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O)
-“의료진들은 주민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인적이 드문 공원으로 출퇴근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한 경남 창원시의 수많은 보도자료 중 이 한 문장. 이 글이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다른 매체에선 보도 자료를 그대로 받아 기사가 나갔지만, 의문이 생겼습니다. 의료진들이 왜 주민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지 그 내막이 궁금해졌습니다. 바로 창원시청과 병원을 상대로 취재하기 시작했고 확인한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감염병 전담병원인 창원병원엔 대구 경북에서 온 코로나19 확진환자 135명이 입원해있는데, 인근 호텔에서 머물며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을 향해 일부 주민과 상인들이 감염이 우려된다며 민원을 넣은 것이었습니다. 창원시가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감염 우려가 없다는 설명을 했음에도 민원을 잠재울 수 없어 의료진들이 결국 호텔 두 곳 중 한 곳에서 나오게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호텔을 나온 뒤에도 민원이 계속돼 적당한 숙소를 찾지 못하고 있었고, 병실에서 생활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보건당국에서도 “방호복을 입고 진료하는 의료진은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힌만큼, 의료진들은 안전하며, 시민들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취재가 이뤄졌고, 결국 단독보도로 이어졌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두 차례에 걸친 리포트의 반응이 정말 뜨거웠습니다.
첫 번째 리포트 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엔 관련 기사가 링크되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리포트인 “우리 호텔 통째로 쓰세요, 쫓겨난 의료진에 쏟아진 응원”은 유튜브 조회 수 120만회 이상으로, 보통의 리포트에 비해 10배 이상 월등히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또, 지상파 4개 채널(MBC, SBS, KBS1,KBS2)과 종합편성 4개 채널(JTBC, MBN, 채널A, TV조선)의 동영상 클립을 조사하는 ‘뉴스클립조사리포트’에 따르면, 해당 리포트가 8개 채널 가운데 12주차에 가장 많이 조회된 리포트로 선정됐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의 단독 보도 뒤 다른 매체들의 후속보도가 바로 이어졌습니다.
먼저 지역매체에서 뒤따라오기 시작했고, 수많은 중앙지에서도 MBC의 보도를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MBC 보도 뒤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며 병원 측이 언론 접촉을 극히 꺼리면서, 주로 신문 매체에서 후속보도로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뒤 대다수 시민들은 응원과 지지를 보냈습니다. 한 호텔은 보도를 본 뒤 기존에 묵고 있는 손님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의료진을 위해 숙소를 통째로 내주기로 했고, 미안함과 응원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건 시민부터 감사와 응원 메시지를 담은 손 편지, 간식과 음료 등을 보냈고, 멀리 미국에서도 응원의 전화가 올 정도였습니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의료진을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며, 이들의 응원을 백서에 담아 기록에 남기겠다고 밝히며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일부의 민원으로 시작된 보도이지만, 우리 사회의 연대와 공동체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지역사에서 발굴한 아이템이 메인 뉴스시간대에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인 반향이 크고, 클릭 수가 월등히 높았다는 점에서 지역뉴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지역뉴스라 하더라도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아이템이 가진 힘만 있다면 충분히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사회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달았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 글들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민원을 넣은 입주업체가 특정됐고 공격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주민들과 상인들의 민원으로 벌어진 일이었고, 민원인을 특정하긴 보단 공동체의 연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특정인을 겨냥한 후속 매체들의 경쟁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5회 전체 총평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보도가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1년 6개월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에 나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추적단 불꽃이 보도한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심각한 사회 병폐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며 가장 끈질기게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후보작은 아니었지만, 최초 보도로 기성언론에 경각심을 심어 준 추적단 불꽃의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도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 못지않은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사회 이슈화하면서 새로운 언론 전형을 보여줘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의 <조세정의 시리즈> 보도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탈세자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시리즈별로 다시 재취재해 탈세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이었다. 조세 포탈과 관련해 3만8000여 고액체납자 명단을 수집해 분석하고 체납을 넘어서, 계획하고 공모해 과세 당국을 속이고 세금을 내지 않은 조세 포탈범의 실상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판결문까지 직접 입수해 세밀하게 이를 보여주면서 자칫 뻔한 메시지로 흐리기 쉬운 조세 포탈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도서벽지학교의 현실과 아픔을 제대로 지적했다.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도서벽지학교의 문제를 추적 보도하면서 이슈를 이끌어냈으며 임대아파트를 둘러싸고 기존 언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국회감시 프로젝트K ‘의원과 법’> 보도가 선정됐다. 국회와 관련해서는 입법 이슈가 항상 언론의 주된 소재 거리다. 무조건 법안을 많이 제출하고 통과 건수가 많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한다는 선입관을 무너뜨렸으며 입법과 법안 처리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에서 응모한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보도였지만 전국에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가 집단으로 거주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구시가 특정 아파트 전체를 격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었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주민과 대구시를 대상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 탐사보도 못지않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전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 김지혜> 보도가 선정됐다. 지역 신문에서는 지역 기반의 뉴스와 탐사보도가 심심치 않게 후보로 올라오는데 국제신문 수상작은 방대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청년의 과거와 현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언론은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말한다. 사회 현안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본이다. 사회의 밝은 면 못지않게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해법 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본령이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보여 준 출품작 모두를 수상 무대에 세우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