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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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이냐고 초중고 학생 그리고 성인에게 물었을때 돌아온 대답은 동일했습니다. 10살에서 40살까지 똑같은 답을 말한다는 건, 환경 교육이 어린이나 성인의 수준차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사칙연산을 떼고 함수와 미적분을 배우듯, 모든 교육에는 단계적 그리고 수준별 학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없는 유일한 분야가 ‘환경’입니다.
미세먼지나 폭염, 한파 등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는 심각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기후변화를 예방할지 혹은 늦출 수 있는 건지 가르치는 교육은 전무합니다.
일반인들도 ‘환경을 소비하는 것이 편리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환경교육은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교육계에서 조차 환경까지 과목으로 분리해 배우는 건 과목수를 늘리려는 환경 교사들의 밥그릇 싸움에 휘말리는 것이라고 치부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살 기회를 달라”, “석탄말고 우리미래” 수업을 빠지고 나와 외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주목했습니다. 그들의 진정성 있는 주장을 외면하기 힘들었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은 우리가 아니라 10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기온이 1도가 오르면 전염병 발생이 4.27% 늘어난다”
환경 보호가 필요하다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나 수많은 과목 가운데 특정 과목을 늘려야 한다에 손을 들어주는 보도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현장의 팩트들을 더 깊이 있게 분석했습니다. 선진국의 아이들만큼 우리 아이들이 세계시민교육으로서의 환경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보도 전과 보도 후가 다르지 않습니다. 이 기획보도가 요즘처럼 신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때, 인류의 안전을 위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할 힘을 길러주는 기사들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환경교육은 굳이 필요없다’는 편견을 뒤집기 위해선 ‘명확한 방향’이 필요했습니다. A4 용지 기준 5000장 상당, 기후 변화와 관련한 논문과 자료 40여편을 검토했습니다. 이후 기후변화학회와 한국환경교육학회 등의 각종학회를 비롯하여 환경부, 교육부, 기상청, 기상과학원, 산림과학원, APEC 기후센터,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 국가환경교육센터, 학교 현장 등의 광범위한 전문가들을 만나가며 살을 붙였습니다. 준비기간만 두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방송의 특성을 살려 버추어 가상 스튜디오도 만들었습니다. 호주 산불의 원인을 시각적으로 설명하고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2050년, 2070년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학교안의 환경교육은 처참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에 환경수업이 100시간이 넘게 편성되어있다는 자료를 입수했을 때의 첫 느낌은 ‘당황스러움’이었습니다. 자료가 오류일거라고 팩트가 아닐거라고 시작한 취재가, 팩트로 확인되는 순간 절망감은 컸습니다. 환경 시간을 주요과목과 맞먹는 시간만큼 배정해, 학생들에게 자습시간을 벌어주는게 소위 ‘명문고의 덕목’이라고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환경과 전공 선생님을 바라는 건 사치였습니다. 수학과 영어, 일본어, 한문 선생님이 들어가 주요과목 보충수업을 하거나 자습을 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교육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어있다, 환경교육을 시키는 건 학생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라고 항변했습니다.
최근 3년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2015 교육과정에 담긴 ‘환경교육’의 실태를 전문가와 함께 체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입시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환경이 다뤄지고 있는 모습이 우리 환경교육이 처한 현실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수능에서도 교육과정에서도 환경이 다뤄지고 있는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그마저도 교육과정대로 다뤄지는 수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간이 없다고 뛰어넘거나, 지문을 단순히 읽는 게 거의 전부였습니다. 환경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의 경우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조명해 학교와 사회교육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후환경 관련해, 현재 호주 산불 등 기후변화 관련 발생사안들은 무수히 다뤄졌으나 대부분 호주 현지 상황을 기사화환 기사가 대다수였습니다. 기후환경변화의 심각성을 깊이 있게 다루고 그 과정에서 교육 분야를 깊이 있고 전문적으로 다룬 보도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또 교육전문매체의 특성을 살려 환경 분야의 ‘교육’ 문제를 집중 보도한 만큼 타 매체의 후속 보도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약 3주에 걸쳐 환경교육 문제가 보도되자, 교육 현장에서의 반향은 상당했습니다.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환경 과목 자습문제 기사에 교사들은 열광했고, 페이스북을 통한 기사 공유는 하루 만에 백여건에 달했습니다. 수업자료와 토론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응원의 댓글이 수없이 쏟아졌습니다. 환경교사들이 모인 카페에도 기사가 공유되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만큼 환경교육의 문제를 누군가 지적해주길 바라는 갈급함이 있었다고 짐작합니다.
