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 : 취재 착수는 보도제작 경위와 묶어서 기술하겠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동물권을 말하는 건 더는 ‘한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내 인구 4명중 1명(1330만명·2021년)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웁니다. 정치인들도 이 흐름을 감지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동물 복지 공약을 경쟁하듯 내놨습니다. 특히 뉴스룸 내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거시 이슈만큼 생활 의제를 깊이 있게 다뤄주길 바라는 독자들의 기대가 존재합니다.
여기 어두운 통계가 있습니다. 한해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11만마리(2021년)에 달합니다. 또, 최근 10년(2013년~올해 4월) 간 안락사당한 유기·유실동물은 22만마리입니다. 현행법상 유기동물은 포획 시 10일간 공고한 뒤 지자체 보호소가 임의 판단해 안락사할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팀 구성 후 첫 심층기획물로 버려진 반려동물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사회적거리두기가 사실상 끝나면서 ‘팬데믹 퍼피’(팬데믹 때 외로움을 달래려 키웠던 반려동물)가 버려지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6월15일~30일까지 5회(25개 기사)에 걸쳐 보도한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시리즈에는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적나라한 실태와 제도적 구멍, 대안 등을 담았습니다. 또, 동물 학대를 막지 못하는 시스템 공백도 지적했습니다.
취재기자 4명은 꼬박 두달 반 동안 반려동물 보호자와 동물권·구조·입양 단체 관계자, 훈련사, 펫숍 등 산업계 전·현직 종사자, 수의사, 공무원, 학자 등 약 200명을 취재했습니다.
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저희가 제안한 제도의 변화 과정을 쫓아 보도했습니다. 실제 많은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또, 해마다 더 많은 국가·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의 그림자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취재해 전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중 한명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88) 박사를 인터뷰해 개식용 종식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동물 유기와 학대 문제를 풀기 위해선 이성과 감성의 균형적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시리즈 내내 내러티브 작법으로 국내 동물복지 실태의 민낯을 보여줬고, 단순 비판을 넘어 해결책도 담았습니다. 저희 시리즈의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❶끈질긴 관찰로 끌어올린 이야기 : 내러티브형 기사] 저희 팀명인 ‘스콘랩’은 스토리콘텐츠랩의 줄임말입니다. 생명의 이야기인 유기동물 이슈는 내러티브로 다루기에 적합했습니다.
가장 공들인 내러티브는 1회 2·3면에 걸쳐 쓴 ‘유기견 3마리의 3주 추적기’입니다. 버려진 개들이 겪는 일을 2명의 기자(최훈진·이주원)가 매일 관찰했습니다. 이를 위해 경기 양주의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동구협) 보호소와 서울 용산의 유기견 임시보호자의 집을 오갔습니다. 세 강아지의 이야기는 국내 전체 유기동물의 사연을 압축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동구협 보호소에서는 이름없이 공고번호로 불리는 두 강아지를 관찰했습니다. 상황 변화에 따른 개들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읽기 위해 반려견 행동전문가 등 5명의 대면·비대면 자문을 받았습니다. 또, 짖는 소리로 감정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비극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관찰 대상이었던 ‘00161’이 안락사당한 것입니다. 생후 3개월된 믹스견이었습니다. 아이가 짧은 삶 동안 겪은 이야기와 감정변화를 정리해 독자들께 전달했습니다.
또, 이야기 속 핵심 키워드에는 번호를 붙여 측면 그래픽으로 설명했습니다. 지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함입니다. 온라인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키워드 설명을 편히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따로 만들었습니다.(별첨)
2회에서는 수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면 기사에서는 유기견 안락사를 피하려 10년 가까이 자비로 보호하다가 곤경에 빠진 수의사 성준우(46)씨 스토리를 다뤘습니다. 선의를 가진 수의사들이 어떤 딜레마를 겪는지 압축적으로 전했습니다.
[❷정부도 파악 못한 현실 : 숫자로 보여주다] 농식품부 등은 유기견 관련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이를 직접 알아봤습니다. 2회에서는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전국 수의사 157명을 대상으로 안락사 실태와 트라우마, 제도적 미비점 등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또 19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병행했습니다. 국내에서 한 첫 시도입니다.
동물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 여부를 묻는 국민 인식조사도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또한 국내에서 처음 한 설문입니다. 그 결과 우리 국민 2명 중 1명(55.6%)이 보유세 도입에 동의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❸누가 책임질 것인가 : 대안 제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언론의 몫입니다. 5회에서는 정책당국이 참고할 10대 제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특히, 4회에서 제시한 반려동물 보유세는 사설을 통해서도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❹기사 신뢰도를 높여라 : 실명 보도] 취재팀은 실명 보도의 원칙을 지켰습니다.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입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불가피 경우를 빼고는 실명을 기사에 기재했습니다. 예컨대 동탄 길고양이 학대범을 추적해 신고한 김미나(32), 한소담(30)씨의 이름을 실명 보도(3회)했습니다. 2회에서 증언해준 수의사들도 대부분 실명 보도했습니다.
