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0),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펑펑펑’ 軍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지난해 12월 30일 밤 세종시 육군 종합 보급창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마치 전투라도 벌어진 듯, 다른 화재 현장에서는 들어 보지 못한 폭발음이 밤새 이어졌다. 굉음은 10km 밖 아파트 단지까지 울렸다. YTN 보도국으로 놀란 시민들의 제보 전화가 잇따랐다. 소방 비상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관할 소방서 인력이 총출동한 끝에 불은 다음 날 아침에야 꺼졌다. 군은 창고에서 ‘원인 모를’ 불이 시작돼 보관 중이던 ‘군용전지’가 연쇄 폭발했다고 밝혔다. 세종시 육군 보급창 화재는 밤사이 사건 사고 기사로 처리됐다.
▲ 비슷한 화재가 또 있다?
얼마 뒤, 군 취재원을 통해 군이 과거 ‘군용전지 보관 창고 폭발’ 사고 현황을 취합 중인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비슷한 화재가 또 있다는 얘기였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군용전지와 관련한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군을 상대로 한 취재는 쉽지 않았다. 취재 대상이 된 군 관계자 누구도 답을 주지 않았다. 외곽 취재로 답을 찾기로 했다.
▲ ‘군용전지’가 수상하다
우선 세종시 육군 보급창 화재에 집중했다. 창고 안에서 있던 건 ‘군용 리튬 1차 전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군이 화재 현장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원인 조사도 사실상 밀실에서 진행한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뭔가 있다는 의심이 굳어졌다. 이후 취재는 두 갈래로 진행됐다. 그동안 발생했던 군용전지 보관 창고 화재 현황을 전국 소방본부에 일일이 확인했다. 군용전지를 육군 보급창 화재 때 탔던 리튬 1차 전지로 특정해, 군부대 내 사용 현황과 기술적 특징 등을 국방기술품질원 자료와 전문가들을 통해 취재했다.
▲ ‘군용 리튬 1차 전지’가 문제다
취재 결과, 지난해 발생한 군부대 내 ‘군용전지’ 보관 창고 화재 4건이 확인됐다. 모두 비충전식 리튬 1차 전지를 보관 중이었다. 화재 진압에 참여한 소방관들을 인터뷰했다. 그 과정에서 “폐리튬 전지에서 발화했다”는 화재 조사 보고서 1건을 입수했다. “군이 화재 신고를 늦게 하고, 단독으로 수습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방기술품질원 자료를 뒤져, 군용 리튬 1차 전지의 위험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확인했다. 다 쓴 리튬 1차 전지는 가스가 차며 부풀어 올라 그 자체로 폭발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물에 닿으면 불이 붙는 리튬의 특성상, 새 전지도 충격으로 케이스가 깨져 리튬이 노출되면 폭발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 그날 비가 내렸다
지난해 12월 30일 세종시에는 전날부터 비가 내렸다. 습기가 변수라는 점에 착안해, 군용 리튬 1차 전지 보관 창고가 불에 탄 날 날씨를 확인했다. 마치 계획된 것처럼 모두 비가 내렸다. ‘습기로 인한 발화’ ‘관리 부실’ 어느정도 미스터리가 풀리면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남은 건 구조적인 문제였다. 군용 리튬 1차 전지 납품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밝히는 것도 남은 숙제였다.
