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오마이뉴스는 2년 전 이탄희 당시 판사(현 변호사)의 용기에서 촉발된 사법농단 사태를 쉬지 않고 기록해왔습니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법관들의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마이뉴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른바 '사법개혁'을 위한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사법농단 사태의 원인을 구조적·심층적으로 점검하고 해외 사례를 통해 사법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게 기획의 목표였습니다.
기획 준비는 지난 4월 시작했습니다. 이탄희 변호사,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 학원 교수,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만나 기획 전반에 대한 자문을 구했습니다.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김선택 교수는 "양승태가 문제인 것 같나요? 이게 착각이고 무서운 겁니다. 이대로 두면 우리는 또 당할 겁니다. 법관을 법정에 세우는 것으로 끝나며 안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문을 준 다른 이들 또한 '구조'의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기획을 통해 우리의 법원 구조를 분석하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개혁 방향을 제시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비교 국가는 대륙법 체제의 뿌리로 평가되는 독일로 정했습니다.
기획 준비를 통해 오마이뉴스는 총 세 가지 기조를 세웠습니다. ▲ 사법농단의 속성은 무엇인가 ▲ 선진 사법 시스템의 핵심 기조는 무엇인가 ▲ 단순한 선진 제도의 차용이 아닌 우리에게 맞는 제도는 무엇인가 등이 그것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4~6월초까지 기획 준비를 마무리한 오마이뉴스는 6월 22일 독일로 떠났습니다. 8박 10일 동안 프랑크푸르트-베를린-뮌스터-카를스루에-튀빙겐-프랑크푸르트, 약 1700km를 이동하며 독일의 법원 시스템을 중심으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현지에서 만난 취재원은 아래와 같습니다.
▲ 피오트르 말라쵸브스키(Piotr Malachowski) 독일 연방법무부 언론담당 ▲ 라파엘 네프(Raphael Neef) 판사, 베를린주대법원 형사부 언론담당 ▲ 프리데리케 나이케(Friederike Neike) 베를린주법무부 제4부(법 심리) 부대표 ▲ 디르크 쿠퍼나겔(Dirk Kupfernagel) 베를린주법무부 제1부(인사 및 공무법) 대표 ▲ 마틴 그로쓰(Martin Groß) 베를린주법무부 제4부(법 심리) 대표 ▲ 파비안 비트렉(Fabian Wittreck) 뮌스터대학 법대 교수 ▲ 베른트 하인리히(Bernd Heinrich) 튀빙겐대학 법대 교수
해외취재의 경우 현지 대사관 혹은 여행사를 통해 취재원 접촉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의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좀 더 안정적으로 취재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지만, 다소 경직되거나 뻔한 취재원을 만날 수 있다는 단점도 갖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우리의 시스템에 편견이 없으면서 독일 제도를 좀 더 소상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취재원을 원했고 그래서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취재원 접촉에 나섰습니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의 특성을 반영해 연방법무부와 연방법원, 주법무부와 주법원은 꼭 들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중 연방법원을 제외한 세 곳에서 공직자(판사, 일반 직원 등)를 직접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연방법원의 경우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판사가 직접 나와 내부 견학을 안내해, 인터뷰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 2인 또한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파비안 교수는 '교수자격 취득과정(Habilitation) 논문'을 사법행정을 주제로 썼고(<Die Verwaltung der Dritten Gewalt>), 베른트 교수는 법왜곡죄 등 공직자 처벌 및 징계와 관련해 연구를 진행했던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두 교수와 한국에서 미리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 두 교수는 오마이뉴스의 취재 취지에 공감해 인터뷰를 허락했습니다.
기획의 7개 기사 중 익명 취재원의 말은 1~2차례 등장하고 나머지는 모두 실명 보도했습니다. 익명의 취재원은 현직 판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독일 현지 취재 전후로 5명의 현직 법관을 만나거나 오프라인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법원 구조에 비판적인 이들은 물론이고, 다소 보수적인 고위 판사도 만났습니다. 이들은 평소 기자와 친분이 있던 판사들이 아니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약 10명의 판사와 접촉해 그 중 일부만 만날 수 있었고, 판사들은 사심과 편견 없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애초 이들을 만났을 땐 이들의 의견을 직접 인용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현직 법관들의 생각을 종합해 기자의 언어로 보도하고자 했고 실제로 이 계획대로 기사가 작성됐습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직접 인용이 필요한 경우가 생겼고, 현직 법관의 신변 보호를 위해 1~2차례 익명 취재원의 말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6월 22일에서 6월 30일까지 취재를 마친 오마이뉴스는 귀국 후에도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세 가지 취재 기조 중 하나였던 '단순한 선진 제도의 차용이 아닌 우리에게 맞는 제도는 무엇인가'를 위해서라도 독일에서 취재한 내용을 한국에서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취재 및 기사 작성 시간이 다소 길어졌습니다. 보도는 8월 21일부터 9월 1일(최종 수정 시점)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1화에선 사법농단의 속성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엘리트 법관들이 왜 사법농단이란 일에 가담했는지,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개념을 차용해 설명했습니다. 2화에선 독일 사법 시스템의 키워드를 '견제와 균형'으로 분석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선진 제도가 아닌 구조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3화에선 베를린주법무부, 연방법무부에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일 법관의 인사제도에 대해 심층 분석했습니다.
