 ‘대동단결’) 두 차례 연이어 방영했습니다. 취재진은 해당 방송에 모두 출연해 보도 경위 및 사건 개요를 설명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여청단 창립자이자 전 단장 A씨 징역형
각종 불법 혐의를 받던 A씨에게 결국 징역형이 내려졌습니다. 본보 보도가 밑바닥 소문만을 갖고 의혹을 제기한다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A씨의 각종 불법 혐의를 확인해 구속기소했고, 기록을 검토한 법원은 A씨의 혐의 대부분이 인정된다며 징역 3년6월을 선고했습니다.
본보가 여청단 취재에 나선 지 1년4개월 만입니다. A씨가 구속된 이후 수사기관은 취재진에 고맙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묻힐 수 있는 불법사항이 본보 취재를 통해 공론화됐고 결국 처벌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사이트 운영자 적발… 현직 경찰 유착도 드러나
여청단의 자금줄을 쫓던 경찰이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사이트 ‘밤의 전쟁’의 운영자를 붙잡았습니다. 밤의 전쟁은 회원 수만 7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사이트입니다. 경찰은 본보의 ‘여청단과 밤의 전쟁의 커넥션’ 의혹 보도 이후 이들을 쫓던 과정에서 여청단과 밤의 전쟁의 공생관계를 포착했다고 공식 밝혔습니다. 이들이 부당하게 벌어들인 범죄수익금도 쫓고 있습니다.
또 경찰은 해당 사이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이트 운영자에게 수배 여부 등을 알려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현직 경찰도 적발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아직 해외도피 중인 또다른 성매매 사이트 운영자도 쫓고 있습니다.
경기도, 여청단 비영리민간단체 말소
경기도는 여청단의 비영리민간단체 자격을 말소했습니다. 경기도는 본보 보도 이후 여청단의 공익성 위반여부를 검토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는 여청단이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 했음에도 등록된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 각종 불법을 저질렀다는 수사기관의 결과를 토대로 여청단이 공익성에 위배되는 활동을 했다며 비영리단체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경기도는 앞으로 공익성을 위배하거나 법을 지키지 않는 단체는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투 운동 변질시키는 데 분노…여성단체 움직임
여성단체도 본보 취재에 발맞춰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미투(나도 고발한다)운동'이었습니다. 본보 보도 이후 연락을 취해온 여성단체들은 여성착취를 통한 산업화로 돈을 버는 남성들이 비영리조직의 탈을 쓰고 새로운 성매매 산업을 구축하는 데 분노했습니다. 여성단체는 유사한 사례를 추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수년간 떠돌던 소문을 바닥부터 파헤쳐 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냈다”
미투운동의 취지를 변질시키는 여청단의 실체를 쫓고, 수사당국과 협조해 결국 신종 범죄를 밝혀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합니다. 본보는 1년이 넘는 긴 취재기간 동안 취재원 보호를 1순위로 뒀습니다. 언론으로서 더 빠르고, 더 눈에 띄는 보도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완급조절을 해가며 끈질기게 추적했습니다. 취재당사자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버텨온 용기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불법 성매매 업자 대 불법을 이용해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범죄자’ 구도가 아닙니다. 불법의 허점을 이용해 새로운 성매매 산업을 확장시키는 신종 범죄이자, 많은 피해 여성이 어렵게 국내에 싹 틔운 미투운동을 이용하고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본보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여러 의혹을 계속 추적 중입니다.
한편, 이번 보도에 있어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에 대해 외부 지원은 없었으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비롯한 어떠한 소송도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49회)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 ‘여청단’ / 중…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 ‘여청단’
정성욱 중부일보 사회부 기자
지난해 5월 익명의 제보 문건을 받았습니다.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의 실체를 고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성단체를 표방하는 이들은 대중 앞에선 성매매 업소의 불법행위를 신고하고, 뒤에선 불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상납금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상납하는 업소를 성매매알선 사이트에 유입시키며 온라인으로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과 주변에 알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쪽 세계가 원래 지저분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개인이 불법업소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여청단처럼 지자체에 시민단체로 등록해 공익성을 갖추고, 미투 운동과 성매매근절 집회를 열며 대중들의 눈을 속이는 치밀함까지 보인 조직은 없었습니다.
편견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여성단체의 탈을 쓰고 ‘성매매 카르텔’을 형성한 신종 범죄가 단순한 ‘유흥가 뒷얘기’로 비쳐선 안됐습니다. 6개월간 동료 기자와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거리를 뒤지며 정보를 모았습니다. 수사기관을 불신하는 취재원과 소문의 진위를 의심하는 수사당국 사이를 조율하고 지원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성매매 카르텔의 핵심인 여청단 전 대표를 각종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여청단의 비호를 받으며 경기남부지역 최대 규모로 성매매 오피스텔을 운영하던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여청단이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인 ‘밤의 전쟁’에 성매매 업주들을 가입시키고 운영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취재가 계속되자 위협과 협박도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취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여청단과의 유착 의혹을 끊어낸 수사당국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처럼 살펴주신 최윤정 사장과 중부일보 동료에게 감사드립니다. 취재에 전념할 수 있게 버팀목이 돼주고 힘을 실어준 천의현 부장,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으로 길고 고된 취재를 함께해온 신경민 기자와 영광을 나눕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퇴사해 수상은 같이 못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나아갔던 그에게 공을 돌립니다. 제가 아는 가장 용기 있고 정의로운 기자였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