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월 28일 새벽 익명의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으면서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전세기로 수송한 우한 교민을 천안 공무원 교육원과 청소년수련원으로 나눠 격리 수용할 예정인데 주민 협의 없이 추진해 지역 반발이 예상된다는 짧은 메시지였습니다. 당시는 30~31일 전세기 수송을 앞두고 정부가 격리 수용지가 어디인지 발표하지 않아 가장 민감한 사회 이슈로 떠오를 때였습니다. 우한 교민 수용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정부가 수용시설을 함구하면서 국민 궁금증은 커졌습니다.
제보는 취재를 시작하는 작은 단서에 불과했습니다. 여러 루트로 추적한 끝에 천안 일대 공무원교육원 중에서도 ‘우정공무원 교육원’이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청소년수련원’이었습니다. 천안에만 ‘천안시 청소년수련관’ ‘국립 중앙 청소년수련원’ ‘천안시 태조산 청소년수련관’ 3곳이 있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곳도, 외진 산자락에 자리한 곳도 있었습니다. 언론에서 자칫 수용 예정지가 아닌 곳을 짚었다간 오히려 문제가 되는 지점이었습니다. 뉴스는 ‘어디’가 핵심인데 책임감 없이 ‘천안 2곳’이라고 뭉개서 쓸 수는 없었습니다. 정부의 늦장 발표를 기다리고 취재를 접느냐, 아니면 청소년수련원이 어딘지 가려내느냐 갈림길에 섰습니다.
언론의 기본 책무 중 하나는 뉴스를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보도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민감한 사안일 경우 정부 결정에 대해 대중이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먼저 공개할수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그만큼 지역 사회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거란 판단이 섰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수련원 3곳에 전화를 돌려 확인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다른 한 곳이 ‘국립 중앙 청소년수련원’이란 점을 밝혀냈습니다. 전문가 취재까지 덧붙여 오전 11시 9분 첫 기사를 출고했습니다.
1. [단독]“‘전세기 철수’ 우한 교민, 2주간 천안 2곳에 격리한다”(http://naver.me/GOy0j87D)
천안 지역 주민 반발이 거셌습니다. 주민 협의 없는 갑작스런 추진이 반발을 불렀습니다. 이날 오후 4시, 정부가 사전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두 곳을 그대로 확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보도자료 내용 일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브리핑>
임시 생활 보호 시설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우정 공무원 교육원과 국립 중앙 청소년 수련원 2곳이 지정되었으며, 정부는 임시 생활 시설을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4시 30분 외교부가 “검토 중”이라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외교부 차관은 “지역 반발이 심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만 했습니다. 이미 결정을 내렸더라도 검토 중이라고 발뺌하는 경우는 많지만, 자료를 통해 확인해놓고 검토 중이라고 하는 건 이례적이었습니다. 이제는 충청 이외 지역까지 논란이 불붙었습니다.
이 보도는 필연적으로 지역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민감한 이슈입니다. 다만 갈등을 자초한 건 결정을 번복한 정부의 우왕좌왕 행보였습니다. 어떤 언론이라도 해당 이슈를 취재했다면 보도했을 것입니다. 김기환 기자의 두 차례 특종 보도는 무엇보다 팩트 자체에 충실한 스트레이트 보도였습니다. 정치인과 언론이 이 보도를 확산하고 의미부여했습니다. 일각에선 ‘사드’ 부지 선정과 관련해 각종 갈등 보도가 쏟아진 상황을 이번 보도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김 기자는 숨가쁜 특종 취재 와중에 칼럼으로 이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2. “충남이 봉이냐” 정치인들 ‘지역 장사’가 우한 공포 더 키웠다”(http://naver.me/IgoEiT8e)
직후부터 기자는 2차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처음과 달리 작은 단서조차 없었습니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7시. 정부 관계자는 물론 인근 주민까지 접촉해 가까스로 어디인지 최종 확인했습니다. 이번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 2곳이었습니다. 김포공항으로 들어온다는 내용까지 단독으로 확인했습니다. 2차 특종을 출고한 시간은 이날 오전 9시 23분이었습니다.
3. [단독] 천안 반발에… ‘우한 전세기’ 교민, 아산ㆍ진천에 격리수용(http://naver.me/FcUNbiQH).
역시 그냥 아산, 그냥 진천이 아니라 정확히 어디인지 짚는 보도였습니다. 이미 초미의 관심사라 많은 언론사 기자가 전날부터 취재에 뛰어들었지만 어떤 곳도 찾아내지 못한 특종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아산ㆍ진천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정부는 결국 이날 오후 4시 30분 수용 시설을 본지 보도 그대로 발표했습니다. 이번엔 발뺌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다시 번복하더라도 중앙일보가 또 쓸 거라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이제는 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갈팡질팡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 ‘격리장소 하루 새 뒤집은 정부, 아산ㆍ진천 트랙터 봉쇄 시위’(http://naver.me/5IVZRQ9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벽에 부딪힐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달라붙은 덕에 따낸 특종입니다. 다행히 진천ㆍ아산 주민은 우한 교민을 수용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감추고자 했지만 국민이 궁금해 하는 핵심 정보를 끈질기게 파고들어 연속 보도한 수작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첫 보도의 단초가 됐던 취재원 제보는 “주민 합의 없이 추진한 뒤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충격이 클 것”이란 선의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자도 동의한 부분입니다. 작은 제보 단초를 끝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건 기자의 몫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특종 보도와 구분되는 특이한 점은 단건 보도로 그칠 수 있던 내용을 집요하게 추적해 연속 특종 보도로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1차 보도 이후 모든 언론사가 수용시설을 파악하기 위해 달라붙었지만 오직 김기환 기자만 정부 결정 과정을 치열하게 취재한 끝에 정확하게 수용시설의 위치와 의미를 짚어냈습니다. 정부는 항상 정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감추고자 하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 뒷감당을 감수하기 꺼려서입니다. 검찰, 경찰 같은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가 단독 팩트를 발굴해 보도했을 때 흔히 정부는 (보도가 사실이더라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곤 합니다.
