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다시는 손을 놓치기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약속한 ‘안전한 나라’를 되새긴다.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 대통령 문재인.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유가족 등에게 보낸 메시지 중 일부입니다. 안전 대책을 약속한 것인데, 5개월 전까지만 해도 유가족들이 그렇게 간절히 듣고 싶었던 소원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말한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는 국내 최초의 ‘권역 트라우마센터’입니다. 6년 전인 2014년 정부의 약속이지만, 사실 지연을 거듭했습니다.
그 사이 유가족 등 세월호와 관련된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지병으로 사망했습니다. ‘트라우우마 치료’를 받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안산에 ‘온마음센터’가 있지만 인력부족과 병원연계성 등 한계 때문에 이용이 저조했습니다.
물론 치료가 모든 걸 해결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시도조차 이루지 못한 것과는 천지차이입니다.
중앙, 지역, 방송 등 모든 언론조차 이 부분에 관심을 끊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줄곧 문제를 체크하고 보도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유가족 자살’ 등 자극적인 사안에만 집중됐다 사라지는 형태를 보입니다.
인천일보는 되짚어보고자 했습니다. 유가족의 트라우마가 왜 심각한지, 왜 치료가 힘든지, 정부의 약속은 어디로 간 것인지 모두가 놓친 부분부터 알려야 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취재에 돌입한 2019년 12월 말은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시기입니다. 당시 장례식장에서 “도대체 몇이 사망해야 정부가 제대로 나설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알아보니 매스컴에 나오지 않은 이들을 포함하면 가족과 친구, 제자를 잃은 슬픔 속에 5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고(최근 안타깝게 한 분이 더 늘었습니다.) 지병으로 사망한 이는 6명이었습니다.
왜일까. 각종 연구보고서와 전문가 의견을 받아보니 역시 ‘트라우마’가 지목됩니다. 국내 트라우마 전문가이자 세월호 유가족의 심리상태를 살펴보기도 한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 부장은 “지병도 트라우마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크다. 서둘러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냅니다.
확보한 자료에서는 참사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희생자 가족 145명을 설문한 결과 무려 53.3%(78명)이 우울, 절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행복감인 '삶의 질' 정도는 평균 63.35 정도로 나왔습니다. 국내 성인 삶의 질 평균치(72.48)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광역시 단위 대비로도 낮습니다.
"사고를 당하기 전 모임 회장까지 했는데, 지금은 한 번도 나가지 않는다", "사람을 회피하게 됐다", "활동할수록 회의감을 갖게 된다"는 증언도 확인됐습니다.
생존학생 75명 가운데 10% 정도는 '외상 후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기울어가는 배에서 함께 나오던 친구의 손을 놓쳤던 기억' 등 죄책감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트라우마 치료는 ‘사각지대’가 존재했습니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월호 관련 트라우마 치료 거점기관인 '안산온마음센터' 사례관리 대상자 907명 가운데 '실질적 대면'이 이뤄진 비율은 44.3% 수준이었습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한 대학연구보고서에서는 트라우마 지원이 이뤄진 초창기에 도왔던 사회복지사의 증언이 담겼는데, 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센터 측이 대상자를 찾아가 만난 233명, 대상자의 센터 방문 138명 등이 중복 없이 합했을 때 추정한 최대치입니다. 전문의 상담을 받은 수는 31명에 그쳤습니다. 과거 똑같은 조사가 있었는데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것이 확인됩니다.
대상자가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치료를 안 받은 것이라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떠나가는 와중에도 ‘치료 공포’나,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센터로 발을 들이지 않는 이들에 대한 대책은 사실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과거의 트라우마 지원은 첫발 격이라 착오가 불가피했고, 그것이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에 전문가들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트라우마센터’가 쥐도 새도 모르게 추진 중단된 것이 확인 됐습니다.
정부는 2014년 안산시에 각종 재난·재해 트라우마를 다루는 ‘국립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해왔습니다. 현재 트라우마치료 거점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유일한데, 권역별로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문가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경제성’ 문제로 추진과 백지화를 반복했고, 이번 정부가 지난해 11월 기점으로 재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통해 살펴보니, 올해 정부 예산에서 내용이 쏙 빠져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예산에 반영하지 않은 것입니다.
보도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자, 국무조정실 직원들이 1월11일 안산 단원구 세월호 416단원고가족협의회 사무실에 급 찾아와 유가족들에게 예산반영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허비될 번한 최소 1년 시간을 되돌린 것입니다.
최근 문 대통령의 트라우마센터 건립약속 메시지의 5개월 전 과정입니다.