▲ 軍의 방관과 묵인…정보공개 청구에서 답을 찾다
국방부에 최근 10년 군용 리튬 1차 전지 폭발 사고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화재로 번지지 않더라도 리튬 1차 전지가 사용 중 한 해 평균 10건씩 폭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납품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알기 위해 전지 성능 평가 결과도 함께 정보공개 청구했다. 군이 문제를 덮으려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육군 보급창 화재 감정의뢰서도 요구했다. 과거 국정감사에서 군용전지 폭발 위험이 지적됐을 때, 군이 안전한 공기아연전지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사실도 당시 군 답변서 등을 통해 확인했다. 공기아연전지 성능 시험 결과를 정보공개 청구하고, 도입이 왜 지연되는지,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들을 취재했다. 군이 사실상 문제를 묵인하고, 수십년 째 방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외곽 취재와 교차검증
국방전자조달 시스템을 통해 군용 리튬 1차 전지 납품 업체의 수주 실적을 취합했다. 무전기와 탐색 장비 등에 들어가는 리튬 1차 전지는 군의 현대화 추세에 맞춰 납품량도 크게 늘고 있었다. 청계천과 용산 전자 상가를 돌며 해당 업체 제품의 문제점은 없는지 취재했다. 납품 업체 공장에서도 과거 두 차례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업체를 찾아가 해명을 들었다. 경상북도 고령군 있는 군용 전지 폐기 업체를 취재했다. 인터뷰와 촬영을 거부해 방송하지는 못했지만, 군용 리튬 1차 전지 관리 실태와 육군 보급창 피해 현황 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육군 보급창 화재로 타미플루 비축 물량이 모두 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가 타미플루를 긴급 지원한 사실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밝혀냈다. 마지막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실을 통해 국방부 내부 움직임을 ‘크로스체크’했다.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취재 수단으로 두 달여를 꼬박 취재해 리포트를 제작했다. ①'비 내리면 펑'…軍 창고 연쇄 화재 미스터리 ②하룻밤 248억 피해…새 군용전지 폭발 가능성 ③사용 중에도 '펑펑'…한 해 평균 10건 폭발 ④軍 '군용전지 사고' 사실상 방관·은폐. 기획 리포트 4편이 이틀에 걸쳐 방송됐고, 군은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역시 기사화했다. 「"군용전지 교체 사업 속도"…창고에 열화상 카메라」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원 보호 위해 일부 익명 처리. 해당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취재했으며 기타 특이사항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없음
4. 사회에 끼친 영향
우리 군이 고성능이라는 이유로 리튬 1차 전지를 쓰기 시작한 건 1992년부터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역자들은 군 복무 시절 “수류탄 대신 무전기 배터리를 던지면 된다”는 말을 했을 정도라고 했다. 군 장병들은 지금도 폭발 위험이 있는 리튬 1차 전지가 들어간 무전기와 탐색 장비 등을 지니고 작전을 수행한다.
취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군은 이례적으로 육군 보급창 화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화재 원인은 ‘미상’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군용전지 문제는 다시 덮일 수 있었다. 그러나 YTN 기획 기사가 방송된 직후 국방부는 사실상 리튬 1차 전지가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에서 “리튬전지 폭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안전 관리 강화와 대체 전지 개발 등의 후속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책의 내용과 실효성을 다시 검증했다. 군은 전시 대비 비축 물량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리튬 1차 전지를 보유하고, 단계적으로 신형 전지를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폭발 위험이 없는 공기아연전지를 시범 사용하기로 했다. 리튬 1차 전지는 별도 창고를 만들어 보관하고, 창고에는 열감지 카메라·항온항습기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군용 리튬 1차 전지 도입 28년 만에 나온 안전 대책이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자협회 및 YTN 윤리 강령을 충실히 지켰음.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 당사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6회 전체 총평
제356회(2020년 4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43편이 출품됐고, 이 중 8편이 선정됐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21대 총선 양정숙 비례대표 후보 검증> 보도가 선정됐다. 올해는 비례 위성정당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KBS 비례대표 후보자 인사 검증보도는 매우 의미 있는 우수한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언론계의 가장 큰 화두를 던져주었던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도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 아직 해당 보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반론권이 더 충실하게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우리 언론현실에서 과감하게 검언유착 의혹을 드러내기 위한 보도를 내놨다는 점, 구체적인 녹취록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재판과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수 있는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를 치밀하게 정리한 경향신문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312조>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의제 세팅부터 꼼꼼한 현장취재, 각계의 의견 수렴 등 전 과정이 모두 기획취재의 좋은 전형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세계일보의 <디지털 성범죄, 그들의 죗값> 보도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참혹한 현실과 우리 사회가 이런 범죄에 대해서 그간 얼마나 둔감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보도였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촉구하는 보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보도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호평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21대 총선 특집>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공영방송 KBS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보도였으며,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경인일보의 <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전세자동차 사기라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치밀하게 취재해 전해준 지역 취재보도의 수작이었다. 이와 유사한 피해가 아직 전국에 걸쳐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 보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부산일보의 <한반도 최초의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보도는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짚었다. 특히 성 착취적 산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이 경제논리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으로는 대구MBC의 <코로나19 집중 프로젝트>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코로나 참상에서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해결하고 대구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유튜브와 협업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