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CBS 남승현 기자와 소민정 PD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전북대 의대생' 문제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첫 취재 이후 9일만에 해당 의대생이 대학에서 제적 처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언론이 CBS가 취재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사를 다뤘습니다. 특히나 유일하게 추가 피해자의 증언을 실은 기사는 타 언론에서 그대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첫 취재는 익명을 요구한 전북대 교수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한 의대생이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판결이 난 사안이었으므로 피고인(의대생)의 이름을 확인하고 4월 20일 전주지방법원 공보판사에게 해당 판결문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성범죄 관련 사건은 이메일 등으로 공개가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 이튿날인 4월 21일 직접 만나 해당 판결문을 확인했습니다. 주변인에 대한 보충 취재를 마치고 ◇여친 성폭행한 의대생 '집유'에 항소…음주운전 까지(21일자)를 보도했습니다.
단순한 판결문 인용 기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해당 의대생이 졸업을 앞둔 만큼 징계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대학의 징계 규정을 제시하며 지난 2013년 논란이 된 고려대 집단 성폭행·성추행 사례와도 비교했습니다. 고려대 사례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징계가 이뤄진 점을 언급하며 1심 판결까지 난 전북대 사례도 신속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에 대해서는 ◇강간·폭행·음주운전 한 의대생 퇴학? 대학, 진상 조사 착수(22일자) 보도에 담았습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사면허 제한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달리고, 지역 시민단체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강간·폭행·음주운전 의대생, 출교 목소리…청와대 청원도(22일자) 등 보도로 악화한 여론을 알렸습니다.
보도가 나간 직후 CBS는 판결문에 국한되지 않은 의대생의 삶을 추적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가해자가 살아온 과거를 살피며 새로운 사실을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추적끝에 추가 피해자를 찾았습니다. 8년 전 고등학교 시절 그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여성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가해자의 범행이 과거에도 있었고 수법도 유사하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CBS는 ◇[단독]강간·폭행 의대생, 고교생때 여친 가위바위보로 성폭행 의혹(27일자)을 보도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인 의대생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성의 구체적 증언 역시 처음 드러난 것입니다.
추가 피해자의 증언의 단독 보도는 이후 법원의 판결에도 영향을 줄 부분입니다. 법원은 이 의대생에 대한 판결에서 '초범'임을 강조하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전 추가 피해자가 있었다는 보도로 인해 '초범'이라는 법원의 판결에 의문점을 던진 것입니다.
CBS는 전북지방경찰청 여청소년수사계와 정보를 공유했고 피해자의 동의를 받은 뒤 수사에 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찰도 추가 피해자 인터뷰 기자가 없었다면 수사를 할 수 없었을 정도의 파급력이 큰 보도였습니다. CBS가 확보한 증언이 새로운 사건화를 비롯해 재판의 결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합니다.
특하나 CBS는 추가 피해여성을 만나 인터뷰한 유일한 언론사였기에 타 매체의 취재는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매체가 CBS의 기사의 자세한 증언을 고스란히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단이 된 ①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의대생으로 재학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②초범이라는 이유로 1심 판결에서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양형 이유가 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①은 대학교 징계와 관련된 내용이고 ②는 추후 재판에 영향을 주는 요소였습니다.
해당 의대생은 4월 29일자로 전북대로부터 제적 됐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이 의대생이 또 다른 의대에 입학하거나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맹점을 다뤘습니다. ◇"성범죄 의대생, 출교 조치해야" 전북 시민단체 촉구(27일자) ◇[단독]강간·폭행 막장 의대생, 전북대 의대 교수회 '제적' 결정(27일자) ◇[단독]강간·폭행 막장 의대생, 전북대에서 퇴출키로(5월 4일자) 등 대학과 시민단체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이 의대생이 학교에서 퇴출됐지만, 다른 의대생 입학하거나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의제로 확장했습니다.
CBS는 자체 라디오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변호사, 시민사회 단체 등으로부터 전북대 의대생 사건에 대해 법리적 분석과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입체적으로 다뤘습니다.
