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SBS 통일외교팀 김태훈, 김혜영, 김학휘 기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기밀 유출 사건을 정확하게 취재해 4월 26일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단독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방위사업청, 국가정보원, 안보지원사령부가 지난해 12월 유출 혐의를 인지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던 사상 최대의 기밀 유출 사건이 SBS 보도로 드러난 것이다. 국방부 장차관도 SBS 보도 하루 전에야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SBS 취재가 시작되자 방위사업청과 ADD는 마지못해 장관과 차관에게 보고한 것이다.
SBS 김태훈 기자는 4월 중순 ADD의 한국형 전투기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 사업의 부실 문제를 취재하던 중 모 취재원으로부터 “ADD에서 보안 사건이 발생했다”는 단 한마디의 말을 들었다. ADD는 군 관련 기관 중에서도 취재 난이도가 가장 높은 최고 보안 시설이어서 취재가 쉽지는 않았다. 김태훈 기자 등은 ADD 퇴직자, 방산업계 관계자를 시작으로 ADD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해 차근차근 퍼즐을 맞춰갔다.
자료 무단 반출 혐의를 받고 있는 ADD 퇴직 연구원이 60여 명이고 이 가운데 20여 명은 유난히 많은 양의 자료를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4월 24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퇴직한 연구원 A씨는 무려 68만 건의 자료를 반출해 서울의 한 사립대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4월 26일 오전 ADD의 소장과 대외협력실장 등 ADD 책임자들과 A씨에게 전화로 확인 취재를 한 뒤 그날 저녁 SBS 8뉴스를 통해 <사상 최대 기밀 유출…퇴직 연구원 20여 명 수사>, <고위급 연구원부터…몇 년 전 퇴직자도 조사> 등 첫 단독 보도를 시작했다.
4월 27일 SBS 8뉴스 <외국기업 간 연구원 있다…“해외 유출 개연성 커”>, <기술 들고 퇴직이 관행?…국방부 “철저 조사”> 등 2개 기사를 통해 핵심 혐의자 20여 명 중 1명이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난 사실을 지적했다. ADD 기밀 유출 사건의 가장 큰 해악으로 꼽히는 국방기술의 해외 유출이 현실화된 것이다.
4월 28일 SBS 취재파일 <ADD ‘기술 유출’ 혐의자, ‘UAE판 ADD’ 노리는 칼리파대학 갔다>를 통해서는 UAE로 떠난 ADD 퇴직 연구원이 UAE 정부가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ADD와 같은 시설로 만들고 싶어 했던 칼리파대학 부설 연구소에 취업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칼리파대학 부설 연구소는 2018년 4월 국방과학 책임자들이 대거 방문했었고 한국-UAE 정부가 ‘UAE판 ADD’을 설립하고자 했으나 법적, 현실적 문제로 계획이 무산된 점을 기사는 적시했다.
4월 29일 SBS 8뉴스 <“기밀유출 신속 조사 지시”…“보안관리 안이했다”>를 통해 이번 사건을 신속히 조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보도했다. 대통령의 지시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중 정경두 국방장관의 발언을 통해 소개됐다. 그런데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마치 자신의 임기 중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핵심 혐의자 20여 명 중 단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왕정홍 청장 재임 중 퇴직했는데도 그는 그랬다. 왕 청장의 무책임함은 4월 30일 SBS 취재파일 <ADD 기밀 유출 ‘책임 회피’ 방사청장…“그 책임 버거우면 내려놓으시길”>을 통해 비판했다.
김태훈 기자 등은 UAE 칼리파대학으로 간 ADD 퇴직자가 이번 사건 혐의자 1명 외에 5~6명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5월 3일 SBS 취재파일 <ADD 기밀 유출 사건의 뇌관 UAE 칼리파大와 소걸음 수사>를 내보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ADD 보안실태조사를 통해 유출 혐의를 1차적으로 파악한 방위사업청, 국가정보원, 안보지원사령부가 4개월 동안 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3개 기관으로부터 조사는 고사하고 전화 연락이라도 받은 혐의자는 SBS 보도 전까지는 없었다. 이들 기관이 왜 이렇게 소극적이었는지는 현재도 계속 취재하고 있다.
5월 4일 SBS 8뉴스 <“가져간 자료 파기하라”…ADD ‘은폐 시도’ 수사>는 ADD 현직 간부가 68만 건 무단 반출 혐의를 받는 퇴직 연구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가져간 자료들을 모두 파기하라”고 말한 사실을 단독 보도한 것이다. 현직 간부의 자료 파기 전화가 독자적 판단이 아니라 윗선의 지시에 따른 조직적 은폐 시도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5월 7일 취재파일 <UAE로 떠난 ADD 퇴직연구원들의 배후는 일단 국방부>를 통해 UAE 칼리파대학으로 ADD 퇴직 연구원들이 이직하는 과정에 국방부의 개입이 있었던 점을 비판했다. 또 청와대, 다른 정부부처와 협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 관련 취재와 보도는 끝나지 않았다. 김태훈 기자 등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취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류인 ADD의 기밀 유출, ADD 퇴직자들이 칼리파대학으로 떠난 목적과 과정, 국가정보원 등이 소걸음 수사를 한 경위 등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사건이 처음 보도된 4월 26일 이후 군과 ADD, 방위사업청, 정보 당국은 SBS의 취재 경위를 파악하는 데 혈안이었다. 취재의 첫 단서를 제공한 이가 누구인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익명의 취재원은 단편적이지만 정확한 정보를 SBS에 제공했고, 첫 제보의 신뢰성은 대통령의 신속 수사 지시, 국방장관과 방위사업청장의 공식 사과, 도하(都下) 모든 매체들의 인용 보도를 통해 입증됐다.
