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획의도]
오랜 기간 이어진 코로나19는 사람 사이의 단절을 일상화했습니다. 감염예방이라는 원칙하에 경로당 등 커뮤니티 시설이 폐쇄됐고,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2018년과 대비해 고독사가 47%가량 증가하는 등 외로움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취재팀은 펜데믹 상황이 길어질수록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독사 문제가 오래전부터 화두였던 부산에서는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들끼리 서로 안부를 묻거나 고민을 토로하는 등 유대감을 형성해 온 멘토링 활동이 코로나19탓에 중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최근 취업난 등으로 일반 청년들도 쉽게 우울감에 빠지는 상황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보호종료아동들이 멘토링 활동 중단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가슴 아팠습니다.
지난해 취재를 통해 알게 된 한 보호종료아동은 자립지원 예산은 확대되고 있지만 생활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고, 만 18세가 됐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홀로서야 하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동안 보호종료아동을 다룬 보도들은 대부분 자립정착금 확대, 보호종료연령 상향 등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실제 자립에 나선 청년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조명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기존의 보도경향에서 나아가 자립을 시작한 청년들이 자립 과정에서 무력감, 우울감 등을 쉽게 느낀다는 사실을 알리고 보호기간 종료 이후에도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인권증진보도 지원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사전취재를 마친 뒤 기획안을 만들어 재단에 제출했고 올 4월 기획안이 사업에 선정돼 취재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취재팀은 부산을 중심으로 보호종료아동의 사례를 찾아 나섰습니다. 부산에서는 매년 약 140명의 보호종료아동이 사회로 나오고 있었지만 대부분 출신 배경을 숨기고 싶어해 인터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포기하지 않고 보육원이나 공동생활가정마다 전화를 걸어 인터뷰 의사를 적극 전달했고, 그 덕분에 마음을 연 보호종료아동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부산, 인천,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거주하던 보호종료아동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경기도, 서울 등에 있는 관련 기관을 방문해 취재를 이어왔습니다.
올 8월, 취재 과정에서 광주에 거주하던 보호종료아동 2명이 외로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들은 유서 등을 통해 돌봐 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이후 취재팀은 해당 보도가 빨리 이뤄졌다면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속도감을 높여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보호종료아동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나를 계속 보살펴주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단체생활에 익숙한 보호종료아동들은 갑작스레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보호종료아동들이 세상에 혼자 남겨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보도내용]
보건복지부는 올 6월 만 18세였던 보호종료연령을 만 24세로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 변화에도 실제로 대부분의 보호종료아동들은 만 18세에 500~1000만 원 상당의 자립정착금을 갖고 사회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자립정책은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자립전담요원은 8월 기준 전국 88명으로 전담인력 1명이 130명에 달하는 보호종료아동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에 모두 자립지원 전담기관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전담기관이 만들어진 곳은 12곳에 그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의 경우 9명의 전담요원이 1100명에 가까운 보호종료아동을 담당하고 있어, 연 1회 전화 통화를 나누는 것이 사례관리의 전부였습니다.
자립전담요원과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은 탓에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2명이 보호기관과 연락을 끊기도 했습니다. 연락이 두절된 보호종료아동들은 자립정착금을 노리는 원부모, 선배로부터 사기를 당하는 등 범죄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또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5명이 죽고 싶다는 해본 적 있을 정도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자립전담요원을 늘려야한다는 지적과 함께 바람개비 서포터즈 활동 지원, 심리지원 강화 등의 대안도 강조했습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보호종료아동 출신으로 후배들의 자립을 지원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은 경기도 등 수도권에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지원하는 ‘브라더스키퍼’와 같은 사회적 기업이 있지만 아직 부산에는 이러한 기업이 없다면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뜻을 밝혔습니다.
취재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참고할만한 선행 사례를 찾기 위해 수도권에 있는 기관과 다른 지역에 거주 중인 보호종료아동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름다운재단 등 보호종료아동과 관계된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 관계자와 대화를 통해 사후 관리 강화, 보호기관‧자립기관 연계 문제, 자립정착금 관리 문제 등도 짚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노출을 꺼리는 취재원의 특성을 고려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올 8월 광주에서 보호종료아동의 극단적 선택 사례가 보도된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보호종료아동 정책의 문제점을 짚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타 보도들의 경우 여전히 사건 자체에 집중하거나 자립정착금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었습니다. 본 보도는 올 초부터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체계적으로 이를 취재해 왔습니다. 또 바람개비 서포터즈 강화와 같은 심리적 지원, 보호종료아동 사이의 커뮤니티 형성 등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본 보도 이후 문화일보 등 다른 매체에서도 보호종료아동의 심리적 측면과 자립 이후의 현실을 다루는 기획보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 <문화일보> ‘청소년 매년 2100명…홀로 세상에 내던져집니다’ 등
5. 사회에 끼친 영향
외로움, 무력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호종료아동의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사회에서는 많은 시민이 이에 안타까워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부산 강서구의 한 제조업체에서는 취업 지원 등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고 싶다고 문의해왔습니다. 이후 이 업체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연계해 3명의 보호종료아동을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이라고 밝힌 독자는 직접 보호종료아동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서 연락 방법을 문의했습니다. 또 다른 독자도 보호종료아동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 개설을 준비 중이라면서 이들을 도울 방법에 관해 물었습니다. 이 밖에도 멘토링이나 반찬 후원을 제안하는 등 온정이 이어졌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민간단체에서도 지원사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는 전국 최초로 내년부터 자립을 시작하는 보호종료아동을 위해 자립키트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시와 경찰 등 국가기관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부산시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민간단체와 함께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실무협의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이들 단체와 연계해 마음건강지원사업, 주거‧생활비 지원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10월 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안된 사업을 토대로 지자체 최초로 중장기 자립지원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산 남부경찰서와 부산신용보증재단은 보도 이후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금융교육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이들 기관은 보호대상아동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해 일대일 금융 멘토링을 지원하고 추가 사업도 구상 중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 정책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김미애 국회의원, 백종헌 국회의원 등은 보건복지부에 자립지원 정책 강화를 요구했고 보건복지부는 멘토링 사업 확대 등을 약속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심리적 지원, 멘토링 서비스 확대, 일대일 전담 사회복지사 지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조 장관은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내부적으로 대책을 준비 중에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밖에도 부산시의회에서 보호종료아동 자립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시의원 5분 발언과 함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해 보도하였습니다. 지역에서는 취재원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큰 노력을 들였고, 시의적절한 기획이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인권증진보도 지원사업에 선정돼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반론신청 여부,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