게다가 이번의 경우엔 28일 첫 번째 발표 불과 30분 전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에서 두 곳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번복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현재까지도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기자의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취재를 멈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기환 기자는 굴하지 않고 다음 결정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최종 수용시설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지역 주민의 반발이 불가피한 이슈라는 점을 감안해, ‘방역·소독을 철저히 하면 감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 코멘트를 지속적으로 기사에 반영해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또 별도의 기사(취재일기)를 통해 격리 시설의 필요성과 과학적 접근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지역 갈등을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김기환 기자의 연속된 특종 보도가 원칙 없이 오락가락한 정부 태도에 대한 비판을 불러일으키면서, 정부가 더 안전하고, 철저하게 우한 교민에 대한 검역을 실시하고 수용시설을 준비하도록 경각심을 심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 보도가 전혀 없는 깨끗한 특종 보도입니다. 특히 2차 보도의 경우 치열한 취재 경쟁 속에서 다시 특종을 캐냈습니다. 조선일보ㆍ동아일보ㆍ한국일보ㆍ한겨레신문ㆍ경향신문ㆍ문화일보ㆍ서울신문ㆍ세계일보 등 종합일간지, 연합뉴스ㆍ뉴시스ㆍ뉴스1 등 통신사, 매일경제ㆍ한국경제ㆍ헤럴드경제ㆍ머니투데이 등 경제지, MBCㆍKBSㆍSBSㆍYTNㆍ채널AㆍTV조선 등 언론사가 기사와 칼럼 등으로 일제히 추종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정부가 수용시설을 번복한 경위에 대한 후속 취재보도도 이어졌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큰 영향은 대형 전염병 발병시 대규모 인원을 격리 수용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웠다는 점입니다. 전염병이 발병한 지역 해외 교민을 전세기로 대규모 국내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송환 과정에서 허술함을 지적한 언론 보도를 통해 주민 반발에 대해 소통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임시방편이 아닌 전용 격리시설을 운영할 필요성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도 보도 직후 “진천, 아산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 윤리 강령을 준수한 특종 보도입니다. 소속사 확인을 거쳤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3회 전체 총평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제353회(2020년 1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 결과, 출품작 44편 중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 등 모두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국민의 편에서 치열하게 탐색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경비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현장 기자들의 땀방울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언론의 위상을 회복하고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기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의 <‘아빠찬스’ 국회의장 공관 이용 교육 관련> 보도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공천세습 현안과 관련, 현장취재와 함께 공직자 재산변동 내역 확인, 전화 및 서면 인터뷰, 공관 인근 초등학교 학교장 및 교사 등 다수 취재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완성된 땀이 밴 결과물이었다. 이를 통해 봉건적 잔재가 짙은 공천세습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총선 공천과정의 투명성을 높였고, 자칫 놓치기 쉬운 단서들을 포착해냄으로써 사회적 파급력을 높이는 치열한 기자정신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의 <‘상갓집 항의’ 등 청와대 관련 수사 방해 의혹>은 검찰 내부에서 진행되는 갈등 상황을 검찰 간부의 상갓집 현장에서 포착해낸 특종으로, 큰 사회적 파급력과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불기소 의견’과 ‘상갓집 항의’ 사건, 백원우-최강욱 등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기소와 관련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 및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통해 검찰 내부 상황을 잘 보여준 반면, 보도가 지나치게 갈등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MBC의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 대한 욕설 녹취록 파문을 계기로 환자를 외상센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바이패스’의 문제점과 현황, 병원 수뇌부의 병상 추가배정 금지 지시 등을 밝혀낸 보도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선과 악을 가르는 듯한 보도방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전국 각 지자체의 수질 관련 민원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두달에 걸쳐 입수한 뒤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소규모 급수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또한 가난하고 오래된 동네일수록 수질 민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취재를 풀어가는 방식과 조사, 사례분석, 인터뷰 등 기획기사의 완결성이 뛰어났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EBS 교육뉴스부의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가 선정됐다. 환경교육이 필요 없다는 편견을 뒤집기 위해 각종 논문과 자료를 검색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가상스튜디오를 만들어 빈약한 환경교육의 문제점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부산CBS의 <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는 한 줄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취재를 통해 사고 사실을 파악한 뒤, 소방서의 3년간 수리 내역을 분석해 후속 보완대책을 제시하는 등 현장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근본적인 문제를 이슈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TJB대전방송의 <로타바이러스 감염, 산후조리원은 ‘쉬쉬’> 보도는 한 산후조리원의 문제점을 치열한 현장취재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계기로 취재봉쇄와 홈페이지 폐쇄 등으로 일관하는 조리원을 심층 취재하여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