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진실화해위원회는 질곡깊은 우리 현대사 피해자들의 한을 씻어주고자 만들어진 조직이다. 취재팀은 10여년 전 1기 진실화해위가 진실 규명을 결정한 ’국민방위군‘ 사건의 유가족을 취재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피해자는 “국가로부터 사과는 물론 어떤 후속 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의 활동으로 현대사의 진실이 드러나고, 피해자들도 그 한을 씻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진화위의 진실규명도 사과·배상 권고도 있었지만 정착 이렇다할 ‘조치’는 없었던 것이다. 잇따라 과거사에 대한 진실 규명 조치와 이에 대한 여러 권고가 나오고 있는 상황. 과연 지금은 어떨까? 과연 이 권고들은 이행되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취재진의 의문은 여기서 시작했다. 취재진은 12년 전 진실화해위원회가 진실 규명을 결정했지만, 지금까지 각 부처에서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258건의 사례를 입수했다. 모두, 정부가 직접 작성했으며, 여태껏 ‘이행 여부’ 를 철저히 비공개한 사건들이었다. 국가가 외면한 권고의 대부분은 국가가 피해자와 그 가족에 ‘사과’하고, 보상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이다. ‘삼청교육대’ ‘문인간첩단’ ‘재일동포 간첩 조작 사건’등 우리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국가로부터의 피해를 인정받고도 여지껏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하는 상황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사과’는 단순히 피해자의 한을 푸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보상과 명예회복, 가해자의 단죄와 직접 연관된 것이라고 취재진은 과거사 전문가들과의 논의 끝에 판단했다. 소극적 행정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행 여부’를 거짓 보고한 사실 역시 확인했고 이를 모두 추적해 보도에 담기로 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진은 국방부 경찰청 등에서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258건의 사례를 하나하나 살펴봤다. 이 가운데 특히 1기 진실화해위의 핵심 과제이자 대표적 과거사 사건 '삼청교육대' 관련 권고도 이행되지 않았다. 1기 진실화해위는 삼청교육대에 강제 입소했던 신청인 17명의 피해를 인정하고, 국가의 사과와 관련법을 개정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권고를 받은 국방부, 10년 째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사과할 대상이 없으니 안 하겠다는 것. 이 상황을 KBS가 최초로 확인했다. 그런데,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그 이유는 사실일까? KBS는 정부가 명시한 ‘미이행 사유’를 하나씩 검증해보기로 했다.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봤다. 진실화해위가 보유하고 있는 연락처와 주소 등을 수소문했다. 국방부의 입장과 달리, 당시 진정인 일부는 여전히 ‘생존’해 있었다. 며칠 걸리긴 했지만, 취재진조차 어렵지 않게 찾아가 만날 수 있었다. 한 피해자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화해위에 진정한 이후, 저는 이사 간 적도 없습니다. 연락처도 그대로인데 사과 연락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군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권고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KBS는 군에 “피해자는 생존해 있다”고 알렸다. 왜 거짓 사유를 대고 사과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군은 “연락처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역시, 피해자들의 인터뷰와는 다른 이야기였다. 이 사건 외에도,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받은 권고 수십여 건을 군과 경찰청 등이 ‘권고 이행 불가’한 사안으로 이미 판정해버린 것을 확인했다. 왜 이행할 수 없을까. 취재진이 피해자 한 명 한 명을 접촉해보니 ‘거짓 기록’ 의혹이 드러났다. 보안사가 1974년 문인 5명을 불법 연행·구급·고문한 '문인간첩단' 사건. 1기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에 대해 군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군은 "사과방안 부동의 이행불가"라고 분류해뒀다. 피해자가 ‘사과에 부동의’해서 사과하지 않았다는, 즉 피해자 탓을 하는 이상한 이유였다. 취재진은 피해자 임헌영 씨를 수소문해 만나봤다. 알고보니 군은, 재작년 임 씨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그런데 ‘사과’가 아닌, ‘위압적’인 전화를 하고는 끊어버렸다. 이후 군과 어떤 연락도 할 수 없었는데 이를 군은 ‘사과방안 부동의’라고 일방적으로 적시해둔 것이었다. 재일동포 간첩조작 의혹사건도 비슷했다. 경찰은 진실화해위 권고를 이행할 수 없는 이유로 '해외 거주‘를 들었다. 피해자들이 해외에 있어서 접촉이 불가능해 사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피해자 모두 취재진이 단 하루만에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 이 중에는 주기적으로 국내에 방문하는 피해자도 있었다. 국가의 불성실한 방기, 이를 지적해 보도했다. 반대로, 정부 각 부처가 '정상 추진'했다고 분류한 권고들도 있었다. 이 경우는 제대로 사과와 보상이 진행된 걸까. ’미이행 이유‘가 엉터리였듯이 ’정상 추진‘도 거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취재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엉터리‘ 이행이 수두룩했다. 5공 당시 대전 등지에서 가진 동창생 모임을 경찰이 국가보안 사범으로 조작한 '아람회 사건', 경찰은 '관할 경찰서에서 사과 서한과 방문 사과를 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피해자들은 ‘서한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피해자 박 모 씨는 진실화해위의 권고대로 ‘책임자 사과’를 요청했는데, 이를 바로 ‘권고 이행’으로 적어놓았던 것이다. 국가의 사과 여부는 과거사 피해 보상 재판 등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애초에 기록이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었던 것이다.
