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v)
'네버 포겟 오 마이 러버, 서울'. 역시 예상대로였다. 곽안나 기자와 고민해 낸 기획안 제목은 편집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데스크들은 "제목이 어렵다"는 이유로 '불허가' 판정을 내렸다. 우리가 생각해도 윗선에서 보기 흡족해하실 제목 스타일은 아니었다. 대놓고 물어보진 않았지만, 다들 제목은 쉽고, '빡' 꽂혀야 좋다고 보는 거 같다. 지난 10월 썼던 '전통시장 리포트' 기획안 제목은 무사통과되기도 했다. '전통시장 리포트'가 빡 꽂힌다는 뜻은 아니다. 당시 기사 작성하는 데 지쳐 '제목은 무리 없이 쉽게 쉽게 가자'는 생각으로 냈던 타이틀이다.
조용필은 정규 1집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가수 여정을 떠나 정규 10집 '서울 서울 서울'로 전성기를 맞는다. '서울 서울 서울'은 19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수록된 곡치고는 템포와 가사가 조금은 울적하다. 조용필 본인도 이 곡을 작곡하면서 "올림픽이 끝나면 사회가 우울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한다. 서울 사대주의 속에 울려 퍼지는 우울한 제창. 노래 핵심 가사는 마지막 '네버 포겟 오 마이 러버, 서울'이다. 인천에서 계속되는 서울 사대주의 제창이 꼭 '서울 서울 서울' 같았다. 뭐, 말주변도 없고 해서 부장 붙들고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진 못했다. 작정하고 개겼다고 해도 설득했으리라는 확신도 없었다. 말싸움 안 되는 친구들이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아까 그렇게 받아칠걸' 안타까워하며 이불킥하는 법이다.
이 기획을 준비하며 주변 선후배들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역 분위기 환기를 위해 의미 있다"와 "이 문제는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그래서 해결책이 뭔데"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라는 기획 제목을 정해준 편집국 부국장도 기획안을 들고 가장 먼저 물은 게 "결론이 뭐냐"였다. 서울, 경기 속 인천 존재감 확립을 위한 뚜렷한 문제 해결 방법이 없다면 제목을 강하게 잡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기획 제목 뒤에 '…'이 붙은 원인이다.
'결론 혹은 해결책의 부재'. 이 이유 때문에 이런 기획은 2020년 돼서야 인천에서 처음 시도됐을까. 인천시민은 지난 몇십 년 동안 수도권 내 일자리 빈부격차로 아침저녁 버스, 지하철, 자동차 속에서 신음했다. '서울 접근성 향상' 꼬리표만 붙으면 집값이 요동쳤고 누구는 '이부망천'이라는 말까지 입에 담았다. 수도권 빈부격차를 놓고 나라님과 기자들 실력 부족으로 대안이 없다고 해서 인천시민들 어려움마저 조명 못 할 이유는 없다는 게 곽안나 기자와 내 생각이다. 인천시민 고통을 면밀하면서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은 인천에선 아주 찾기 쉬운 사례들이다. 평일 아침, 경인선 부평역이나 서울 지하철 7호선 부평구청역, 공항철도 계양역 서울 방향 플랫폼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될 만한 취재 내용이다. 굳이 이 정도 익명 취재를 구구절절 적어놓은 건, 이런 상황이 인천에선 너무 당연히 여겨져 어디에 말도 못 하고 묵묵히 참아낸 인천시민들에게 기획을 빌려 위로 편지라도 보내고 싶었다. 익명 취재원은 지역 대학 체육, 미술 전공 졸업자들로 인천지역에선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직군이다.
인천과 서울, 경기 이동 분석은 한국교통연구원과 카카오모빌리티, 통계청 등과 함께 작업한 내용이다. KEB 하나은행 등 기존 보고서들도 활용했다. 대학 교수와 인천연구원, 경제단체 관계자 역시 지역 내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인물들을 추려 취재했다. 특별한 이해관계라고 할 게 없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를 참고한 것도 없으나 이 기사로 다른 신문사에 언급된 적도 없다. 기획 성격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본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아직 잘 모르겠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지난 20일 2020년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 첫 회의에서 해당 기획에 대해 좋은 말과 개선 점 지적이 있었다. 인천일보에선 매달 10여명 시민편집위원과 편집국 데스크 등이 지면을 평가하는 자리는 진행한다.
