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별도의 경제사건을 취재하던 중, 취재원으로부터 '오픈뱅킹'을 이용한 신종 피싱 사기에 대해 듣게 됐습니다. 지인의 아버지가 당한 사건이라며 예시까지 더한 설명을 듣던 중, "오픈뱅킹을 등록하면, 한 사람의 모든 계좌에 접근할 수 있다"는 내용이 걸렸습니다. 올해 8월 기준, 인터넷에 오픈뱅킹을 검색해도 '금융생활의 편의를 가져다 준다'는 장점만 홍보될 뿐 제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시작은 취재원 지인의 아버지에서부터였습니다. 피해자는 인터넷 뱅킹이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픈뱅킹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딸을 사칭한 범인에게 속아 신분증, 계좌정보 등을 말해줬고 범인이 보낸 인터넷 주소 링크를 눌러 휴대폰에 원격앱이 설치됐습니다. 기존 피싱 범행이었다면, 계좌정보가 노출된 은행에서 예금을 옮기는 등의 조치를 하면 1차 예방이 완료됩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범인에게 알려주지도 않은 계좌에서까지 돈이 인출됐습니다. 오픈뱅킹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몰랐던 피해자는 딸의 도움을 받기 전까진 신고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문제를 취재해 밝혀낸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사전에 오픈뱅킹 등록을 제한하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사실은 은행홍보팀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시중 5대은행 고객센터에 연락해 확인했습니다. 홍보부서를 통한 정제된 말이 아닌, 은행의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보도했습니다. 둘째는 오픈뱅킹 1일 이체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소액으로 낮추려고 해도 불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은행은 금융결제원 '시스템' 탓을, 금융결제원은 은행의 '운영' 탓을 했습니다. 책임 떠넘기기 속에 피해자가 사기 범죄에 대처할 수단 하나를 잃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셋째는 오픈뱅킹을 이용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는 정립된 신고절차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피해가 예상되는 곳을 피해자가 일일이 찾아 직접 신고해야 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신고가 누락 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여기까지가 1차 보도 [단독]금융사기 당해도...“당신은 ‘오픈뱅킹’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의 취재 경위입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은행은 금융당국에 오픈뱅킹 문제를 개선하자고 건의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언제', '어느' 은행에서 '어떤' 금융당국에 '무슨' 내용을 건의했는지 궁금했습니다. 금융회사, 금융당국, 국회 등을 돌아다니며 취재원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4월 28일 국민은행이 금융위, 금융결제원에 개선 보고서를 냈다는 사실을 특정했습니다. 해당 건의서의 실물을 얻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보고서 원본까지 확보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기사 [단독]구멍 뚫린 ‘오픈뱅킹’, 은행·당국은 알고도 안 고쳤다를 작성했습니다. (보고서 출처는 취재원 보호를 위해 밝히지 않았습니다)
해당 기사를 통해 은행과 금융당국이 최소 1년 6개월 전에 오픈뱅킹의 위험성을 인지했지만,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전기통신금융사기로 발생한 피해가 오롯이 피해자들만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이 만든 '신분증 원본확인'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중은행의 '신분증 원본확인' 절차 미준수→비대면 계좌개설 및 오픈뱅킹 등록→신분증이 노출된 피싱 범죄 피해자들의 금전피해>라는 범죄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분증 사본을 이용해 본인 인증 절차가 통과되는지를 직접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는 기사에 반영했고, 은행들이 보안이 뚫린 방식을 문의해와서 자문해줬습니다. 또 금융위, 금감원 측으로부터 "시중은행이 비대면 본인 인증 과정에서 신분증 원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는 해석을 얻었습니다. 향후 신분증을 도용당해 금전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해당 기사를 근거로 은행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은행 측의 "신분증 원본을 판별할 기술이 없다"는 항변에는 시중 보안 업체들을 수소문해 기술이 이미 2000년대 초반 개발 완료됐고, 초기 설치비용 10억원이면 운용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신분증 원본 인증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와 별도의 인터뷰 기사도 작성했습니다. 여기까지가 두 번째 기사의 보도 경위입니다.
