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바다에 떨어져 죽어버린 가족 생각에 물고기도 먹지 않습니다.
물고기가 우리 부모 잡아 먹어버리진 않았을까..."
여든을 바라보는 4·3 생존희생자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다.
일가족 6명이 집단 학살돼 바다에 수장된 사실도 놀랍지만, 그 날의 비극이 트라우마로 남아 정상적인 식사조차 할 수 없는 할머니 역시, 70여 년 세월을 살았어도 온전한 삶을 산 것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제주 4·3은 잘못된 국가공권력에 대한 정부 사과와 진상조사보고서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하지만, 당사자들은 여전히 아픔과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70이 넘은 고령이 된 1세대 생존자들.
더 늦기 전에 이들이 평생을 어떤 고통에 시달렸고 트라우마는 왜 치유되지 못했는지 그리고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명하는 것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도민이자 지역방송 기자의 숙명이자 의무라고 생각해 취재에 착수했다.
-4·3 1세대들의 유예된 삶의 기록
취재진은 4·3 1세대 범위를 넓혔다.
피해자 뿐 아니라 이들을 진압했던 군인과 경찰, 그리고 군인과 경찰에 저항했던 4·3무장대들의 트라우마도 조명했다.
이들 역시 4·3이라는 혼돈의 역사 속에 시대가 만든 4·3 당사자라고 생각했고 이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4.3이 끝난 이후의 삶은 어땠는지 물어보고 들어보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로 대변되는 군경 토벌대와 무장대를 포함한 1세대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주제로 제주 4·3을 다룬 것은 지역 방송사 가운데 최초이며 취재과정을 통해 나온 당사자들의 증언과 역사적 사실은 모두 이번 다큐에서 처음 공개되는 결과물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4·3 트라우마 '멈춰버린 기억'
1948 섬의눈물은 4·3 1세대들의 트라우마를 다룬 최초의 보고서이다. 그동안 ‘사건’ 중심으로 많이 다루어진 제주 4·3을 ‘사람’에 초점을 맞춰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사람’의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과 치유 필요성 제시했다. 취재진은 4·3 트라우마를 겪는 당사자들의 사례 발굴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집단학살 트라우마를 겪은 생존희생자들은 어릴 적 목격했던 참상을 사진처럼 또렷이 기억했고, 이들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커졌다. 국가공권력에 대한 두려움에 평생을 피해의식에 시달리고도 드러낼 수 없었고. 4·3연좌제를 의식해 가족에게도 아픔을 털어놓지 못한 분들이었다. 수개월 간 찾아가고 만난 끝에 취재에 응해준 생존희생자들이 있었고 이들 모두 실명으로 공개해 증언내용을 실을 수 있었다.
- "나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죽었어"
4·3 당시 많은 여성이 참혹한 인권 침해를 겪었다. 이번에 취재한 91세 할머니도 4·3 좌익 전력으로 군경 토벌대에 의해 수용소로 끌려갔고 구사일생 살아남았지만, 결혼하지 않으면 다시 수용소로 보내버리겠다는 4·3 경찰의 치욕스런 협박에 강제 결혼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결국 당시 10대 였던 할머니는 살기 위해 4·3 경찰의 결혼을 승낙했고 결혼을 하지 않았던 동네 친구들은 이후 625 전쟁이 터지면서 4·3 좌익 전력이 문제돼 예비검속으로 학살당했다. 여성으로서의 인권을 짓밟힌 대가로 목숨을 건졌지만, 공포의 기억을 안고 살아야 했던 삶. 4·3 트라우마 가운데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인권 침해의 심각성 특히 여성 인권 침해사례를 당사자 증언과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심층 취재했다.
-침묵의 트라우마
취재진이 가장 공을 들인 건 4·3 당시 가해자 편에 있었던 생존자를 만나는 일이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7년여 동안 국가 공권 력에 의해 당시 도민 인구 10%인 3만 여 명이 희생된 제주 4·3. 그 가운데 군인과 경찰 그리고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반공단체였던 서북청년단은 피해자 토벌에 가장 앞장섰던 가해자였기 때문에 지금 생존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4·3 트라우마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사례 발굴은 반드시 필요했고, 이를 위해 전직 경찰 단체인 경우회와 상이군경회, 그리고 이북5도위원회 제주사무소를 수시로 방문해 관계자들을 접촉했다. 반년 간의 노력 끝에 4·3 당시 경찰이었던 북한 출신 순경을 섭외했고 이제 98살이 된 할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증언들은 그동안 어느 방송국에서 다루지 못한 중요한 결과물이었다.
-무장대 이덕구 사령관 사살작전 최초 증언
이북 순경이었던 할아버지는 1949년 무장대 진압작전에 투입된 사실을 70여 년 만에 처음 털어놨고 취재진은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당시 무장대 총사령관이었던 이덕구를 사살했다는 육성 증언을 지역방송사 처음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군 계엄령 시대였던 만큼 이덕구 사살은 경찰이 아닌 국방부의 치적으로 기록됐고 할아버지는 함구하라는 상부 지시 속에 70여 년 역사의 진실을 침묵해야 했다.
