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코로나19가 사회를 뒤흔들자 혐오가 깨어났습니다. 다문화, 세계시민,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숨죽이고 있던 혐오는 위기를 맞아 제노포비아란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수없이 외쳐온 다문화가치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은 ‘외국인 주민 200만명 시대’에 잠복해있던 인종주의의 증식을 막기 위해 그 실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외국인의 개별적인 사연 전달을 넘어 2020년 대한민국 인종차별 실태를 전체적으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말하자면, 병소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종합검진을 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과 정보공개 청구, 설문조사 등 다양한 취재기법을 동원했습니다. 2개월에 걸친 취재 결과를 5회 연재기사 ‘한국형 외국인 혐오 보고서’로 정리했습니다.
<1회>
취재팀은 우리 사회가 서양의 인종주의를 학습하며 우리만의 인종차별을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백인을 맨 위에, 흑인을 아래에 두고 한국인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을 거란 가정으로 만들어진 한국형 버전입니다.
이를 정량화하기 위해 온라인 뉴스 댓글을 분석했습니다.
최근 5년간 양대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외국인 관련 뉴스 가운데 중국인, 일본인, 미국인 등 6개 집단의 범죄(폭력․절도․성범죄) 기사 532건에 달린 댓글 2만6980건을 전수조사했습니다.
빅데이터는 한국형 외국인 혐오를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비슷한 성범죄임에도 미국인 가해 기사에서 여론은 여성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고 갔고, 중국인 가해 기사에서는 ‘중국인 추방’을 주장했습니다. 중국과 동남아 범죄는 곧장 그 나라에 대한 반감․혐오로 이어진 반면, 미국과 주한미군 범죄는 개인의 일탈 내지는 우리 제도․협정의 문제로 귀결됐습니다. 미국인 기사 1건에 16개의 부정어가 달릴 동안 조선족 기사 1건에는 167개의 부정어가 쏟아졌습니다.
취재팀은 누가, 왜 외국인을 혐오하는지 좀 더 들여다보기 위해 이번에는 댓글 ID를 추적했습니다. 정제되고 순화된 답변이 대부분인 대면 인터뷰의 한계를 넘어 외국인 혐오의 민낯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위해 극심한 혐오를 드러낸 ID 7개를 선정해 이들이 과거 5년 동안 남긴 1만1900여개의 댓글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인종, 국적별 계층화된 혐오가 나타났으며, 외국인에 머물지 않고 여성, 지역, 젠더와 결합해 더 큰 혐오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회>
외국인 차별이 증폭되는 의외의 장소는 부동산입니다. 학군, 집값에 유난히 민감한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이고 이중적인 시선은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의 악재와 호재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한 동네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서도 수억 원씩 차이가 났고, 잘나가는 재개발 지역을 두고서는 ‘조품아’(조선족을 품은 아파트라는 뜻의 비아냥)라며 깎아내렸습니다. 반면 선진국 출신 외국인이 있는 동네는 더욱 선호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점도 파악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 297만 건에서도 지역 이미지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조선족이 많이 사는 가리봉동은 관련 글 10개 중 1개가 혐오로 이어졌는데, 이태원에서는 그 빈도가 10분의 1로 줄고, 프랑스인 마을이 형성된 서래마을은 또다시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문제는 지자체가 지역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쪽은 뉴타운 사업이 끝내 좌초되기까지 10년 넘게 방치돼 온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프랑스 이미지를 지역 이미지 메이킹에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에 추가로 온라인에서는 혐오가 돈벌이가 된 현상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5회>
1~2회가 ‘우리가 바라본 그들’ 이야기였다면, 3회에서는 ‘그들이 본 우리’를 알아봤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2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10명 중 7명이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으며, 피부색에 따라 차별한다는 응답을 얻었습니다. 동남아 국가가 가장 많은 차별을 받는다고 꼽았고, 중동국가와 중국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백인의 60%가 ‘한국인이 친절하다’고 답한 반면, 아시아계는 37%만 그렇다고 느꼈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사회적 거리가 멀 때 나타나기 쉽습니다. 10~20대는 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받고, 대학 캠퍼스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세대입니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외국인 혐오는 상당할 정도로 퍼져있었습니다.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 아시아계 유학생이 자신들과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출구 없는 경쟁에 내몰린 현실에서 외국인을 ‘한국 시스템에 무임승차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4회)
취재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 부재도 지적했습니다.(3, 5회) 매년 수십건의 인종차별 사건이 인권위에 접수되지만 권리구제는 20% 수준에 그쳤습니다. 어느 국가기관도 ‘인종차별’의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않고 있으며, 인권위 결정은 권고 수준이어서 포괄적 수준의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해당 보도 이후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향후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신장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정책과제를 발굴해 권고하고, 정부 등 국가기관에 의한 권고수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차별금지법이 임기 내에 제정되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팀의 연재기사에 도움을 준 학계,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기사에서 전부 실명으로 언급했습니다. 다만 신원 노출을 꺼리는 외국인과 부동산업계 및 은행업계 관계자, 대학생들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취재팀은 관련 전문가 및 외국인 지원 단체 등 취재를 위해 충청남도 논산시와 경기도 동두천시, 서울 구로구 등을 발로 뛰었습니다. 취재팀은 기사에 언급된 그 어떤 취재원과도 특별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지 않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취재팀의 보도는 타 보도를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4월1일자 보도)에서 혐오발언 등 차별과 인권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실태조사를 착수해 하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팀은 해당 연재기사 취재 과정 및 보도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 보도는 외부 단체의 지원 없이 세계일보 차원에서 기획 및 취재를 통해 기사화한 것입니다. 반론 보도 요청 등은 일절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5회 전체 총평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보도가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1년 6개월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에 나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추적단 불꽃이 보도한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심각한 사회 병폐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며 가장 끈질기게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후보작은 아니었지만, 최초 보도로 기성언론에 경각심을 심어 준 추적단 불꽃의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도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 못지않은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사회 이슈화하면서 새로운 언론 전형을 보여줘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의 <조세정의 시리즈> 보도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탈세자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시리즈별로 다시 재취재해 탈세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이었다. 조세 포탈과 관련해 3만8000여 고액체납자 명단을 수집해 분석하고 체납을 넘어서, 계획하고 공모해 과세 당국을 속이고 세금을 내지 않은 조세 포탈범의 실상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판결문까지 직접 입수해 세밀하게 이를 보여주면서 자칫 뻔한 메시지로 흐리기 쉬운 조세 포탈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도서벽지학교의 현실과 아픔을 제대로 지적했다.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도서벽지학교의 문제를 추적 보도하면서 이슈를 이끌어냈으며 임대아파트를 둘러싸고 기존 언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국회감시 프로젝트K ‘의원과 법’> 보도가 선정됐다. 국회와 관련해서는 입법 이슈가 항상 언론의 주된 소재 거리다. 무조건 법안을 많이 제출하고 통과 건수가 많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한다는 선입관을 무너뜨렸으며 입법과 법안 처리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에서 응모한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보도였지만 전국에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가 집단으로 거주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구시가 특정 아파트 전체를 격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었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주민과 대구시를 대상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 탐사보도 못지않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전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 김지혜> 보도가 선정됐다. 지역 신문에서는 지역 기반의 뉴스와 탐사보도가 심심치 않게 후보로 올라오는데 국제신문 수상작은 방대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청년의 과거와 현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언론은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말한다. 사회 현안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본이다. 사회의 밝은 면 못지않게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해법 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본령이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보여 준 출품작 모두를 수상 무대에 세우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