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겨레 사건팀 김완, 오연서 기자는 언론사 가운데 텔레그램 엔(n)번방 성착취 사건을 처음 고발하고, 심층 기획으로 이 사건을 집중 해부한 최초의 기자들입니다. 이들의 첫 고발 보도 이후 넉달이 지난 3월16일 경찰이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의 핵심 피의자로 두 기자가 지목했던 ‘박사’ 조주빈(24)씨를 검거했습니다. 이후 모든 언론들이 두 기자의 지난해 11월 기획 보도를 참고하는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두 기자가 만든 내부고발자의 가명까지 다른 언론에서 줄줄이 그대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두 기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3월24일치 ‘n번방 피해자의 호소’를 시작으로, 3월25일치 1면과 3면에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협업한 암호화폐 계좌 포착 기사를 썼습니다. 이후 3월26일치 1면에는 조씨에게 최근까지 피해를 당한 새로운 피해자를 발굴해 ‘조주빈의 성착취, 체포 한달전에도 계속됐다’ 기사를 보도했고, 같은날 3면에는 박사 등이 심판대에 서기까지 ‘성착취물 추적한 여성들이 있었다’는 기획기사를 통해 여성계의 오랜 노력을 조명해 누리꾼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3월27일치 1면에는 ‘n번방 운영자들, 연합방 만들어 수사회피 모의’라는 단독 보도를 통해 경찰의 추가 수사를 이끌어냈고, 같은 날 4면에서 도피중인 핵심 피의자 ‘갓갓’의 최근 행적을 고발하는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3월28일치 토요판에는 두 기자의 생생한 취재기가 커버스토리(정은주 기자 작성)로 실렸고, 3월30일 8면에는 신상털이로 세력 다툼을 하던 엔번방 회원들이 경찰 수사가 좁혀오자 돌연 태도를 바꿔 ‘자경단’ 행세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고발 보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3월31일 9면에는 스토킹처벌법이 지난 15대 국회 때부터 열네차례나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는 보도를 통해 제도적인 문제점을 짚어냈습니다. 아울러 4월1일치 1면에는 경찰청이 지방청별로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보안 메신저 플랫폼별로 수사한다는 단독 보도를 실었고, 10면에는 20대 4명이 엔번방 사건과 관련한 기록을 아카이빙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다는 보도도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월2일치 10면에는 핵심 피의자 ‘갓갓’과 연결된 것으로 경찰이 강하게 추정하는 30대 성착취범이 10대를 성착취하는 영상 170개를 만들었음에도 겨우 3년 징역형에 그쳤다는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들은 모두 두 기자의 오랜 추적이 없었으면 있을 수 없는 보도들이었습니다. 김완 기자와 오연서 기자는 함께 텔레그램 엔번방에 잠입했고, 김완 기자는 가해자 추적을 중심으로 서울경찰청 사이버팀과 정보를 나누며 취재했고, 오연서 기자는 다수의 피해자 인터뷰를 중심으로 경북과 강원지방경찰청 형사들과 교류하며 취재했습니다.
그 시작은 ‘텔레그램 비밀방’에서 활동하던 인물의 내부 고발 이메일 한통이었습니다. 제보자는 텔레그램 비밀방의 일부 내용을 알려온 이 제보를 바탕으로 텔레그램 비밀방의 세계를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 비밀방의 성착취 가해자들은 끊임없이 그들만의 암호를 남기고 비밀방을 폭파한 뒤 다른 방으로 도망갔습니다. 김완, 오연서 기자는 이들의 비밀방을 계속 추적했고, 자다가도 깨어나 텔레그램을 확인하는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아침이면 수십 개의 다른 비밀방들에 수천 개의 메시지가 쌓였습니다.
