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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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아이템을 잡다
"우리 사회 문제들 중 언론에서 '겉핥기' 식으로만 얕게 다뤄왔던 이슈는 뭐가 있을까"
새롭게 꾸려진 디지털콘텐츠국 기획취재팀 기자들의 회의는 이렇게 시작됐다.
회사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획, 편집국 울타리를 처음 벗어난 3명의 젊은 기자들, 의미있는 기획 아이템을 찾기 위한 고민이 이어졌다. 결국 몇 번의 치열한 회의 끝에 그동안 본질적 차원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젠트리피케이션' 이슈를 건드려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많은 사람들의 주거 및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제이지만 ▷상당수 독자들에게 ‘많이 들어 봤지만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는’ 이슈이고 ▷기존 언론 기사 상당수가 '갑질 건물주 vs 쫓겨나는 세입자'라는 단편적 프레임 보도에 그쳐왔기 때문이다.
#‘내주지 않으려는’ 핵심 데이터를 확보하다
취재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데이터 찾기'였다. 기존 젠트리피케이션 보도들이 임대인과 임차인의 임대료 갈등이라는 개별 사례를 주로 다뤄왔지만, 우리는 ‘데이터’라는 보다 명확한 근거 아래 접근하고 싶었다.
관련 도서와 논문을 수십 편 찾아 읽고 스터디하면서,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지표'를 산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데이터를 쥔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우리에게 쉽사리 내주려하지 않았다. 젠트리피케이션 하면 통상 ‘부정적’ 이슈로 여겨지기 때문에, 기사화가 되고 이슈가 되면 여러모로 자신들 기관에 좋을 게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결국 정보공개청구와 의원실을 통한 요청 등 우회 공략에 들어갔고, 이를 통해 '서울시 행정동별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지표 및 변수'라는 방대한 양의 원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2000여 통을 출력하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됐던 지역이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치솟은 임대료를 감당못한 기존 주민이나 임차인이 내몰리는 현상이다. 상권 가치가 오르면 임대료가 오르는 건 시장경제 사회에서 사실 당연하다. 본원적 문제는 ‘과도하게 빠른’ 진행 속도가 임차인들의 피해를 키운다는 점이고, 결과적으로 ‘상권 재쇠퇴’로 이어져 부동산 거품까지 붕괴한다는 점이다. 이 중심에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과 부동산업자들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우리는 판단했다. 손바뀜이 잦을수록 시세는 부동산의 실제 가치 대비 부풀려지고, 종국에는 폭탄돌리기 끝에 거품이 꺼진다. 이에 우리 팀은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주요 상권 5곳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어 정밀 분석을 해보기로 했다. 촘촘하게 나눠져있는 건물(토지) 번지수를 하나하나 입력해 등본을 출력하는 작업, 이를 눈으로 분석하고 엑셀 파일에 옮기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데이터가 쌓여갈수록 '잦은 건물주의 손바뀜'이 젠트리피케이션 속도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기존 젠트리피케이션 보도가 '임대료 갈등' 개별 사건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는 동네 전체의 '투기'와 '손바뀜' 측면에서 원인을 분석한 것이다. 수많은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분석하면서 신경숙 작가같은 유명인도 연트럴파크 메인 도로변에 부동산을 구입했다는 사실도 덤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IT 개발자와의 첫 협업
데이터를 모으고 현장을 취재하는 건 늘상 해오던 업무지만 이를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로 만드는 것은 3명의 기획취재팀 기자 모두 처음이었다. 2명의 그래픽 디자이너와 IT 개발팀도 처음 해보는 작업인 건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기사만 뚝딱뚝딱 마감해 넘기면 끝나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들과는 어떤 시각적 효과를 만들지 논의해야했다. 개발자와는 웹 페이지에 실제 구현이 가능한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도 계속 상의했다. 처음이다보니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기자들이 추가 취재를 하며 기사 방향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텍스트만 수정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디자인 배치를 다시 해야했다. 온라인(PC)으로 기사를 보는 독자, 모바일(스마트폰)로 보는 독자들을 위해 두 가지 측면도 동시에 고려해야했다. 인터랙티브 형식을 위해 희생됐던 세부 취재 텍스트들은 기사 말미 9꼭지의 ‘관련기사 링크’에 담았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는 이렇게 '기자의 눈', '디자이너의 눈', '개발자의 눈'이 한데 어우러져 완성된 한 편의 종합예술에 가까웠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국내 언론 최초로 ‘서울시 행정동별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지표’ 데이터 공개 및 서울시 지도로 구축 (우리동네 젠트리피케이션 위험도 검색하기 서비스)
경리단길, 연남동(동교동), 익선동, 샤로수길, 을지로 등 다양한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지역 일대 부동산(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 2000여 건 이상 발급받아 분석
-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 원본은 포털사이트 뉴스 페이지에서 구현이 어려워 포털에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에 바래다] 컷 제목을 달고 총 10건의 온라인 기사를 게재
- 제보자 및 취재원과의 이해관계는 전무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취재과정에 상술돼있지만, 그간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보도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보도 대부분이 임대인(건물주)와 임차인(상인) 간 '임대료' 인상 문제에 초점을 맞춘 반면,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 보도는 단독으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지도’를 구축하고, 임대료 인상을 가속화하는 '손바뀜'과 ‘투기’ 측면까지 짚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췄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출고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이슈다. 다만 상당수 대중들에게 ‘임대료 갈등’ 정도로 인식돼온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서울이란 도시의 ‘색채 퇴색’이란 관점에서 접근하고, 나아가 다양한 욕망이 빚어내는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상기함으로써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특이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6회 전체 총평
제356회(2020년 4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43편이 출품됐고, 이 중 8편이 선정됐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21대 총선 양정숙 비례대표 후보 검증> 보도가 선정됐다. 올해는 비례 위성정당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KBS 비례대표 후보자 인사 검증보도는 매우 의미 있는 우수한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언론계의 가장 큰 화두를 던져주었던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도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 아직 해당 보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반론권이 더 충실하게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우리 언론현실에서 과감하게 검언유착 의혹을 드러내기 위한 보도를 내놨다는 점, 구체적인 녹취록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재판과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수 있는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를 치밀하게 정리한 경향신문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312조>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의제 세팅부터 꼼꼼한 현장취재, 각계의 의견 수렴 등 전 과정이 모두 기획취재의 좋은 전형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세계일보의 <디지털 성범죄, 그들의 죗값> 보도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참혹한 현실과 우리 사회가 이런 범죄에 대해서 그간 얼마나 둔감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보도였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촉구하는 보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보도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호평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21대 총선 특집>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공영방송 KBS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보도였으며,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경인일보의 <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전세자동차 사기라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치밀하게 취재해 전해준 지역 취재보도의 수작이었다. 이와 유사한 피해가 아직 전국에 걸쳐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 보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부산일보의 <한반도 최초의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보도는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짚었다. 특히 성 착취적 산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이 경제논리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으로는 대구MBC의 <코로나19 집중 프로젝트>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코로나 참상에서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해결하고 대구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유튜브와 협업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