저희의 보도에 교육계가 화답했습니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는 환경교육 확산을 위한 지역적 논의가 시작됐고 오는 3월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교육감들이 모여 환경교육의 방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환경교육 파트에서 논의가 시작된 점은 분명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2월 말 있을 기후환경교육포럼(가제)에서 환경교육에서 필요한 언론의 역할 파트의 자문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아무도 깊게 파헤치지 않았던 사회 환경 교육 문제를 수면위로 올려놓았다고 자부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 환경 교육이 걸음마를 떼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제도적 변화까지는 미치지 못했기에 EBS 뉴스는 환경과 환경교육 문제를 연중기획으로 확대하고 추가 취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취재와 보도에 대해 이의제기,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53회)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 / EBS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
EBS 교육뉴스부 이혜정 기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었다.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대답은 한 가지, ‘분리수거’였다. 절망적이다.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기후환경교육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더이상 교육을 강화할 것도 없다고 했다.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의원에게는, 학업 부담만 커진다며, 큰소리도 쳤다고 한다.
문제는 학교 교육에 있다. 기후환경교육이 학교 교육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알기 위해, ‘2015 개정교육과정’과 최근 3년 치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분석했다. 제대로 가르칠 교육과정도, 평가체계도, 심지어 전공교사도 없다. 그런데도 상당수의 학교가 고3에게 환경 수업을 100시간씩 편성한다. 이름만 환경일 뿐, 그렇게 자습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명문고의 미덕이라고 한다. 학교 기후환경교육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계는 한파와 폭염, 가뭄과 홍수에 신음하고 있다. 남극 기온이 영상 20도까지 오르고, 북극에서는 빙하가 녹아 고대의 바이러스가 깨어나고 있다. 세계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은 10년도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그 전에 이 기사가 학교 교육을 바꾸는 작은 발판이 되길 바란다.
방송뉴스는 언제나 그렇듯 팀워크다. 함께 애쓴 최이현 기자와 버추얼스튜디오를 구현하기 위해 힘써준 김혜림 디자이너, 연출과 편집을 도맡은 조대식 PD와 전석원 PD, 그리고 영상취재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적은 인원으로 최고의 뉴스를 만들기 위해 묵묵히 일하는 EBS 교육뉴스부 선후배에게도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회차 심사평
제353회 전체 총평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제353회(2020년 1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 결과, 출품작 44편 중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 등 모두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국민의 편에서 치열하게 탐색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경비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현장 기자들의 땀방울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언론의 위상을 회복하고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기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의 <‘아빠찬스’ 국회의장 공관 이용 교육 관련> 보도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공천세습 현안과 관련, 현장취재와 함께 공직자 재산변동 내역 확인, 전화 및 서면 인터뷰, 공관 인근 초등학교 학교장 및 교사 등 다수 취재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완성된 땀이 밴 결과물이었다. 이를 통해 봉건적 잔재가 짙은 공천세습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총선 공천과정의 투명성을 높였고, 자칫 놓치기 쉬운 단서들을 포착해냄으로써 사회적 파급력을 높이는 치열한 기자정신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의 <‘상갓집 항의’ 등 청와대 관련 수사 방해 의혹>은 검찰 내부에서 진행되는 갈등 상황을 검찰 간부의 상갓집 현장에서 포착해낸 특종으로, 큰 사회적 파급력과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불기소 의견’과 ‘상갓집 항의’ 사건, 백원우-최강욱 등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기소와 관련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 및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통해 검찰 내부 상황을 잘 보여준 반면, 보도가 지나치게 갈등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MBC의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 대한 욕설 녹취록 파문을 계기로 환자를 외상센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바이패스’의 문제점과 현황, 병원 수뇌부의 병상 추가배정 금지 지시 등을 밝혀낸 보도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선과 악을 가르는 듯한 보도방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전국 각 지자체의 수질 관련 민원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두달에 걸쳐 입수한 뒤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소규모 급수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또한 가난하고 오래된 동네일수록 수질 민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취재를 풀어가는 방식과 조사, 사례분석, 인터뷰 등 기획기사의 완결성이 뛰어났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EBS 교육뉴스부의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가 선정됐다. 환경교육이 필요 없다는 편견을 뒤집기 위해 각종 논문과 자료를 검색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가상스튜디오를 만들어 빈약한 환경교육의 문제점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부산CBS의 <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는 한 줄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취재를 통해 사고 사실을 파악한 뒤, 소방서의 3년간 수리 내역을 분석해 후속 보완대책을 제시하는 등 현장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근본적인 문제를 이슈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TJB대전방송의 <로타바이러스 감염, 산후조리원은 ‘쉬쉬’> 보도는 한 산후조리원의 문제점을 치열한 현장취재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계기로 취재봉쇄와 홈페이지 폐쇄 등으로 일관하는 조리원을 심층 취재하여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