김완 기자는 이런 추적 탐사 취재를 바탕으로 <한겨레> 지난해 11월11일치 10면에 ‘청소년 ‘텔레그램 비밀방’에 불법 성착취 영상 활개친다’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 영상 제작과 유포라는 신종 범죄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입니다. 김완 기자는 11월12일치 9면 ‘텔레그램 비밀방, 마약까지 손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텔레그램 비밀방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 유포 외에도 마약 거래 범죄까지 하고 있다는 내용을 역시 단독 보도했습니다. 다른 언론사는 물론, 경찰조차 김완 기자의 텔레그램 비밀방 초청이 없으면 그 내용들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의 독보적인 취재였습니다. 경찰은 <한겨레> 보도 이틀만에 수사에 착수해 불법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고등학생을 잡아들였습니다. 두 기자가 확보한 증거가 수사에 도움이 됐음을 물론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김완 기자는 텔레그램 성착취 가해자들이 단순히 성착취 영상을 돌려보는 것만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착취의 세계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주도하는 인물은 ‘박사’라는 닉네임의 가해자였습니다. 이 박사는 추후에 조주빈씨로 확인됐습니다. 김완 기자는 곧바로 오연서 기자와 특별취재팀을 꾸려 텔레그램을 통해 퍼지는 성범죄의 양상을 심층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겨레> 보도로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를 개시한 경찰과 협조해 보도 작성과 함께 ‘철저한 수사’에도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1월25일치 1면과 4~5면에 거쳐 두 기자는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4회 연쇄기획 보도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오연서 기자는 ‘박사’ 등에게 협박을 당해 성착취 피해를 당한 복수의 피해자를 발굴해 ‘박사’ 등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을 설득해 심층 인터뷰를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연서 기자는 가해자들의 범행 수법을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가해자들은 여성들을 궁지로 몰아넣어 성착취물을 제작하도록 협박하고, 이를 돈을 받고 회원제 비밀방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었습니다. 돈이 필요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위기의 여성’들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수위를 높여가며 성착취 이미지를 촬영하도록 한 뒤, 신원 공개 등을 협박하며 더 높은 수위의 범행을 이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26일치 1면과 8면에 걸쳐서는 성착취 가해 세계의 핵심 인물인 ‘박사’를 심층 취재한 결과를 짚었습니다. 박사는 부하 ‘직원’들을 거느리며 여성들을 겁박하고, 행동대원까지 두고 있었습니다. 남성들은 비밀방에 다른 남성들을 초대하고, 성착취 영상들을 돈벌이에 활용했습니다. 입장료 150만원을 받고 ‘최상위 등급방’을 운영하고,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역시 이 과정에서의 취재 결과물도 경찰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유했습니다. 아울러 텔레그램 비밀방의 가해 세계에서 ‘신상 공개’, ‘지인 능욕’, 특정 직업군을 대상화하고 성착취물을 만드는 방 등으로 모방 범죄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보도했습니다.
취재팀은 단순히 범죄의 표피만 드러낸 것이 아닙니다. 김완 기자와 오연서 기자는 지난해 11월27일치 1면과 9면에서 소라넷 사건, 웹하드 양진호 사건 등을 거치면서 성착취 영상을 이용한 범죄가 어떻게 텔레그램이라는 보안 메신저로 이동하게 됐는지 그 ‘맥락’을 짚어 보도하였습니다. 평범했던 젊은 남성들이 어떻게 성범죄 가해자로 변해가는지도, 실제 가담자 인터뷰를 통해 짚었습니다. 게다가 ‘박사’ 외에도 ‘n번방’이라는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의 시초가 된 비밀방, 이 방을 연 ‘감시자’와 같은 인물들의 통사를 짚어서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가 단순히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11월28일치 1면과 9면을 통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를 막을 대책은 어떤 것이 있고, 이 대책을 위해 정부와 수사기관, 사법기관이 어떤 점을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풀어냈습니다. 김완 오연서 기자를 이렇게 4회에 걸친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기획 보도를 통해 텔레그램 성범죄의 전말을 전무후무하게 탐사보도하며 철저한 수사의 필요성을 환기하였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의 제보자와 성착취 피해자, 가해자 등 대부분이 신상이 알려지면 2차 피해 등이 우려되는 관계로 피치 못하게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여러 언론이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새로운 형태의 여성 인권 침해 범죄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방송과 신문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고 지난 1월에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이후 뉴미디어 ‘닷페이스’에서도 이 사건을 다뤘고, 지난 3월부터는 <국민일보>에서 관련 기획을 이어가지도 했습니다. 지난 3월16일 ‘박사’ 조주빈씨 검거 이후에는, 대부분의 언론이 n번방 사건에 대해 <한겨레>의 기존 보도를 인용하거나 기존 취재원을 인터뷰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겨레> 기사에 등장한 내부 고발자 김재수(가명)씨의 가명도 그대로 다른 언론에 쓰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국내 뿐만 아닙니다. 대만의 최대 주간지 <鏡周刊>(Mirror Magazine)이 최근 김완 기자와 인터뷰해 n번방 사건과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두 기자의 보도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곳곳의 언론에서 두 기자와 사회부 사건팀에 관련 문의를 해오고 있고, 티브이와 라디오 출연 제의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자로 두 기자를 선정했고, 두 기자를 향한 누리꾼들의 응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또 박사가 검거된 뒤 뒤늦게 지난해 11월 두 기자가 보도한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기획 보도가 스테디셀러로 다시 읽히고 있습니다.
