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 20대 국회의원이 낸 법안 22,800여 건
국회에서는 대를 거듭할수록 의원들이 법안들을 점점 더 많이 발의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16대 국회 때 1,912건이던 의원 발의 법안은 갈수록 늘어 20대 들어서는 22,883건으로 급증했습니다. 무려 12배가 늘었는데 양이 늘어난 만큼 내실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갔습니다. 그래서 우선 20대 국회가 개원한 2016년 5월 30일부터 2020년 3월 16일까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22,883건 전체를 들여다봤습니다.
2) 각종 황당한 법안들…꼭 필요한 법안은 ‘외면’
우선 20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했다는 의원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자칭 타칭 ‘입법왕’ 이라고 부른다는 황주홍 의원은 20대 국회 기간 무려 690여 건의 법안을 발의했는데 실상은 ‘풍요 속의 빈곤’ 이었습니다. 황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60%는 단어 하나를 바꾼 이른바 알기쉬운 법(알법)이거나 변동사항 하나를 여러 법에 적용하는 복사해서 붙이기 법(복붙법)이었습니다. 심지어 황 의원은 특별히 기억이 나는 법안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법안이 2만 건 넘게 발의되다보니 이보다 더 어이없는 법안들도 많았습니다. 예비군 훈련 중인 사람이 현역 군인에게 말을 거들 경우 국방부 기조에 어긋난다며 발의한 ‘예비군 갑질금지법’이나 학생 이름 대신 번호로 부르면 안 된다는 ‘출석번호 호명금지법’, ‘화장실 무조건 개방법’, ‘건설업자 호칭 금지법’ 등이 발의됐거나 이미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황당한 법안 만드는 사이 정작 꼭 필요한 민생 관련 법안들은 통과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코로나 19사태 이후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자는 법안이 발의됐고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지원해야 한다는 법안과 감염병 역학 조사관을 늘려야 한다는 법안들은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들 법안은 이미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국회에서 논의되고서도 통과하지 못한 법안들이었습니다.
3) 대기업에 유리한 법, 소리 소문 없이 통과…로비 정황도
하지만 어떤 법은 너무도 쉽게 발의되고, 소리소문 없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삼성보호법'이라고 부르는 법, 산업기술보호법이 그랬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반도체 등 국내 주요 산업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던 때인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산업기술 관련 소송 등에서 적법하게 정보를 받은 경우라고 해도 원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해당 정보를 사용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적법하게 얻은 산업기술 관련 정보도 외부에 공개할 우려가 있을 때, 사업장이 요구하면 정보수사기관은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돼 산업기술보호법이라기보다는 특정 기술,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 제한법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담은 안을 통과 시킨 의원들은 내용은 제대로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본회의에서 찬반 투표를 할 때 법안의 개정 조항을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는다, 상임위를 거쳐서 올라온 법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의원들은 문제가 있는 차량을 늑장 리콜해도 처벌하지 말자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2017년 현대차는 엔진에 문제가 있어 화재가 잇따랐지만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다 결국 늑장 리콜에 들어갔습니다. 이를 두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현대차는 제조업체가 결함을 스스로 알고도 조치를 즉시 안 하면 10년 이하 징역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는 현행법이 문제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리고 의원들은 수사 기간 중 관련 법 개정에 나서 늦장 리콜 처벌 조항을 없앤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을 발의한 김상훈, 민경욱 의원 등을 찾아가 발의 이유를 질문했지만 대부분 자신은 업체와 무관하다, 억측이다, 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4) 법안 제안자가 후원회장?…수상한 관계도
의원 후원회장이 특정 법안을 제안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미래통합당 이은재 의원이 발의한 법무사법 개정안은 국민의 사법 접근권 보장을 위해 변호사보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법무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법무사들이 사실상 대리인 역할을 해 온 개인회생 사건 등(비송사건)을 대리할 수 있도록 법률을 현실화하자는 건데 2019년 2월 21일 열린 공청회에서 이 의원은 법안 제안자라는 분을 소개했고 소개받은 이는 현직 법무사이자 전 서울지방법무사회장으로 이은재 의원의 후원회장이었습니다. 노래연습장업협회 지회장이 노래방에서 술을 팔 수 있도록 하자며 법률 개정안을 들고 나온 의원에게 후원금을 준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5) 법안만 내면 끝?…제대로 검증하는 시스템 있어야