해당 보도들이 최초 나간 시점은 각각 9월 2일, 9월 24일이었습니다. 9월 29일 금융당국이 오픈뱅킹, 비대면 계좌개설 과정에서 본인확인 절차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완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보완책 발표로 기사에서 지적한 문제들은 개선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오픈뱅킹 문제에 대한 '책임'과 '피해구제'가 미흡했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기사 [단독]“금융사기 예방, 오후 6시 이후 안 합니다”를 쓴 경위입니다. 세 번째 기사는 피해에 대한 당국과 은행의 책임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금융권의 연대책임이 필요하다는 점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피싱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어리숙하게 신분증을 넘겨줘서 발생한 일"이라거나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다"는 인식까지 있습니다. 피해자들 역시 세간의 인식을 알고 있고, 극도로 두려워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스미싱 피해를 당한 것이 알려지면 앞으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했습니다. 고민 끝에 피해자들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대신 실제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사진 자료, 경찰이 작성한 범죄일람표 등을 제시해 객관성을 갖도록 했습니다. 또, 금융기관들 이름은 전부 명기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바이라인 기자의 직접취재, 현장취재입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오픈뱅킹 관련 기존 보도는 금융회사의 '오픈뱅킹 출범', '가입 독려', '목표 가입자 수 달성' 등의 홍보성 기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시점인 8월 초를 기준으로 오픈뱅킹 문제를 사례를 포함해 심층 지적한 기사는 찾지 못했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기사 출고 후 금융위가 개선책을 발표하며 생겼습니다. 매일경제 <돈 싹 빼가기 쉬운 오픈뱅킹.. 개설후 3일간 이체 금지>, 이데일리 <'보이스피싱 온상' 오픈뱅킹.. 출시 3년만에 자존심 구겼다>, 연합뉴스 <계좌개설 본인확인 강화하고 ATM무통장입금 한도 50만원으로> 등이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①두 차례 기사 보도(9월 2일, 9월 24일) 후 지난 9월 29일 금융당국이 '오픈뱅킹 제도 개선안'(보도자료 명칭 : 금융분야 보이스피싱 대응대책 관련)을 발표했습니다. 개선안에는 기사에서 지적한 내용 대부분 반영됐습니다. 첫째, 오픈뱅킹 1일 이체한도를 축소할 수 없다는 지적에 ㉠오픈뱅킹 신규 가입 시 3일 간 자금이체는 차단하고, 출금 및 결제 이용한도는 1일 10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둘째, 오픈뱅킹을 이용한 사기 피해 발생 시 신고절차가 없다는 지적에 ㉡피해자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에 등록할 경우, 본인 명의의 오픈뱅킹 가입신청 및 계좌연결을 즉시 제한할 수 있게 개선하고 피해가 발생했거나 우려되는 경우, 피해자가 본인명의 계좌의 거래를 일괄 또는 선택해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셋째, 휴대전화에 설치된 금융회사 앱과 범인이 스미싱 등을 통해 설치한 원격조정 앱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지적에 ㉢금융회사 앱과 원격조종 앱이 연동되지 않도록 하고, 금융보안원이 이를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디지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회사 고객센터 등이 고객 휴대전화에 연동하는 경우라도 계좌개설·자금이체·대출신청 등 거래 관련 기능은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넷째, 금융회사가 비대면 계좌개설 과정 등에서 신분증 진위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비대면 실명확인 과정 중 제출된 신분증 사본은 반드시 금융결제원의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으로 검증하도록 하고 안면인식 시스템 이용을 권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②해당 사안은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지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2022 국감] "내년부터 오픈뱅킹 사고나면 내 명의거래 일괄제한"> 기사에는 지난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국민은행의 오픈뱅킹 건의안이 언급됐고, 금융위가 "오픈뱅킹 전자금융 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본인 명의 계좌 거래를 일괄 제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③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피해자 연합측이 은행을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