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토요일인 3월 28일 오전, 김포시청 페이스북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는 공지글이 게시됐습니다. 독일과 영국을 거쳐 입국한 서울 소재 발레학원 강사 A씨가 김포시 하성면에 머물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인일보는 이곳에 A씨와 동거 중이던 수강생 3명이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라는 사실을 포함해 이날 오전 11시 27분께 인터넷판에 ‘김포 9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속보를 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지역 인터넷커뮤니티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강사의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인천 부평구인데 왜 김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느냐는 비판이었습니다. 김포에서도 가장 안쪽인 접경지인 하성면에서 무슨 연유로 수강생들과 동거 중이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김포시청 페이스북 첫 발표상에는 ‘동거’라는 표현이 사용됐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해 신규 확진 보도에 둔감해지던 시기였으나 부실한 속보를 보충할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휴일이라 기관 출입이 불가능해 시청 관계자들과 접촉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관계자가 “김포시민들이 아닌데 김포에 와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다소 아쉽지만,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 굉장히 노력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수강생 중 한 명이 김포시 거주자라는 것도 귀띔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김포 거주 수강생 친척과 연락이 닿았고, 이들이 예술학교 입시를 위해 부득이하게 유럽에 갔었다는 것, 유럽에서부터 철저한 자가격리 계획을 세워 일부러 외딴 빈집으로 공동 자가격리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친척이 전해주는 말로는 부족해 수강생 부모와의 연결을 부탁, 김포 거주 수강생 B양의 어머니를 자세하게 취재한 뒤 일행이 자가격리 중인 전원주택 단지를 방문해 주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으로 취재를 마쳤습니다.
이 무렵 자가격리 모범사례가 없지 않았던 터라 이 같은 우수사례가 독자들에게 좀 더 쉽게 읽히고 전파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사를 스토리텔링식으로 구성해 보도했습니다. 많은 후일담을 들었으나 사실관계 시비 등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은 제외했습니다.
같은 날 저녁 8시 14분께 ‘접촉자 0...유럽서 입국한 김포확진자 일행 첩보작전 방불 자가격리’라는 제목으로 보도했고, 그 즉시 김포지역 인터넷커뮤니티는 물론 ‘82COOK’, ‘소울드레서’, ‘보배드림’, ‘클리앙’, ‘인스티즈’, ‘뽐뿌’, ‘MLBPARK’, ‘루리웹’, ‘오늘의 유머’ 등 국내 대형 인터넷커뮤니티에 기사링크가 걸리며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전국의 맘카페 수십곳에도 링크가 걸렸습니다.
보도 다음날인 29일 저녁 8시께에는 엠빅뉴스를 통해 재확대됐습니다. ‘경인일보에 따르면’이라는 자막을 넣어 제작한 이 영상물은 유튜브채널에서 조횟수가 120만회를 넘겼습니다. 해당 영상물은 자신들의 동의 없이 영상물을 제작했다는 B양 가족 요청으로 다음날 삭제됐습니다.
경인일보의 모범사례 기사는 주말 인터넷판을 이용한 단 한 번의 보도였으나 경인일보의 최근 3년간 페이지뷰 5위에 랭크되고 인접 지자체장인 장덕천 부천시장, 서형욱 축구캐스터 등 저명인사들이 트위터에 소개하는 등 강남 모녀의 제주도 여행과 비교되며 사회적인 관심이 컸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해 강사의 성별, 수강생 3명의 학년을 제외하고 전부 익명 처리했습니다. 강사 A씨의 아버지와 B양의 어머니 등 자가격리에 도움을 준 가족들도 혹시 모를 파장을 우려해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제보가 아닌 탐문으로 취재가 이뤄졌기에 취재원과 특별한 관계는 없었으며, 모든 취재를 직접 진행했습니다.
보도 이후 서울 강남지역 인터넷커뮤니티에서 이들이 다니는 학원과 강사가 특정된 글들이 올라오자 29일 밤 B양 가족들은 기사를 내려 달라는 요청을 해왔습니다. 이에 보도링크가 너무 많이 확산돼 기사를 내릴 경우 언론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는 점, 학원과 강사가 특정된 글 대부분이 칭찬 목적인 점을 가족들에게 설득해 기사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최초 보도 이틀 뒤인 30일 오후 2시 30분께 연합뉴스는 ‘유럽 다녀온 발레 강사의 모범적 자가격리...제자 3명은 음성’이라는 제목으로 똑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같은 날 JTBC ‘전용우의 뉴스ON’, 매일신문, 국민일보, MBN, 서울신문도 보도했습니다. 인사이트는 경인일보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31일에는 YTN 뉴스, 이데일리에서 보도하고 4월 2일에는 연합뉴스 유튜브, 4월 7일에는 KBS광주 유튜브에서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이들의 확진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김포지역 인터넷커뮤니티에서 비판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인일보의 보도가 퍼지면서 ‘욕했던 것을 반성한다’, ‘오해했다’ 는 등의 댓글이 줄을 잇는 등 여론이 바뀌었습니다.
당시에는 해외 거주자들의 입국이 막 시작되던 상황이었는데, 코로나 대응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고국의 도움을 받으려 어렵게 입국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경인일보 보도는 그런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수그러드는 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네이버카페 ‘미국 버지니아맘 모여라’ 등 다수의 해외 교민 커뮤니티에서도 모범사례로 전파돼 입국 예정자들의 경각심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음을 확인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이후 반론신청 또는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5회 전체 총평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보도가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1년 6개월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에 나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추적단 불꽃이 보도한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심각한 사회 병폐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며 가장 끈질기게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후보작은 아니었지만, 최초 보도로 기성언론에 경각심을 심어 준 추적단 불꽃의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도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 못지않은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사회 이슈화하면서 새로운 언론 전형을 보여줘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의 <조세정의 시리즈> 보도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탈세자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시리즈별로 다시 재취재해 탈세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이었다. 조세 포탈과 관련해 3만8000여 고액체납자 명단을 수집해 분석하고 체납을 넘어서, 계획하고 공모해 과세 당국을 속이고 세금을 내지 않은 조세 포탈범의 실상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판결문까지 직접 입수해 세밀하게 이를 보여주면서 자칫 뻔한 메시지로 흐리기 쉬운 조세 포탈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도서벽지학교의 현실과 아픔을 제대로 지적했다.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도서벽지학교의 문제를 추적 보도하면서 이슈를 이끌어냈으며 임대아파트를 둘러싸고 기존 언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국회감시 프로젝트K ‘의원과 법’> 보도가 선정됐다. 국회와 관련해서는 입법 이슈가 항상 언론의 주된 소재 거리다. 무조건 법안을 많이 제출하고 통과 건수가 많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한다는 선입관을 무너뜨렸으며 입법과 법안 처리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에서 응모한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보도였지만 전국에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가 집단으로 거주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구시가 특정 아파트 전체를 격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었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주민과 대구시를 대상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 탐사보도 못지않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전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 김지혜> 보도가 선정됐다. 지역 신문에서는 지역 기반의 뉴스와 탐사보도가 심심치 않게 후보로 올라오는데 국제신문 수상작은 방대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청년의 과거와 현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언론은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말한다. 사회 현안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본이다. 사회의 밝은 면 못지않게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해법 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본령이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보여 준 출품작 모두를 수상 무대에 세우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