이처럼 국회에서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원인도 파악해 지적했습니다. 로비나 외부 개입 등도 문제였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의원들이 법안을 너무 많이 내고,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데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대부분은 의원들이 심사하기 전 입법조사관들이 의무적으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데 20대 국회 들어 발의 법안이 워낙 많다 보니 조사관 1인당 평균 132건의 검토보고서를 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법안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에는 처리 시한에 쫓겨 졸속 검토보고서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임위에서는 법안심사 소위를 거치는데, 여야 의원들이 법안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기 때문에 입법 과정에서 본회의 표결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20대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의 법안 심사 시간을 확인해 봤더니 법안 1건당 평균 9분꼴에 불과했습니다. 발의 법안은 갈수록 늘고 있는데 법안 소위 개최 횟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날림 심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법안은 쏟아지는데 제대로 살펴볼 시간과 여력은 없다 보니 20대 국회에서 발의만 해 놓고 폐기를 앞둔 법안이 15,000건이 넘었습니다(2020년 3월 16일 기준 15,025건). 취재진은 법안 발의부터 폐기까지 엄청난 돈과 인력, 낭비지만 해가 갈수록 이 같은 문제가 커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법안을 제대로 발의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21대 국회에서는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제언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문제점을 취재해 보도한 타 언론사 기획도 있었지만 <국회감시 프로젝트K>는 20대 국회 의원발의 법안 전체를 전수 조사해 문제가 된 전형적인 사례를 발굴했고 법안 검토보고서 인력과 검토보고서 작성 현황, 각 상임위별 법안소위 심사 시간까지 하나하나 조사해 부실한 입법 활동의 근거로 제시하며 기사의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사실 관계와 반론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취재, 제작해 보도했고 이달의 기자상 접수일까지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 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5회 전체 총평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보도가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1년 6개월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에 나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추적단 불꽃이 보도한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심각한 사회 병폐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며 가장 끈질기게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후보작은 아니었지만, 최초 보도로 기성언론에 경각심을 심어 준 추적단 불꽃의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도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 못지않은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사회 이슈화하면서 새로운 언론 전형을 보여줘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의 <조세정의 시리즈> 보도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탈세자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시리즈별로 다시 재취재해 탈세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이었다. 조세 포탈과 관련해 3만8000여 고액체납자 명단을 수집해 분석하고 체납을 넘어서, 계획하고 공모해 과세 당국을 속이고 세금을 내지 않은 조세 포탈범의 실상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판결문까지 직접 입수해 세밀하게 이를 보여주면서 자칫 뻔한 메시지로 흐리기 쉬운 조세 포탈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도서벽지학교의 현실과 아픔을 제대로 지적했다.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도서벽지학교의 문제를 추적 보도하면서 이슈를 이끌어냈으며 임대아파트를 둘러싸고 기존 언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국회감시 프로젝트K ‘의원과 법’> 보도가 선정됐다. 국회와 관련해서는 입법 이슈가 항상 언론의 주된 소재 거리다. 무조건 법안을 많이 제출하고 통과 건수가 많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한다는 선입관을 무너뜨렸으며 입법과 법안 처리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에서 응모한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보도였지만 전국에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가 집단으로 거주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구시가 특정 아파트 전체를 격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었다. 최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주민과 대구시를 대상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 탐사보도 못지않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전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 김지혜> 보도가 선정됐다. 지역 신문에서는 지역 기반의 뉴스와 탐사보도가 심심치 않게 후보로 올라오는데 국제신문 수상작은 방대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청년의 과거와 현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언론은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말한다. 사회 현안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본이다. 사회의 밝은 면 못지않게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해법 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본령이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보여 준 출품작 모두를 수상 무대에 세우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