[❺온라인 맞춤형 콘텐츠 페이지 제작] 저희팀은 온라인 독자를 위한 별도 콘텐츠 페이지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를 제작했습니다. 또 별도 영상물도 제작했습니다.(별첨)
[❻제인 구달 인터뷰] 시리즈 후속 보도로 침팬지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와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을 인터뷰해 개식용 문제와 반려동물 문화 등에 대해 물었습니다. 특히, 구달 박사는 세계를 누비는 일정 탓에 인터뷰 성사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약 2개월간 다양한 경로를 통한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구달 박사는 인터뷰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이 창궐하고 이상 기후현상이 나타난 건 인간이 자연을 경시해온 탓”이라며 “개식용을 비롯한 육식 대신 대체육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동물과 자연을 대하는 방식과 관점을 바꿔야 인간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❼길고양이 TNR사업 부조리 등 후속보도]저희는 동물권을 침해하는 각종 행태를 끝까지 파헤친다는 생각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유기동물 이슈를 보도한 이후 길고양이 TNR 사업에 문제가 많다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목포시 감사보고서 입수, 하남시 현장 취재 등을 통해 잘못된 TNR 과정에서 뱃속 아기고양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보도했습니다. 또, 길고양이 보호 단체 대표가 무차별 포획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도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유기동물 이슈 등 동물권 전반에 관해 저희만큼 심층적으로 다룬 보도는 없었다고 자평합니다.
-‘반려동물 보유세 국민 인식 조사’ 결과는 타 언론이 받아썼습니다.(전재 보도 리스트는 별첨)
5. 사회에 끼친 영향
[❶정부·정치권 반응]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즉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정황근 장관은 지난 7월 5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시리즈가 인상적이어서 빼놓지 않고 봤다”면서 “제안 정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사에서 제안한 세부 정책 중 정 장관이 구체 계획을 밝힌 부분도 많습니다. 우선 ‘정부가 국내 반려·유기동물의 정확한 수를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 “‘반려동물통계구축협의체’를 만들어 통계를 정비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동물복지 담당 조직을 과에서 국 단위로 키우라’는 제안도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이 되면 담당 공무원은 약 3배 늘어납니다. 내년 동물 복지 예산도 올해의 약 2배 수준인 307억원으로 책정해 재정당국과 협의 중입니다.
또 정 장관은 “유기·유실동물 법정 공고기간을 현행(10일)보다 늘려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연장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 정 장관의 답변 내용은 지난 7월 발표한 농식품부의 업무보고에 대거 포함됐습니다. 정 장관은 업무보고 때 윤 대통령에게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과 관련해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한 연구용역을 내년에 실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동물 학대·유기자 교육 확대 및 처벌 강화 ▲2027년까지 지자체 직영보호센터 확충(21년 68개→27년 113개) 등의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정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기동물 법정 보호기간 연장과 동물복지정책과의 국 단위 승격, 반려등록 미등록 시 과태료 상향 등 서울신문의 주요 제안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묻는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의 질의에 “그런(제안한)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유기동물 입양 시 입양자 교육 강화 등 서울신문 제안 내용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의원 36명이 참여한 ‘동물복지국회포럼’은 7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농식품부 장관의 ‘동물복지정책과→국 승격’, ‘내년 예산 확대’ 발언 등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회 행정안전위와 기획재정위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❷동물 관련 단체 및 독자 반응] 동물권 단체에도 저희 기사에 담긴 진심이 전달됐습니다. 기미연 용인시동물보호협회 대표는 “유기동물 문제에 이만큼 진정성을 가지고 쓴 기사는 본 적이 없다”며 “무지개다리를 건넌 00161의 관찰기를 읽은 날 마음이 먹먹해 잠을 잘 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신주운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기획팀장은 “특히 수의 진료 서비스 등 시급한 문제를 보도해 여론에 알린 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1회에 소개된 유기견 루피의 SNS 입양 홍보 계정은 보도 이후 팔로워 수가 100명 이상 늘었습니다. 덕분에 새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4회 기사 ‘반려동물 보유세 국민 56% "찬성"’ 기사는 38만PV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기사를 많은 독자가 읽었습니다. 댓글도 선플이 주로 달렸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기획은 자사의 6월 기획특종상 1급을 수상했습니다. 또, 같은 달 열린 자사 독자권익위원회에서도 호평받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은 “제목, 내용, 문체 등 여러 면에서 르포물의 진수”라고 평했습니다. 김재희 위원도 "서울신문이 작정하고 기획하면 수준 이상의 콘텐츠 질이 나온다는 걸 보여줬다. (포털 댓글들을 보면) 좋은 기사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과정에서 외부 지원을 받은 바 없습니다. 10월 7일 현재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을 받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