■ 피해자는 방치, 가해자는 허위 ‘보상’도
이렇게 피해자들은 사과도, 보상도 못 받은 채 방치된 사이 ‘가해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북한에 살다가 우리 군 첩보부대로부터 납치된 김주삼씨, 이유도 모른 채 가족과 생이별해 남한에 정착했다. 정작, 이 납치 공훈으로 부대원은 보상금 1억여 원을 수령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실제로 김 씨를 끌고온 부대원이 아닌 이가 수령한 ‘부정수급’이었다. 이런식으로 국가는 12명에게 공훈으로 10억여 원을 지급했고, 지금까지도 4억 원은 미환수된 상태다. 가해자들이 부정수급을 받는 동안, 김주삼 씨는 어떤 보상도 사과도 받지 못했다. 진실화해위가 진실 규명을 했지만 보상을 받으려면 김 씨 개인이 소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과거의 권고 뿐 아니라 현재 진실이 규명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추적도 이어갔다. 대표적인 것이 일제강점기부터 군사 정권까지 운영되며 아동 청소년 수백 명을 강제수용하며 사망자를 암매장하기도 한 ‘선감학원’ 사건이다. KBS 취재진은 선감학원에 대한 유해발굴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보도한 뒤, 유해가 실제로 발견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묻인 아이들의 유해가 빛을 본 순간, 진실과 피해 규명에 첫발을 딛는 순간을 영상으로 담았다.KBS는 이렇게 국가가 방치한 피해자, 그리고 또다시 가해자로 남아있는 국가를 비춰봤다. 본 연속 보도에는 신변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를 요청한 삼청교육대 피해자 외 익명 취재원이 등장하지 않는다. 제보자는 없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사항 없으며 KBS 최초 보도이다. KBS는 2022.9.26.부터 28일까지 방송된 <사과는 없었다> 시리즈 연속 보도 이전에도 진실화해위의 권고가 정부의 무관심으로 미이행되고 있는 사안을 고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진실화해위 과거사 권고 이어지는데...이행관리는 미비> 등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사과를 권고한들> 등 행정안전부의 소극적 행정을 지적한 신문사의 관련 칼럼도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를 국무총리실에서 관리하고, 권고를 받은 부처는 3개월 안에 권고 이행 계획 등을 제출하게 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행안부 국정감사에서도 본 보도가 다룬 ‘사과 미이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으며 모두 생중계됐다. 또 선감학원에서 유해가 최초 발굴됐다는 보도는 연합뉴스, 한겨례 등 주요 언론사에서 언론사에서 모두 받아 보도했다. 잊혀졌던 과거사 ‘권고’ 뒤 절차와 피해자의 현실 등을 고발하고, 타 매체의 반향을 이끌어낸 보도라고 취재진은 자평한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과거사’ 보도는, 사실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미 해결 된 일’이라고 여기기도 하고, ‘몇몇 피해자들만의 일’로 치부하기도 한다. 언론 입장에서도, ‘기시감 있는 이야기’라고 느끼고 있고 흔히 말하는 ‘잘 팔리는’ 기사도 아니다. 이미 진실은 규명된 사건이니, 아무리 취재해도 ‘보도상’을 받을 내용은 아니라는 말도 취재 과정에 많이 들었다. 인기 없는 기사, 기시감 있는 기사, 이미 알려진 진실, 이 모두를 무릅쓰고 보도해야 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인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사과 받지 못했다. 더구나 ‘엉터리’ 사유로 사과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피해자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무엇보다 취재진은 이번 취재를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시청자들이 과거사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삼청교육대 기사에 달린 대부분 댓글은 “삼청교육대 갈만한 사람들이 갔다”거나 “지금도 삼청교육대 보낼 사람들 많다”는 내용이었다. 삼청교육대를 여전히 불량배 집합소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 과거사에 대한 여론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어물쩍 사과나 보상 문제를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취재진은 더 보도하고, 더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KBS <사과는 없었다> 연속 보도와 관련해, 국회 행안위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천준호 국회 행안위원은 "피해자에게 제대로 사과와 보상 없는 핵심 원인은 권고 이행점검 담당하는 행안부 안이한 대처에 있다"고 지적했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각 부처가 낸 이행 결과에 대한 전수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KBS가 지적한 행안부의 2기 진실화해위 권고 65건은 반송 사태를 놓고도 이성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행정안전부만 재발송 요청하고 진화위 요청을 무시했던 것 아닌지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아예 진실화해위 권고의 위상을 올려, 행안부가 아닌 총리실에서 관리하게 하고 3개월 안에 이행계획을 내게 하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1기 진화위 권고가 있은 지 12년 만의 변화다. 무엇보다, 잊혀져있던 과거사 피해자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목소리를 낼 수 있게된 것을 가장 큰 영향이라 자평한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해당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