특히 누리꾼들의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는데,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국민청원은 4월5일 현재 270만5906명이 참여해 역대 최다 참여 수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역대 2번째 참여 수를 기록한 청원도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201만4155명)이고, 역대 4번째 참여 수를 기록한 청원 역시 ‘가해자 n번방 박사, n번방 회원 모두 처벌해주세요’(64만2842명)입니다.
지난 2월10일에는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사상 최초로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성범죄 해결에 관한 청원’이 국민동의청원 접수 요건인 동의수 10만명 기준을 넘겨 소관 상임위원회와 관련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지난 2월6일 텔레그램 불법촬영 유포 피해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n번방 사건’을 두고 이런 성착취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3월23일 n번방 성착취 범죄에 관해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라며 “경찰이 특별조사팀을 강력하게 구축해 엔번방 회원 전원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청와대 참모들에게 “아동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며 “정부가 영상물 삭제뿐 아니라 법률·의료 상담 등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순식간에 300만명 이상이 서명한 것은 이런 악성 디지털 성범죄를 끊어내라는 국민들, 특히 여성들의 절규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이 김완 오연서 두 기자가 수집한 증거물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해 ‘박사’ 조주빈씨 등 주요 핵심 피의자들을 속속 검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완 기자의 첫 보도가 있고 이틀 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11월12일 텔레그램에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한 고등학생을 입건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지난해 11월28일에는 경북지방경찰청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구매하거나 판매한 혐의(아동청소년보호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6명을 검거하고 이중 4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16일 ‘박사’ 조주빈씨 등 핵심 피의자들을 검거했고, 경찰청은 지난 1일 현재까지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모두 140명을 검거해 2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한겨레> 보도는 많은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고, 그동안 일상적으로 벌어졌던 여성 성착취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며, 성착취 범죄자들을 검거하는 결과까지 낳았습니다. 여성계와 다른 언론들로부터도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범죄 탐사보도의 전형이다’, ‘철저한 성범죄 보도로 여론을 환기했다’, ‘기자가 범죄자의 협박을 피해 바이라인까지 숨기며 보도를 해야 하는 현실. 이 기사 시리즈를 널리 공유해주세요’ 등과 같은 호평과 응원을 받았습니다.