-트라우마 치유 의미 재조명
4·3 트라우마를 심층 취재하면서 트라우마에 대한 도민 공감대와 관심을 상기시키고 치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4·3 트라우마는 집단학살 같은 죽음 각인으로 인한 후유 장애나 인권침해,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강요된 침묵 등 다양한 형태로 지속돼 당사자들에게 평생의 고통을 주고 있음을 조명했다. 이로써 트라우마 치유는 개인의 아픔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평화와 인권 그리고 역사적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과정임을 환기시켰다. 4·3 진상규명과 유해발굴, 미군정 책임 같은 기존의 취재 분야 뿐 아니라 4·3 트라우마라는 새로운 취재 영역을 제시한 것에도 의미를 뒀다.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로 인식되는 다른 쪽의 트라우마와 증언을 조명하면서도 이들을 미화하거나 한쪽에 치우친 취재 보도는 지양했고 프로그램에 나온 증언자, 전문가와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제주 4·3은 지금까지 사건과 책임 규명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주제를 벗어난 언론 보도도 드물었다.
1948 섬의 눈물은 4∙3 비극에서 살아남은 1세대들을 조명했고 더 늦으면 들을 수도, 기억할 수도, 치유할 수도 없는 당사자들의 트라우마와 아픔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트라우마를 겪는 1세대들의 유예된 삶을 이념 논쟁이나 피해자, 가해자 프레임 없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심층 취재한 다큐멘터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제주에서 첫 트라우마 센터 운영을 앞둔 시점에서 4∙3 트라우마를 겪는 사례자들을 발굴하고 치유하기 위한 대책과 노력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72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이 추념사에서 트라우마 센터 국립 승격을 약속한 만큼 하루 빨리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법적 테두리와 제도를 통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트라우마를 겪는 1세대들을 직접 찾아가고 이들을 기억하려는 관심과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기를 바란다.
4∙3진상조사보고서 내용 서술이나 증언 채록이 피해자와 유족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다른 한쪽의 4∙3을 조명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노력 역시 4∙3 해결과 역사적 진실에 다가가는 귀한 한 걸음이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지난 과거를 털어놓고 반성하고 치유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필요해 보인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존 4·3 보도 제작물이 4·3 진상규명과 유해발굴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취재진은 4·3 당사자들이 겪은 트라우마에 초점을 맞춰 제주 4·3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자 했다. 피해자 뿐 아니라 지금까지 가해자라는 낙인으로 관심 받지 못했던 무장대와 군인·경찰의 트라우마도 제주지역 방송사 처음으로 조명하면서 균형적 시각을 견지했다. 특히 북한 출신 4∙3경찰을 만나 중요한 역사적 증언을 확보한 것은 다른 방송사들이 그동안 시도하지 못한 노력과 결과물이었다. 이덕구 무장대 총사령관 사살작전에 대한 증언을 최초로 확보해 방송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알 권리도 충족시켰다. 4∙3트라우마는 이념 또는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사회적 잣대를 넘어 모든 도민의 아픔이며 이를 공감하고 치유하는 것이 진정한 진상규명과 화해·상생으로 가는 길임을 강조했다. 또한 4·3 트라우마 치유는 개인의 후유증을 치료하는 것이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고 바로잡는 과정임을 부각시켰다. 4∙3을 상징하는 당사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트라우마를 생생한 증언과 다양한 촬영기법과, 그래픽 등으로 전달하면서 몰입감과 이해도를 높인 점. 그리고 의료계, 종교계, 학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4∙3 트라우마를 어떻게 접근하고 치유해야 하는지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지역 언론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한다.
취재진은 아울러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는 점을 밝힌다.
6. 기타 고려사항
제주특별자치도 제작지원. 4월 7일 현재 보도당사자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5회 전체 총평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보도가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1년 6개월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에 나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추적단 불꽃이 보도한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심각한 사회 병폐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며 가장 끈질기게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후보작은 아니었지만, 최초 보도로 기성언론에 경각심을 심어 준 추적단 불꽃의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도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 못지않은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사회 이슈화하면서 새로운 언론 전형을 보여줘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의 <조세정의 시리즈> 보도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탈세자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시리즈별로 다시 재취재해 탈세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이었다. 조세 포탈과 관련해 3만8000여 고액체납자 명단을 수집해 분석하고 체납을 넘어서, 계획하고 공모해 과세 당국을 속이고 세금을 내지 않은 조세 포탈범의 실상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판결문까지 직접 입수해 세밀하게 이를 보여주면서 자칫 뻔한 메시지로 흐리기 쉬운 조세 포탈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도서벽지학교의 현실과 아픔을 제대로 지적했다.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도서벽지학교의 문제를 추적 보도하면서 이슈를 이끌어냈으며 임대아파트를 둘러싸고 기존 언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국회감시 프로젝트K ‘의원과 법’> 보도가 선정됐다. 국회와 관련해서는 입법 이슈가 항상 언론의 주된 소재 거리다. 무조건 법안을 많이 제출하고 통과 건수가 많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한다는 선입관을 무너뜨렸으며 입법과 법안 처리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에서 응모한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보도였지만 전국에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가 집단으로 거주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구시가 특정 아파트 전체를 격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었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주민과 대구시를 대상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 탐사보도 못지않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전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 김지혜> 보도가 선정됐다. 지역 신문에서는 지역 기반의 뉴스와 탐사보도가 심심치 않게 후보로 올라오는데 국제신문 수상작은 방대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청년의 과거와 현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언론은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말한다. 사회 현안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본이다. 사회의 밝은 면 못지않게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해법 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본령이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보여 준 출품작 모두를 수상 무대에 세우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