CBS는 한 개인의 사법적 판단을 넘어 이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병폐는 물론, 8년간 숨어 지내던 피해자의 폭로를 전달했습니다. 판결문에 기댄 단편적이고 부정확한 모습을 투영하기보다 ‘정확한 취재’를 통해 ‘필요한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CBS는 담당 공보판사에게 적법하게 요청받은 판결문을 비롯해 보충 취재를 한 뒤 CBS라디오 뉴스와 인터넷 매체 노컷뉴스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없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없음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①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CBS가 4월 20일 판결문을 열람하기 위해 공보판사와 약속을 미리 해두고 이튿날인 4월 21일 오전 판결문을 열람하러 가던 과정까지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이후 동행을 요청해 따라온 타 매체 기자의 보도가 1건 있었습니다.
CBS의 보도 내용 가운데 다른 매체를 그대로 인용했거나 참고하는 등 표절은 없었습니다.
CBS보도 이후 신문, 방송, 통신 등 관련 판결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21일 CBS가 판결문 내용을 공개하자 상당수 언론이 해당 의대생에 대한 정보와 사건번호, 추가 피해자 연락처 정보 등을 요청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CBS는 직접 취재를 바탕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즉 전반적인 보도가 판결문을 단순히 전달하는 과정에서 여론의 분노를 활용해 이목을 끄는 것을 지양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미 수사를 받고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으나 해당 대학에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면서 징계가 내려지지 않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주목을 받았습니다.
CBS는 ①공보판사에게 판결문을 요청한 이후 진행된 보도로 성추행 의대생에 대한 사실관계 공개 ②과거 의대생 성범죄 사건을 비교하며 신속한 징계의 필요성 제시 ③추가 피해자의 증언 ④집행유예 판결을 내 린 법원에 대한 반박 ⑤제적 이후에도 의료진이 될 수 있다는 허점 등 의제를 설정했습니다.
관행적 논란 기사를 탈피하고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성범죄를 저지른 의대생이 의료진이 될 수 있는지, 자격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다시금 일어났습니다.
보도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사면허 제한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달렸습니다.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은 의사가 되면 안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5월 7일 현재 4만3423명이 참여했습니다.
또한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전북대 의대생 성폭력 사건해결 및 의료인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북지역대책위(준)’를 출범했습니다. 대책위는 전북대를 향해 출교를 요청했고 집행유예 처분을 내린 사법부에 대해서도 처벌 수위가 낮다며 강도 높게 규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에 사건 진행과정과 대학 제적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며 성명 등을 내는 과정에서도 일조했습니다.
추가 피해자 인터뷰를 본 전북지방경찰청은 추가 피해에 대해 수사도 할 의향을 알려왔습니다. CBS는 피해자의 의사를 물은 뒤 경찰에 연결했습니다.
6월 7일 학교에서 퇴출된 가해자의 2차 항소심이 있습니다. 그는 초범이 아니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났음에도 이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하고 1심보다 더 많은 변호사를 선임해둔 상태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 등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CBS는 보도 당사자의 반론권도 중요하다고 판단, 취재 과정에서 입장을 물으며 해명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6회 전체 총평
제356회(2020년 4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43편이 출품됐고, 이 중 8편이 선정됐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21대 총선 양정숙 비례대표 후보 검증> 보도가 선정됐다. 올해는 비례 위성정당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KBS 비례대표 후보자 인사 검증보도는 매우 의미 있는 우수한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언론계의 가장 큰 화두를 던져주었던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도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 아직 해당 보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반론권이 더 충실하게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우리 언론현실에서 과감하게 검언유착 의혹을 드러내기 위한 보도를 내놨다는 점, 구체적인 녹취록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재판과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수 있는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를 치밀하게 정리한 경향신문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312조>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의제 세팅부터 꼼꼼한 현장취재, 각계의 의견 수렴 등 전 과정이 모두 기획취재의 좋은 전형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세계일보의 <디지털 성범죄, 그들의 죗값> 보도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참혹한 현실과 우리 사회가 이런 범죄에 대해서 그간 얼마나 둔감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보도였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촉구하는 보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보도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호평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21대 총선 특집>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공영방송 KBS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보도였으며,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경인일보의 <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전세자동차 사기라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치밀하게 취재해 전해준 지역 취재보도의 수작이었다. 이와 유사한 피해가 아직 전국에 걸쳐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 보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부산일보의 <한반도 최초의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보도는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짚었다. 특히 성 착취적 산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이 경제논리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으로는 대구MBC의 <코로나19 집중 프로젝트>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코로나 참상에서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해결하고 대구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유튜브와 협업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