두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텔레그램 범죄자들로부터 신변의 위협까지 당했습니다. 두 기자의 보도가 ‘특별취재팀’이라는 바이라인으로 나간 이유입니다. 두 기자의 추적 취재가 시작되면서 ‘박사’의 방을 비롯한 비밀방에선 기자의 신상을 털자는 모의가 시작됐습니다. 박사는 기자의 신상을 털어오는 이를 ‘10만원 후원’으로 인정해 특별한 방에 입장시켜주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자신이 ‘노예’로 만든 여성에게 명령할 수 있는 권한도 주겠다고 했습니다. 곧 기자의 개인정보가 털렸습니다. 심지어 기자의 가족 신상까지 내걸고 ‘이벤트 : 기레기 ○○○를 잡아라’를 진행했습니다. 기자와 가족의 신상은 곧 수십 개의 비밀방에 유포됐습니다. ‘길 다닐 때 항상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겠다’는 협박 글도 올라왔습니다. 박사나 ‘감시자’ 등이 했던 피해 여성을 옥죄는 수법과 동일합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두 기자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에서 취재를 이어가고, 기사를 작성했고, 위기 여성들의 인권 증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켰으며 현재 사내 특종상을 상신한 상황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습니다. (2020년 4월 5일 기준)
취재후기
(355회)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 한겨레신문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한겨레신문 사건팀 오연서 기자
지난 3월16일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핵심인 박사 ‘조주빈’이 검거됐습니다. 이는 한겨레 특별취재팀이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에 퍼진 성착취’ 기획 보도를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의 절반의 달성이었습니다.
특별취재팀의 나머지 절반의 목표는 조씨의 범죄 행각을 낱낱이 고발해 그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취재팀은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협업해 경찰이 파악한 범죄수익 외에도 박사의 암호화폐 계좌에 수억원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조씨가 검거 한달 전까지도 여성들을 유인해 성착취 범죄를 일으킨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조주빈의 검거 1주일이 지난 어느날 새벽, 피해자 한 분이 특별취재팀에 전화를 해왔습니다. 그분은 “피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의 이같은 용기 있는 고백, 그리고 ‘리셋’, ‘불꽃’ 등 젊은 여성들이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내는 분노의 목소리가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기사를 통해 응원을 받은 피해자분들이 신고를 하고 싶다거나 지원을 받고 싶다며 방법을 문의하는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특별취재팀의 활동이 종료되는 때는 이들이 피해 사실 때문에 더 이상 숨지 않고 일상을 되찾게 되는 때입니다. 피해자들이 일상과 권리를 회복하지 못한 채, 그동안 우리가 수없이 많이 흘려보냈던 디지털 성범죄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 계속해서 취재하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5회 전체 총평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보도가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1년 6개월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에 나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추적단 불꽃이 보도한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심각한 사회 병폐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며 가장 끈질기게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후보작은 아니었지만, 최초 보도로 기성언론에 경각심을 심어 준 추적단 불꽃의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도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 못지않은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사회 이슈화하면서 새로운 언론 전형을 보여줘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의 <조세정의 시리즈> 보도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탈세자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시리즈별로 다시 재취재해 탈세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이었다. 조세 포탈과 관련해 3만8000여 고액체납자 명단을 수집해 분석하고 체납을 넘어서, 계획하고 공모해 과세 당국을 속이고 세금을 내지 않은 조세 포탈범의 실상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판결문까지 직접 입수해 세밀하게 이를 보여주면서 자칫 뻔한 메시지로 흐리기 쉬운 조세 포탈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도서벽지학교의 현실과 아픔을 제대로 지적했다.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도서벽지학교의 문제를 추적 보도하면서 이슈를 이끌어냈으며 임대아파트를 둘러싸고 기존 언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국회감시 프로젝트K ‘의원과 법’> 보도가 선정됐다. 국회와 관련해서는 입법 이슈가 항상 언론의 주된 소재 거리다. 무조건 법안을 많이 제출하고 통과 건수가 많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한다는 선입관을 무너뜨렸으며 입법과 법안 처리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에서 응모한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보도였지만 전국에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가 집단으로 거주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구시가 특정 아파트 전체를 격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었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주민과 대구시를 대상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 탐사보도 못지않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전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 김지혜> 보도가 선정됐다. 지역 신문에서는 지역 기반의 뉴스와 탐사보도가 심심치 않게 후보로 올라오는데 국제신문 수상작은 방대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청년의 과거와 현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언론은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말한다. 사회 현안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본이다. 사회의 밝은 면 못지않게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해법 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본령이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보여 준 출품작 모두를 수상 무대에 세우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