▲김광석 위원(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연초에 연재된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가 감명 깊었다. 인천에서 첫 직장을 시작할 확률이 적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 인천 지역의 아픔을 잘 꼬집어 냈다. 인천 사람들이 호소하는 현장 이야기가 담긴 좋은 기사다
▲이완식 위원(H&J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연초 기획된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 기획 기사에 대해 저는 다른 위원들과 반대로 생각한다. 첫 글을 봤을 때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결국 마무리가 아쉬웠다. 추가적인 특별기획을 마련해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항만공사, 공항공사, 환경공단 등 각 기관들과 협업해 나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천 지역 대학들과 연계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이준한 위원장(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총선을 앞두고 인천일보만의 차별화된 기사가 나왔으면 한다.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와 관련해서 추가 기획을 준비했으면 한다.
인천일보 사설 외에도 외부 기고 3꼭지에서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와 연관시켜 현 인천 관련 정책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마무리가 아쉽다고 지적해준 이완식 위원 역시 본인 기고에 이번 기획을 다뤘다. 적어도 나와 곽안나 기자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요청한 분들은 아니다. 언론윤리 강령기준 또한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등의 해당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3회 전체 총평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제353회(2020년 1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 결과, 출품작 44편 중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 등 모두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국민의 편에서 치열하게 탐색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경비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현장 기자들의 땀방울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언론의 위상을 회복하고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기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의 <‘아빠찬스’ 국회의장 공관 이용 교육 관련> 보도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공천세습 현안과 관련, 현장취재와 함께 공직자 재산변동 내역 확인, 전화 및 서면 인터뷰, 공관 인근 초등학교 학교장 및 교사 등 다수 취재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완성된 땀이 밴 결과물이었다. 이를 통해 봉건적 잔재가 짙은 공천세습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총선 공천과정의 투명성을 높였고, 자칫 놓치기 쉬운 단서들을 포착해냄으로써 사회적 파급력을 높이는 치열한 기자정신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의 <‘상갓집 항의’ 등 청와대 관련 수사 방해 의혹>은 검찰 내부에서 진행되는 갈등 상황을 검찰 간부의 상갓집 현장에서 포착해낸 특종으로, 큰 사회적 파급력과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불기소 의견’과 ‘상갓집 항의’ 사건, 백원우-최강욱 등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기소와 관련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 및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통해 검찰 내부 상황을 잘 보여준 반면, 보도가 지나치게 갈등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MBC의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 대한 욕설 녹취록 파문을 계기로 환자를 외상센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바이패스’의 문제점과 현황, 병원 수뇌부의 병상 추가배정 금지 지시 등을 밝혀낸 보도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선과 악을 가르는 듯한 보도방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전국 각 지자체의 수질 관련 민원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두달에 걸쳐 입수한 뒤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소규모 급수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또한 가난하고 오래된 동네일수록 수질 민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취재를 풀어가는 방식과 조사, 사례분석, 인터뷰 등 기획기사의 완결성이 뛰어났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EBS 교육뉴스부의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가 선정됐다. 환경교육이 필요 없다는 편견을 뒤집기 위해 각종 논문과 자료를 검색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가상스튜디오를 만들어 빈약한 환경교육의 문제점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부산CBS의 <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는 한 줄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취재를 통해 사고 사실을 파악한 뒤, 소방서의 3년간 수리 내역을 분석해 후속 보완대책을 제시하는 등 현장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근본적인 문제를 이슈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TJB대전방송의 <로타바이러스 감염, 산후조리원은 ‘쉬쉬’> 보도는 한 산후조리원의 문제점을 치열한 현장취재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계기로 취재봉쇄와 홈페이지 폐쇄 등으로 일관하는 조리원을 심층 취재하여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