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0),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0),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획의도]
최근 아동·청소년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 대화방에 다량 유포한 이른바 ‘엘(L) 성착취’ 사건이 불거졌다. 다수의 언론은 이 사건을 ‘제2의 n번방’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내부 토의를 거쳐 '제2의 n번방'이라는 표현이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을 되레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실제 검찰에는 매년 1만6000건이 넘는 디지털성범죄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작년 한해에만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조력한 피해자 지원 건수는 무려 19만8083건에 달한다. 단편적인 사건 중심의 보도를 넘어 심층보도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봤다. 성착취물 제작·유통을 방치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n번방, 남겨진 공범들> 보도를 준비했다.
[회차구성]
[1] ‘n번방과 다르다’는 착각···성착취물 찾는 그들이 ‘지옥’ 만드는 주범(9월13일 보도)
기사 링크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130600001
“n번방처럼 그런 방은 절대 아닙니다.” 이 같은 공지를 올려놓고 버젓이 성착취물을 유통하던 복수의 텔레그램 대화방 링크를 입수해 잠입 취재했다. 2주간의 잠입 취재를 통해 이용자들이 ‘디스코드’라는 채널을 텔레그램의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시적으로 경찰 수사를 피하고자 ‘대피소(새로운 텔레그램 대화방)’를 만들면서 영상 유통 채널의 폭파와 개설을 반복하는 것도 알게 됐다. ‘성착취물 피해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위법하지 않다’는 성착취물 이용자들의 합리화 뒤로 피해자가 평생 짊어져야 하는 영상 유포의 불안감을 보여줬다.
[2] “사법부는 내 편” 성범죄자의 큰소리, 빈말이 아니었다(9월19일 보도)
기사 링크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190600001
2020년 ‘n번방’과 ‘박사방’의 주범들이 검거된 이후 여성들은 법원 앞에서 “사법부도 공범”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2년이 지난 지금 사법부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디지털성범죄 판결문 275건을 낱낱이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처참했다. 전체 판결문 가운데 실형 선고는 20건(7.3%)에 불과했다. 가해자가 ‘유망한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라서 봐준 황당한 판결도 있었다. 국회를 통해 입수한 전국 법원의 최근 5년간 디지털성범죄 사건의 혐의별 1심 선고 현황 통계를 덧붙여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객관성을 높였다.
[2-1][단독]‘n번방 이후’ 3년간 경찰 디지털성범죄 전담 인력 고작 10명 늘었다(9월20일 보도)
기사 링크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200906001
경찰청의 ‘디지털성범죄 관련 전담 수사 인력 현황’ 자료를 검토한 결과 n번방 사건이 발생한 2019년부터 3년간 전국 시·도경찰청 디지털성범죄 전담수사 인력은 ‘10명’ 증원되는 데 그쳤다. 디지털성범죄가 공론화될 때마다 경찰의 수사 능력이 매번 도마에 오르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수사기관의 부족한 전문 수사 인력에 있음을 지적했다.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들과 성착취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들의 의견을 취재해 디지털성범죄 수사 과정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했다.
[2-2][단독]‘n번방’ 이후에도 여전했던 솜방망이···작년 디지털성범죄 1800건 넘게 ‘약식기소’(9월22일 보도)
기사 링크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221646001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책임은 검찰에도 있었다. 경향신문은 ‘n번방’ 사건으로 전국이 들썩인 2020년 무렵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디지털성범죄 사건의 정식 공판 회부 비율을 높이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법무부 장관 지시 이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고자 국회를 통해 최근 5년간 검찰의 디지털성범죄 사범 처분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결과적으로 2020년 무렵 장관의 지시에도 디지털성범죄 사건에 대한 검찰의 정식 공판 회부 비율은 늘지 않았고, 약식기소 처분율과 불기소 처분율 또한 줄어든 바가 없었다. 이 내용은 보도 이후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3] 돈 되니 눈감고, 수사엔 비협조···플랫폼이 ‘최후의 공범’(9월25일 보도)
기사 링크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251540001
매년 1만건 넘게 발생하는 디지털성범죄 사건의 이면에는 플랫폼 내의 성착취물 유통을 방치하고도 이렇다 할 처벌도 받지 않았던 ‘플랫폼 사업자’들이 있었다. 성착취물 유포의 온상으로 꼽혀왔던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부터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거래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를 운영한 ‘손정우 사건’ 등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사업자들이 얼마나 미진한 처벌을 받아왔는지, 운영자들이 어떻게 법망을 빗겨나가고 있는지, 입법상의 한계는 무엇인지 등을 보도했다. 오는 11월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1심 선고를 앞둔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재판 속기록 일체도 처음으로 입수해 다뤘다.
[3-1] [단독]방심위, 작년부터 유튜브 디지털성범죄물 삭제 요청 ‘0건’(9월26일 보도)
기사 링크 :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209261125001
성착취물을 비롯한 음란물의 유통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플랫폼에 삭제 요청을 한 경우가 드물 뿐 아니라 플랫폼이 삭제 조치를 이행하는 비율도 미진한 사실을 파악해 고발했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자료 가운데 방심위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튜브에 디지털성범죄물 삭제 요청을 한 건도 하지 않은 사실도 담겼다. 규제 기관의 미진한 대처와 플랫폼 사업자들의 낮은 책임의식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음. 기획에 활용된 판결문, 재판 속기록, 통계자료 모두 자체 확보했으며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의 이해 관계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엘 성착취’ 사건 이후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잠입 취재한 기사는 다수 있었다. 그러나 사법부와 사업자들에 대한 책임까지 범위를 넓혀 기획보도한 것은 경향신문이 처음이었다. 9월28일 CBS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번 보도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웠다. 기자들이 기획 기사를 준비하게 된 배경, 275건의 판결문을 분석하면서 느낀 사법부의 문제점,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미미한 규제와 개선책 등을 언급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1‧2회가 나간 이후 복수의 전‧현직 판사들이 자사 보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한 판사는 “성착취물 소지 유포자와 관련해 그간 하고 싶었던 얘기가 기사에 가득 담겨 있었다”고 평가했다. 2014년부터 ‘재판 방청 연대’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성범죄를 판단하는 사법부를 감시해온 활동가 ‘연대자D’도 SNS에서 경향신문 기획기사를 모두 공유했다. 국회에서는 n번방 방지법 개정과 관련한 입법 움직임이 일었다. 디지털성범죄는 새 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법무부 국감에서는 디지털성범죄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기소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나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자사 독자위원회에서 이번 보도에 대한 호평이 나왔다. 기존 디지털성범죄 보도와 차별성을 갖춘 심층 보도라는 이유였다. 경향신문은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4일 경찰이 내년 스토킹 전담 수사관 150여명을 증원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단 한명도 충원되지 않은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지난 10월6일에는 성범죄자 가운데 신상공개 대상인데도 사진등록조차 하지 않은 성범죄자가 작년의 2배에 달하는 336명에 달하는 사실도 입수해 알렸다.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