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V),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서울은 다른 곳보다 더 빨리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아요. ‘낙오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제 생활을 지배하고 있어요.”
지난해 겨울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이 만난 한 청년은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서울에 자리를 잡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관해 격정적으로 토로했습니다. 이른바 ‘인(in)서울’ 대학을 나와 중견기업에 취직한 이 청년은 남들이 보기에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기자에게 털어놨습니다.
얼핏 높은 주거비와 생활 물가 등 경제적 어려움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그는 “비용 등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라고 단언했습니다. ‘뒤쳐지는 게 두려워 열심히 살수록 진정한 내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위기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습니다.
각종 일자리와 정부부처 및 기관, 문화편의시설 등 대부분의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된 현실을 비꼬아 부르는 말이 바로 ‘서울공화국’입니다. 그런데 이 서울공화국에 사는 청년들이 너무나 힘들어하고 또 지쳐가고 있습니다. 취재팀이 만난 또 다른 청년은 서울에 살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외국에서 낯선 이방인들 사이에 섞여 있는 ‘이민자’에 빗대기까지 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이라는 공간을 떠나고 싶지만, 막상 여기를 벗어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하며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오로지 공무원 시험 합격 또는 대기업 취업만을 목표로 달려온 청년세대 상당수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확인해보니 ‘인(in)서울’ 생활에 지쳐 끝내 ‘탈서울’이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청년이 2017년 기준 230만3900여명이나 됐습니다. 취재팀은 무엇보다 청년들의 진솔한 속내가 듣고 싶었습니다. 도대체 우리 사회의 어떤 면이 그들로 하여금 ‘탈서울’이라는, 어쩌면 다소 이색적인 꿈을 꾸게 만든 것인지, 이런 현상이 과연 서울이란 공간이 가진 극도의 특수성 때문이기만 한 것인지 등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겠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습니다.
이에 취재팀은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청년들과 직접 만나 다른 지역이 아닌 서울을 생활의 터전으로 선택한 이유, ‘서울살이’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서울을 떠나고자 하는 이유 등을 주제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울러 서울과 다른 지방 도시의 공간적 특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도 청취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기자들이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서울살이’의 고난을 감당하고 있는 청년들의 심리 기저에 무엇보다 끝없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일종의 ‘낙오’나 ‘실패’로 여겨 뒤에서 몰래 비웃거나 아니면 “좀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다그치는 사회적 분위기 탓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청년들은 새로운 삶의 모습을 탐구하고 있었습니다. 강퍅한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고민하는 청년들을 보며 절망을 뚫고 피어난 한줄기 희망 또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경남 남해의 청년생활 공동체 ‘팜프라촌’을 비롯해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은 청년들의 사례를 발굴해 소개함으로써 가능한 다양한 선택지를 청년들에게 보여주고자 시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직접 만나 최소 2시간 이상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이나 취업 준비 등의 이유로 익명을 원하는 취재원의 경우 익명성을 최대한 보장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국내 취업 경쟁에 지친 청년들이 해외 취업이나 이민을 선택한다는 보도는 앞서 나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은 ‘서울살이’를 접고 해외에서의 삶을 택한 청년을 실제로 만나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습니다. 이 청년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지 않는 한국에서의 일상생활은 물론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 속에서 젊은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한계 때문에 해외에서 새 삶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고 토로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당장은 타지 반응이나 정부의 제도 개선 움직임은 없습니다. 기획기사의 속성상 타 매체가 금방 따라오거나 정부 관계부처가 신속히 대책을 내놓는 일은 처음부터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에 본지의 선도적 문제 제기를 계기로 청년들의 이런 고민을 보다 심층적으로 취재해 반영한 언론 기사 보도, 그리고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부처의 대안 정책 발굴이 본격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취재원 보호를 우선하고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세계일보 사장 및 편집국장으로부터 “발품을 팔아 현장을 누빈 좋은 기사”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3회 전체 총평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제353회(2020년 1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 결과, 출품작 44편 중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 등 모두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국민의 편에서 치열하게 탐색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경비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현장 기자들의 땀방울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언론의 위상을 회복하고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기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의 <‘아빠찬스’ 국회의장 공관 이용 교육 관련> 보도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공천세습 현안과 관련, 현장취재와 함께 공직자 재산변동 내역 확인, 전화 및 서면 인터뷰, 공관 인근 초등학교 학교장 및 교사 등 다수 취재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완성된 땀이 밴 결과물이었다. 이를 통해 봉건적 잔재가 짙은 공천세습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총선 공천과정의 투명성을 높였고, 자칫 놓치기 쉬운 단서들을 포착해냄으로써 사회적 파급력을 높이는 치열한 기자정신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의 <‘상갓집 항의’ 등 청와대 관련 수사 방해 의혹>은 검찰 내부에서 진행되는 갈등 상황을 검찰 간부의 상갓집 현장에서 포착해낸 특종으로, 큰 사회적 파급력과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불기소 의견’과 ‘상갓집 항의’ 사건, 백원우-최강욱 등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기소와 관련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 및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통해 검찰 내부 상황을 잘 보여준 반면, 보도가 지나치게 갈등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MBC의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 대한 욕설 녹취록 파문을 계기로 환자를 외상센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바이패스’의 문제점과 현황, 병원 수뇌부의 병상 추가배정 금지 지시 등을 밝혀낸 보도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선과 악을 가르는 듯한 보도방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전국 각 지자체의 수질 관련 민원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두달에 걸쳐 입수한 뒤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소규모 급수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또한 가난하고 오래된 동네일수록 수질 민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취재를 풀어가는 방식과 조사, 사례분석, 인터뷰 등 기획기사의 완결성이 뛰어났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EBS 교육뉴스부의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가 선정됐다. 환경교육이 필요 없다는 편견을 뒤집기 위해 각종 논문과 자료를 검색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가상스튜디오를 만들어 빈약한 환경교육의 문제점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부산CBS의 <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는 한 줄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취재를 통해 사고 사실을 파악한 뒤, 소방서의 3년간 수리 내역을 분석해 후속 보완대책을 제시하는 등 현장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근본적인 문제를 이슈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TJB대전방송의 <로타바이러스 감염, 산후조리원은 ‘쉬쉬’> 보도는 한 산후조리원의 문제점을 치열한 현장취재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계기로 취재봉쇄와 홈페이지 폐쇄 등으로 일관하는 조리원을 심층 취재하여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