SBS 보도에 도움을 준 취재원들에 대한 주변의 관심으로 인해 그들을 특정할 개연성이 있는 팩트들은 기사에 공개할 수 없었다. 여전히 보도할 가치가 있는 팩트들은 많이 남아있다.
취재는 김태훈 기자가 주도했고 같은 통일외교팀의 김학휘 기자, 김혜영 기자는 현장 취재를 하며 단독 기사들을 작성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4월 26일 SBS의 메인 뉴스인 8뉴스의 머릿기사로 ADD 기밀 유출 사건이 보도되자 곧바로 연합뉴스를 필두로 도하 모든 신문과 통신들이 4월 26일 인터넷 기사와 4월 27일 지면 기사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TV 방송들도 4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ADD의 기밀 유출 사건을 다뤘다. 4월 28일~29일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ADD의 기밀 유출 사건이 가져올 파장을 진단했다.
ADD 퇴직 연구원 20여 명이 연루됐고 최소 수십만건 자료가 무단 반출된 사건의 기본적인 팩트, 유출 혐의자가 UAE의 대학 연구소로 이직해 기밀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팩트까지 타 매체들은 SBS의 선행 보도 내용을 확인하면서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사건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부터, 국방장관, 대통령까지 연이어 입장을 내놓았다. 경찰도 유례없이 2개 지방청의 보안수사대를 투입해서 신속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보도는 ADD와 방산업계의 보안 의식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DD 기밀 유출 사건 첫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4월 27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국방부 대변인과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번갈아 “이번 사건을 엄중히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4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은 ADD의 관리 감독 책임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특히 ADD에 대해 직접적인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혐의자들이)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유출했다는 점에서 정부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신속한 수사를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정경두 장관은 29일 국방위원회에서 “VIP께서도 신속하게 이런 것들은 수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지금 관련되는 합동수사기관에서 전면적으로 엄중하게 조사, 수사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소개했다.
대통령의 신속 수사 지시에 따라 대전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에 이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추가 투입됐다. 국가정보원, 안보지원사령부, 2개 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의 대대적인 합동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SBS의 보도가 없었다면 지난 4개월 방위사업청, ADD, 국가정보원, 안보지원사령부의 행태를 봤을 때 지금과 같은 철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SBS 보도 하루 전에야 국방부 장차관에게 이번 사건 관련 보고가 올라갔다.
SBS 보도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ADD와 방산업계의 보안 의식이 제고된 것이다. 연구원들은 연구자료를 갖고 퇴직한 뒤 기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기업은 그들을 환영하며 채용하던 관행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됐다. 아예 자료를 반출할 수 없도록 ADD의 보안시스템도 전면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ADD 기밀 유출 사건 연속 단독 보도는 방위사업청, 국가정보원, 안보지원사령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조사와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이번 사건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기밀 유출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대통령의 신속한 수사 지시를 이끌었고 ADD와 방산업계의 보안 의식을 제고하는 데 공헌했다. SBS는 김태훈 기자 등이 취재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음을 확인하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반론 신청 등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6회 전체 총평
제356회(2020년 4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43편이 출품됐고, 이 중 8편이 선정됐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21대 총선 양정숙 비례대표 후보 검증> 보도가 선정됐다. 올해는 비례 위성정당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KBS 비례대표 후보자 인사 검증보도는 매우 의미 있는 우수한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언론계의 가장 큰 화두를 던져주었던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도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 아직 해당 보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반론권이 더 충실하게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우리 언론현실에서 과감하게 검언유착 의혹을 드러내기 위한 보도를 내놨다는 점, 구체적인 녹취록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재판과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수 있는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를 치밀하게 정리한 경향신문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312조>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의제 세팅부터 꼼꼼한 현장취재, 각계의 의견 수렴 등 전 과정이 모두 기획취재의 좋은 전형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세계일보의 <디지털 성범죄, 그들의 죗값> 보도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참혹한 현실과 우리 사회가 이런 범죄에 대해서 그간 얼마나 둔감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보도였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촉구하는 보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보도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호평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21대 총선 특집>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공영방송 KBS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보도였으며,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경인일보의 <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보도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전세자동차 사기라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치밀하게 취재해 전해준 지역 취재보도의 수작이었다. 이와 유사한 피해가 아직 전국에 걸쳐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 보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부산일보의 <한반도 최초의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보도는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짚었다. 특히 성 착취적 산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이 경제논리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으로는 대구MBC의 <코로나19 집중 프로젝트>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코로나 참상에서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해결하고 대구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유튜브와 협업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