인천일보는 또 4월16일, 지역 일간지 중 드물게 6주기를 놓치지 않고 유가족들을 만나 그 심정을 독자들에게 재차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이 트라우마에 대한 심각성을 전하려면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알리는 과정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합니다.
트라우마센터가 ‘유가족 전용병원’이라는 등 안산 지역에 떠도는 소문에 지자체가 난감해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간단히 팩트를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유가족과 4.16가족협의회 등 단체와 문제를 짚은 지 5개월쯤 되어 갑니다. 만나고, 대화하고를 반복하며 나아가야할 방향 등을 짚었습니다.
<보도>
1. [세월호 참사 6년, 끝나지 않은 비극] ‘가족·친구 잃은 슬픔'에 떠난 사람들’
↳ [관련기사] 장례식에서 들은 ‘세월호 고통’, “갈 때가 된 것 같다 가족에게 미안해”
2. [세월호 참사 6년, 끝나지 않은 비극] 유가족에게 ‘트라우마 벽’은 높았다
↳ [관련기사] “오히려 겁난다” 세월호 유가족 지원거부, 왜?
3. [세월호 참사 6년, 끝나지 않은 비극] 트라우마 치유할 국가시설 허송세월
4. [세월호 참사 6년, 끝나지 않은 비극] 정부·경기도 긴급대책 마련
5. [단독] 안산 국립트라우마센터 건립, 정부 내년 예산반영 약속
6. [세월호 참사 6주기] 여전히 아프고 그립다
7. [세월호 6주기…아득하기만 한 '이웃 보듬는 안전한 사회']진상규명·처벌…아무것도 해결 안돼
등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일단 정부가 약속했던 ‘세월호 트라우마센터 건립 추진’과 관련한 언론의 감시는 2016년을 기점으로 끝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저희의 보도 이후 방송과 신문에서 다시 거론됐고, 자료제공을 하기도 했습니다.
① YTN의 열린라디오 1월 6일, <단원고 희생자 아버지 극단적 선택, 세월호 유족들 트라우마 관리 현실 보여줘>
② SBS궁금한이야기Y 1월 17일 480회, <남겨진 사람들의 치료되지 않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③ 경향신문 4월 14일, <그립고 그리워서…몸도 마음도 서서히 무너져 간다 [세월호6주기]>
4. 사회에 끼친 영향
각계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입니다. 지난 2월 11일 보건복지부, 국무총리실이 관계 회의를 마련해 유가족들과 트라우마센터 건립을 논의했습니다. 앞서 안산온마음센터도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유가족 등을 위해 시스템 개편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트라우마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싹 사라졌던 보도들이 요즘 다시 되살아나는 추세입니다.
정의당은 3월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가족의 사안을 트라우마센터와 연관 지으며 “건립에 힘을 모으겠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출품작의 경우 ▲안전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감시한 언론의 역할 ▲단편성 보도가 아닌 문제점 도출이라는 두 가지를 지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앞서 1월 기자상 심사에 제출한 바 있으나, 추가적인 사회현상 및 보도 등을 감안해 재신청합니다. 유가족과 보건복지부, 경기도, 안산시, 전문가 등을 토대로 취재했으며 연구보고서를 활용했습니다. 반론보도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요구는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6회 전체 총평
제356회(2020년 4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43편이 출품됐고, 이 중 8편이 선정됐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21대 총선 양정숙 비례대표 후보 검증> 보도가 선정됐다. 올해는 비례 위성정당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KBS 비례대표 후보자 인사 검증보도는 매우 의미 있는 우수한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언론계의 가장 큰 화두를 던져주었던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도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 아직 해당 보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반론권이 더 충실하게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우리 언론현실에서 과감하게 검언유착 의혹을 드러내기 위한 보도를 내놨다는 점, 구체적인 녹취록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재판과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수 있는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를 치밀하게 정리한 경향신문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312조>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의제 세팅부터 꼼꼼한 현장취재, 각계의 의견 수렴 등 전 과정이 모두 기획취재의 좋은 전형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세계일보의 <디지털 성범죄, 그들의 죗값> 보도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참혹한 현실과 우리 사회가 이런 범죄에 대해서 그간 얼마나 둔감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보도였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촉구하는 보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보도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호평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21대 총선 특집>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공영방송 KBS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보도였으며,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경인일보의 <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전세자동차 사기라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치밀하게 취재해 전해준 지역 취재보도의 수작이었다. 이와 유사한 피해가 아직 전국에 걸쳐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 보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부산일보의 <한반도 최초의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보도는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짚었다. 특히 성 착취적 산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이 경제논리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으로는 대구MBC의 <코로나19 집중 프로젝트>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코로나 참상에서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해결하고 대구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유튜브와 협업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