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 대책을 발표한 뒤,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금융위가 코인 등 투자를 청년 부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밝히며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여론은 개인의 투자 실패마저 국가가 책임져야 하냐는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인 유동성 확대로 자산 시장 버블이 형성됐고, 이같은 상황에서 청년을 비롯한 여러 세대가 투자에 나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청년 부채의 원인이 모두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때문일 리는 없었습니다. 정부의 무책임한 발표와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빚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청년들을 방치하는 것은 위기를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청년부채 규모는 다른 세대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전 취재에서 많은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청년 부채의 원인을 빚투로 해석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청년들의 부채 사유를 봐도 생계 목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이 부각 되자 청년들 역시 일부 투자에 나서긴 했지만, 오로지 주식과 코인을 위해 대출을 잔뜩 끌어다 쓴 경우는 실제로 찾기 힘들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한겨레 취재팀은 이런 현상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대부업체에 직접 취업해 채무자인 청년들과 통화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도 그 이유에서입니다. 대부업체에 취업해 무작위로 연락이 된 청년들을 통해 부채 문제를 파악하면 이 문제를 더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추심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부채를 진 이들의 삶을 더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하였습니다.
한겨레 취재팀은 법무법인을 통해 사전 법률 검토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7월 말부터 3주일 동안 대부업체에 직접 취업해 추심 업무를 하며,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대출이 필요로 하고 있는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무엇인지 등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중 채무, 불안정 노동, 채무 장기 보유 등 빚진 청년들의 실태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담보나 신용이 부족한 청년들을 제3금융권을 주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일하면서 접촉한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 청년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MZ 세대’를 호칭할 때 세상의 규율에 벗어난 자유분방한 모습이나 제멋대로인 이미지를 상상하지만, 정작 추심 전화를 받은 청년들은 어떤 세대보다 부채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빚을 빚으로 갚으려다 보니 사치하지 않아도 다중채무에 얽히게 되고, 당장 갚아야 하는 이자 때문에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겨를 없이 불안정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젊은 채무자들의 현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취재한 내용 뿐 아니라 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젊은 시절 빚을 진 뒤 오랫동안 고통받았던 중장년층의 목소리도 기사에 담아냈습니다. 한겨레 취재팀은 빚을 진 16명의 청년을 심층 인터뷰해 이들이 부채를 가지게 된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계를 위해, 부모 부양을 위해, 범죄 피해로, 투자나 도박 때문에 빚을 지게 된 당사자들을 만나 청년 부채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 부채의 원인을 한, 두가지로 단순화할 수 없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핀테크, 인터넷 금융 등의 발달로 인한 쉬운 대출이 결국 청년들을 부채의 수렁에 빠지게 한 점도 포착해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청년 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습니다. 중장년층 5명의 인터뷰로 청년 시절의 부채가 삶에 미치는 장기적인 악영향을 드러냈습니다. 청년 때 진 빚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중장년이 된 이들을 인터뷰해 부채 청산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고통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청년이 오랜 기간 부채로 사회에서 건강하게 기능하지 못한다면 경제적, 사회적 손실이라는 점도 아울러 짚었습니다.
한편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취재팀의 문제의식을 뒷받침하는 일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취재팀은 신용회복위원회의 2021년 개인워크 아웃 현황을 의원실을 통해 단독으로 입수해 대상자들의 평균 수입이 142만2천원이었으며, 일용직이 56.3%로 가장 많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어 개인파산의 경우 신청자의 51.9%가 채무 지급 불능 상태가 된 지 5년 이상된 시점에서 파산신청을 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채무조정 대상은 빚투 등 투자 실패를 한 이들이 아니라 실제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최악의 상황을 오래 버티다 어쩔 수 없이 파산신청을 하는 현실이 통계로 뒷받침된 것입니다.
또 전문가들을 취재해 청년 부채가 위기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빚진 청년들이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도록 과도한 비난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도 다뤘습니다. 특히 청년들의 경우 미래의 한국 경제를 책임져야 하며, 이들이 결국 이후 중장년층의 부양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청년부채 문제 해결이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잘 드러냈습니다.
더불어 법원에서는 젊으니 일할 수 있지 않냐며 파산 면책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통계와 함께 제시하고, 금융상담과 파산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빠르게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잠입취재이라는 취재 방식을 선택한 만큼 취재 과정에 많은 신중을 기했습니다. 취재에 들어가기 앞서 법무법인의 법률 검토를 받았고, 대부업체에 취업해 1주일 교육을 거쳐 2주일간 추심 업무를 맡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고객으로 접하게 된 사례는 개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익명성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취재기자가 대부업체에서 일하여 받은 임금(120만원)은 청년 부채 해결을 돕는 단체에 전액 후원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년부채 당사자 등을 인터뷰한 타사 기획 보도는 있었으나, 대부업체에 직접 장기간 취업해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보도 뒤에는 기자협회보에 취재팀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실렸으며, 관훈저널에서도 취재후기를 요청해오는 등 언론계의 관심이 컸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사가 나가고 난 이후 학계와 청년층을 아우른 독자층에서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정책국장은 직접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숨도 쉬지 못하고 읽었다. 기댈 언덕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 해법을 찾아야 하고 그것이 정치의 몫”이라고 썼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서 1만건이 넘는 공유가 이뤄졌으며 담당 기자에게는 ‘빚 진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전자우편이 여러 통 왔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들도 출입 기자를 통해 기사에 대한 호평을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는 이 문제에 관해 심도있게 논의해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습니다. 정무위 소속의 국회의원실에서는 한계채무자 새출발을 위한 파산회생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회생법원 간담회에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망해보겠다며, 제도적 개선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해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으며 현재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태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과 반론,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