4화에선 파비안 교수 인터뷰 기사를 통해 판사 감독과 관련된 독일 시스템을 보도했고, 5화에선 이종수 교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법관 인사제도에 대해 심층 분석했습니다. 6화에선 독일 제도인 직무법원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고, 7화에선 이탄희 변호사 인터뷰를 통해 이번 기획의 전반적 취지에 대해 다시 설명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법농단 사태 후 검찰수사 및 재판과정에 대한 릴레이식 보도는 많았으나, 사태의 속성과 향후 구조 개혁을 보도한 기획은 오마이뉴스가 선구적이었습니다. 특히 해외 취재를 통한 비교적 연구 및 보도는 유일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기획은 사법농단을 단순히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의 문제로만 여기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법원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는 사법농단 이후 진행될 논의의 틀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법원은 현재도 법원 구조 개혁을 위해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은 특히 법조계 종사자들로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던 현직 법관들은 보도 후 '핵심을 잘 짚은 기사', '구조적 문제를 잘 지적한 기사', '법원 내에서 반응이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들은 이전에 기자와 친분이 없었던 법관들이기 때문에 인터뷰 당시에도 이번 기획과 관련해 우려가 많았습니다. 사심 없이 인터뷰에 임했던 그들은 보도 후에도 사심을 갖지 않고 기획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내릴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들 뿐만 아니라 기획 보도 후 만난 법관, 검사, 변호사들도 "서초산성"을 언급하며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공개적으로 이번 기획을 호평한 현직 법관도 있었습니다.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7개 기사를 모두 공유하며 "훌륭한 기획이었어요"라고 평가했습니다. 류 판사의 발언 일부를 소개합니다. 류 판사의 공개글에 많은 이들이 공유 및 댓글로 화답했습니다.
"진짜 너무, 심각하게, 훌륭한 기획이었어요. 언론들은 물론이요, 법조인들도 이 정도 퀄러티의 문제의식과 성실함 가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말 감탄만 나오는 기획기사 제3탄! 이 시리즈 제발 읽으세요. 2번 읽으세요. 100번 읽으세요."
"사법개혁 하잘 때마다 판사들이 사법부독립을 근거로 개혁에 소극적이 되는데, 그 사법부독립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사실은 도그마에 불과한 것 아닌지, 진짜 재판이 독립되기 위해선 견제와 균형이 촘촘히 잡혀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
"아 진짜. 하나같이 중요해서 발췌를 못하겠잖아! 그냥 전문 다 읽어봐 주세요."
"법관은 누가 감독할 것인가. 중요한 문제죠. 사법독립 나아가 법관독립만을 강조하다 보면, 법관이 '제멋대로' 재판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할 가치인가? 법관이 '제대로' 재판하는지 여부는 오롯이 법관의 양심과 항소심/상고심의 판단에 의해서만 좌우돼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사엔 이전에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이 많이 담겼습니다. 사법농단의 속성을 '악의 평범성'의 개념으로 설명한 점과 '사법부 독립'이란 말이 지닌 허상에 대해 지적한 것은 기존 대한민국 법조 체제에선 하지 않았던, 혹은 할 수 없었던 이야기였습니다. 독일의 법관 인사시스템에 대한 단편적 소개는 이전에도 존재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소개한, 특히 한국 상황에 맞춰 실현 가능성을 검토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독일의 직무법원 제도는 이전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하지만 한국 상황에는 꽤 잘 맞을 수 있는 제도로 이를 소개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기획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소속사에선 이번 기획을 위해 특별면 페이지 제작을 결정했습니다. 기획을 진행한 취재팀과 디자인팀, 방송팀의 협업으로 특별면 및 프롤로그 동영상을 독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omn.kr/1k9gl
6. 기타 고려사항
이번 기획은 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9회 전체 총평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폭발력이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도 범인 검거에 실패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경찰이 지난 7월 DNA 증거를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사실을 취재팀이 단독 보도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경찰이 이 보도 이후 다시 수사본부를 꾸려 집중조사에 착수하고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 등 장기 미제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점, 범인 이춘재의 얼굴만 공개하고 다른 관련 인물들의 인권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원들을 적극 관리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좋은 작품이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한발 앞서 보도한 특종이며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언급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이주인구가 242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취재팀이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국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 아동 등이 겪는 인권침해와 차별, 범죄피해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외 데이터분석을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숨진 네팔 국적 노동자 143명 가운데 43명이 자살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뒤 네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까지 벌이고, 해외 언론과 협업해 국내 이주노동 실태를 현지에 적극 알린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을 단순히 제기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이민자 컨트롤타워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실현 가능한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탐사보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네팔 노동자들이 다른 동남아국가 이주노동자들보다 왜 자살비율이 높은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분에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이 상을 받았다. 지역 언론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1년 넘게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신종 불법성매매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도 비영리단체인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이 대중 앞에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불법유흥업소 퇴치에 앞장서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묵인해준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상납을 받고 심지어 업소와 성매매 알선사이트까지 연계해주는 비리행태를 보도해 검경 수사를 이끌어내고 주범을 징역형까지 선고받게 한 것은 수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보도 이후 여청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취재팀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온 취재팀의 용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선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경찰과 보험사, 공제조합에서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처리한 교통사고 전체 통합데이터와 전국 255개 경찰서의 월별 음주운전 단속 현황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1호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잠시 줄다가 올 3월부터 늘어나 불과 두달 만에 연말 수준으로 급증한 점, 가해자는 죽지 않고 피해자만 숨지는 음주운전사건을 ‘음주살인’으로 명명해 고의성과 위험성을 알린 점, 별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지역들의 인구 성비와 면적비율 등 상관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