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피해자가 도망다녀야 한다”…어머니의 절절한 하소연
지난 9월 19일, 제보전화 한 통이 보도본부로 걸려왔습니다. 지난해 10월, 딸이 동급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학교나 관계기관에서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러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수사기관의 조사로 가해자의 범행이 낱낱이 드러났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가해자는 피해자 가족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도리어 피해 학생이 두려움에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야만 했습니다.
■ 아무 것도 알 수 없다…소년법상 ‘비밀유지의무’에 갇혀
제보전화를 받은 다음 날, SBS 취재진은 급히 피해자 가족이 거주하는 진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겪은 가장 큰 고통은 ‘어떠한 처분 결과도 알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가해자가 소년원에서 출원한 뒤 직간접적으로 피해자에게 접촉해오는 상황에서 가해자가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피해 학생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소년법상 ‘비밀유지의무’가 족쇄였습니다. 당시 사건 기록이나 수사 결과를 확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어머니는 마음에 큰 병이 생긴 딸에게 “잊자, 참자”며 다독이는 일 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 병원부터 법원까지 동행한 취재진…‘피해자’ 처지 여실히 드러내
취재진도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피해자의 직계가족도 사건 기록이나 처분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3자인 취재진이 사실을 알아내기란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결국, 취재진은 서류 한 장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와 함께 병원부터 법원까지 발품을 팔았습니다. 피해자가 진료를 받았던 병원과 수사를 맡았던 경찰서 정도에서만 겨우 서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국선변호인과 법원은 ‘소년법 사건이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나는 부모 자격이 없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딸을 구하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도 아무런 정보도 구할 수 없던 사실을 자책했습니다. SBS는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기사에 담았고, 과연 누구를 위한 촉법 소년 제도인지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 전학 갔다더니, 진주 시내?…교육청 분리조치에도 허점
취재진과 만나기 전까지 피해자 어머니는 가해자가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간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범행 이후 열렸던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도 위원들은 어머니에게 가해자-피해자 분리를 호언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가해자가 여전히 진주 시내 학교를 다니고, 피해자나 그 친구들과 접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가해자와 그 무리가 피해자 친동생과 친구들에게 접촉하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는 증언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는 분노했습니다. 왜 가해자를 더 멀리 보내지 못했는지, 취재진은 직접 교육지원청을 방문해 관계자를 취재했고, 이 과정에서 분리조치에 허점이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습니다.
전학 조치가 있었어도 얼마든지 피해자와 가까운 학교로 배정될 수 있다는 허점을 폭로했습니다. 2차 가해에 대해서도 피해자 측이 경찰에 신고하고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야 추가 조치가 가능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기사 속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은 피해자의 직계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당시 술자리에 동석한 인물입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기자 2명 모두 사건이 벌어졌었던 경남 진주에서 3일 간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없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촉법소년 제도는 소년범의 교화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우리 사회로 다시 학생들을 건강하게 복귀시키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누군가의 ‘방패막이’로 악용된다면 언론은 지적해야 합니다. 가해자의 가능성에 희망을 건 나머지 피해자의 고통을 도외시해선 안 됩니다.
SBS는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 이런 한계점을 명확하게 지적했고,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해당 보도는 <SBS 8뉴스>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인 유튜브와 포털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전파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촉법소년 제도의 취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형사사법제도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기 위한 공론장이 열린 것입니다.
또, 해당 보도의 영향 등으로 법무부가 이르면 이달 안에 촉법소년 제도 등 소년범을 둘러싼 각종 법령의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BS의 보도가 피해자 중심주의적인 법 개정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확신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사건 피해자와 그 주변을 중심에 두고 촉법소년 제도의 폐해와 각종 조치의 허점을 드러낸 결과물입니다.
SBS는 이틀에 걸쳐 한정된 뉴스 시간에서 16분을 할애해 이번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피해자가 고통을 받는 반면, 가해자가 거리낌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이를 둘러싼 각종 조치와 제도의 허점도 분명히 지적했습니다.
취재진은 자극적인 사건 묘사를 생략하고,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SBS 기획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회차 심사평
제385회 전체 총평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4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SBS의 <영빈관 신축 등 대통령실 이전 비용> 보도와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새로 짓기 위해 878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집행하려고 한 사실을 집요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이끌어낸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작으로 꼽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이 모두 돋보이는 기사였다.
쌍방울의 대북커넥션을 추적한 CBS 보도는 취재진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에 다가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낸 것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보도와 한국일보의 <성 착취 불패의 그늘>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기자가 대부업체에 장기간 취업해 청년 부채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청년들의 빚에 대해 생계 목적보다는 ‘영끌’, ‘빚투’로만 해석하는 피상적인 보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잠입 취재를 통해 청년 부채의 실태와 청년들의 고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실과 마주하려고 한 기자의 도전정신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성매매 집결지 내 건물과 토지 소유주 실태를 심층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는 성매매 영업장소로 쓰인 일부 땅의 소유주가 국가라는 것을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다. 성매매 집결지 170여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추적하는 품을 들인 취재로 국가와 성매매업자들의 부패 고리를 찾아낸 것은 신선하고 탁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등가 지주들이 재개발로 돈벼락에 앉는 모순적인 실태를 꼼꼼히 파악해 날카롭게 비판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광주 의 <5·18 암매장 진실 첫 확인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과 5·18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보도로 역사적 의미가 컸다. 타 언론의 추종 보도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2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암매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 것은 ‘KBS광주 5·18팀’이 5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굴의 기자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또한 이 보도로 추가 진상규명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남신문의 <경남신문 심부름센터>는 소멸 위기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것은 참신한 실험이라는 데 심사의원들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기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고, 지역 소멸 실태뿐 아니라 대안까지 모색해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기사 뿐 아니라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소멸지역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