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이런 사람이 의사가 되면 안 되는데, 의료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하네요."
지난해 7월,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대생이 있다는 것. 이 전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
하지만 취재 기간 내내 숱한 장벽에 봉착했다. 성범죄 피해자의 제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서는 입을 다물면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당사자에 대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취재는 지난달까지 약 9개월간 이어졌다. 다양한 창구를 통해 끈질기게 관련 사건에 대해 추적한 결과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A(24)씨가 차마 입에 담기조차 힘든 몹쓸 짓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반항을 억압한 후 성폭행했다. 그는 또 여자친구가 "앞으로 연락도 그만하고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고 재차 주먹을 휘둘렀다. 몇 평 남짓한 원룸에서 연이은 A씨의 폭행으로 인해 두려움에 떨던 여자친구는 결국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더욱 깊이 들어가 보니 A씨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들 사건으로 A씨는 강간과 상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해당 학교는 이 사안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
마음이 급했다. 수사가 진행되고 재판을 받기까지 약 1년 6개월가량의 시간이 흐르면서 A씨는 벌써 4학년이 됐고, 의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로서의 윤리의식과 소명의식을 갖춰야 함에도 그저 인성에 대한 고려 없이 공부만 잘하는 A씨가 아무런 제재 없이 의사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결국 '강간·폭행·음주운전···의대 본과 4년 24세남 '집행유예'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여론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른 언론사들도 경쟁적으로 취재에 나섰다. 또 A씨가 재학 중인 전북대학교 측도 곧바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기사를 내보낸 다음 날에는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은 의사가 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급기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로부터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또한 세상에 드러나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어렵사리 피해를 폭로한 이 여성과 연락이 닿았고, 그는 A씨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피해를 주장한 이 여성은 고교 시절 A씨와 이성 교제를 시작한 후 '가위바위보'로 소원 들어주기 내기를 했다가 지면서 성관계를 요구받았고,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이후 이를 계기로 폭행과 성폭행이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기사를 보면서 옛날 상처를 다시 긁어내는 기분이었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공론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다양한 관점의 후속 보도를 이어가면서 이 사건은 비단 학교의 문제만이 아닌 것이 됐다.
관련 사안에 대해 그저 '몰랐다'라는 변명만 내놓은 학교는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고, 병합 사건으로 기소된 사안에 대해 피해자와의 합의와 초범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내린 사법부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또 지난 2011년 발생한 고려대 의대생들의 성추행 사건까지 불거지며 의대생들의 ‘도덕성 논란’ 문제가 재점화되는 등 성범죄를 비롯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의대생은 의사국가고시를 볼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전북지역 여성 시민사회단체들도 A씨의 출교(出校)를 외치며, 국회를 상대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인식해 다시는 성범죄자가 의사가 될 수 없도록 관련 법 개정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는 최근 교수회의를 열어 학칙에 따라 A씨를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적'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같은 날 총장의 최종 결재를 끝으로 A씨는 사실상 출교됐다. '징계에 의한 제적 처분'을 당한 학생은 재입학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번 결정에 따라 A씨는 징계가 확정돼 의사 국가고시를 치를 수 없게 됐다. 의사 국가고시는 국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예정자(또는 졸업자)에게 응시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뉴시스 전북본부의 신속한 보도를 통해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묻힐 뻔했던 사안을 세상에 알리는 동시에 지속하는 의료계 성범죄 문제를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의료인이 환자를 볼 수 없도록 성범죄 징계자 국가시험 응시 제한 등 국회에 계류된 의료법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위해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지켜볼 것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 과정에서 겪은 감정을 현실에 정확히 반영하고자 데스크와 논의 끝에 ‘성폭행’이라는 단어 대신 ‘강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언론에서는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강간’이라는 단어를 지양해왔으나 성범죄 가해자의 행태를 정확히 보도하기 위해서는 우회적 표현이 아닌 구체적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성범죄 사건임에 따라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고 최대한 피해자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도록 했다.
보도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은 의사가 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수만 명이 동의하는 등 의료계 성범죄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고교 시절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들은 대학 관계자와 시민단체 등이며 취재기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전무하다. 취재는 직접 취재(바이라인)를 통해 진행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뉴시스 전북본부의 첫 보도 이후, 다른 언론사들의 후속보도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중앙지와 지방지, 방송과 통신사 등이 잇달아 관련 보도를 시작했다. 타 매체의 반향에 대해서는 별도 자료로 첨부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뉴시스 전북본부의 최초 보도를 통해 지난 1년 6개월가량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대학 측에 관련 사건을 인지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①성범죄를 저지른 해당 의대생에 대한 진상 파악과 함께 신속한 징계가 가능하도록 이끌었다.
전북대학교 측은 보도가 나간 지 9일 만에 의과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회의를 열어 징계 대상자인 A씨에 대해 최고 수준의 징계인 '징계에 의한 제적' 처분을 내렸고, 같은 날 총장이 이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A씨는 징계가 확정돼 의사 국가고시를 치를 수 없게 됐다.
②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의사 국가고시를 앞둔 의대생의 성범죄 사태를 고발함으로써 전북지역 여성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일제히 현행 의료법 개정과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등 가시적인 변화를 이끄는 촉매 역할을 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도가 이어지는 동안 언론 윤리 강령 기준이 한 점 어긋남이 없었다.
피해자의 신고가 없어 그대로 묻힐 뻔했던 사건의 실체를 폭로하고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공익 보도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뉴시스 전북본부는 대학 측의 신속한 결정을 끌어내 해당 의대생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섰다.
또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직업인 의사는 의료행위상 필수적인 신체 접촉이 발생하는 만큼,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의료인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을 끌어내는 등 언론사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된 사항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56회 전체 총평
제356회(2020년 4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43편이 출품됐고, 이 중 8편이 선정됐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21대 총선 양정숙 비례대표 후보 검증> 보도가 선정됐다. 올해는 비례 위성정당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KBS 비례대표 후보자 인사 검증보도는 매우 의미 있는 우수한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언론계의 가장 큰 화두를 던져주었던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도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 아직 해당 보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반론권이 더 충실하게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우리 언론현실에서 과감하게 검언유착 의혹을 드러내기 위한 보도를 내놨다는 점, 구체적인 녹취록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재판과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수 있는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를 치밀하게 정리한 경향신문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312조>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의제 세팅부터 꼼꼼한 현장취재, 각계의 의견 수렴 등 전 과정이 모두 기획취재의 좋은 전형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세계일보의 <디지털 성범죄, 그들의 죗값> 보도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참혹한 현실과 우리 사회가 이런 범죄에 대해서 그간 얼마나 둔감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보도였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촉구하는 보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보도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호평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21대 총선 특집>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공영방송 KBS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보도였으며,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경인일보의 <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전세자동차 사기라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치밀하게 취재해 전해준 지역 취재보도의 수작이었다. 이와 유사한 피해가 아직 전국에 걸쳐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 보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부산일보의 <한반도 최초의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보도는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짚었다. 특히 성 착취적 산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이 경제논리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으로는 대구MBC의 <코로나19 집중 프로젝트>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코로나 참상에서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해결하고 대구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유튜브와 협업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