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후 고액 연봉 등 전관 예우 특혜를 받고 피감기관이나 산하단체에 재취업하는 관행은 수년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등은 퇴직 후 3년간 ‘취업 심사 대상 기관’으로 취업하는 경우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재취업 퇴직 전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고위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 규정을 교묘히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현재 경찰청 본청을 출입하고 있는 주형식 기자는 경찰 고위 간부들의 재취업도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지난 3월 중순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주 기자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하는 취업심사결과 최근 2년치(2023~2024년 3월)를 정리해 경찰의 재취업 패턴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작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취업 심사를 받은 경찰관은 158명이었는데, 경무관 이상 간부 11명은 전원 취업 심사를 통과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경찰 간부 모두 대기업, 로펌 등에 사외이사, 고문직 형태로 재취업하면서 재취업 예외 조항을 적용받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은 ‘공공의 이익’ ‘산업 발전 및 과학기술 진흥’ 등 취업 제한에 대한 예외 사유 9가지를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예외 규정이 고위급에게만 주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작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취업 심사를 받은 경찰관은 158명인데, 이 중 31명이 취업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모두 총경급 이하 일선 경찰이었습니다. 이 통계를 바탕으로 기자는 최근에도 전관 예우를 받고 재취업한 고위 경찰 간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보고 추가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취재를 이어가던 주 기자는 3월 25일 한 전직 경찰 취재원으로부터 ‘한 고위급 간부가 사교육 업체로 스카웃됐다더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직 경찰이 말해준 단서는 이 뿐이었습니다. 그는 누가 언제 어느 업체에 재취업했는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주 기자는 단서를 찾기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교육업체들이 사외 이사를 공시한 내역이 있는지부터 살펴봤습니다. 주 기자는 빅3 입시학원 중 하나인 메가스터디교육 공시에서, 3월 12일 메가스터디가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예고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뒤이어 3월 28일엔 메가스터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가 선임된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남구준 경찰청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이었습니다. 남 전 본부장은 작년 2월 퇴임했습니다. 그가 맡은 국가수사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의 수사를 총괄하고, 수사 경찰 3만명을 지휘하는 경찰 핵심 수뇌부입니다. 계급도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입니다.
문제는 현재 경찰이 ‘사교육 카르텔’을 대대적으로 수사 중이란 사실입니다. 남 전 본부장이 지휘했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메가스터디를 수사 중입니다. 경찰은 4월 3일엔 메가스터디 의혹 관련 인사도 압수 수색했습니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지문에서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같은 문제가 출제돼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 이 강사가 메가스터디 소속입니다.
주 기자는 수사 대상인 교육 업체가 교육과 무관한 직전 수사본부장을 영입한 이유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회사 설립 이래 8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지만, 그중 경찰 출신은 남구준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유일했기 때문입니다. 주 기자는 여러 라인을 통해 팩트 크로스 채킹 작업을 재차 벌였습니다. 그 결과 남 전 본부장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심사를 신청했고, 3월 29일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주 기자는 당장 보도하지 않고, 공직자 윤리위원회 재취업 심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만약 재취업 심사 결과 ‘불허’로 나온다면, 남 전 본부장의 재취업은 없던 일이 되기 때문에 기사화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3월 29일 남 전 본부장에 대해 취업 승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심사 결과는 매달 1번씩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되는 자료입니다. 하지만 실명이 가려지기 때문에 전후 사정을 알지 못하면 누가 전관 예우 특혜를 받은 것인지 파악하기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 매달 배포되는 보도자료이기 때문에 기사화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남 전 본부장의 재취업 사실은 재취업 심사 결과 발표 이후 수 시간이 지나도 단 1건도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주 기자는 남 전 본부장의 사외선임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심사 논란 부분을 더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주 기자는 취업 심사 결과 이후에도 남 전 본부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주 기자 보도 이후 남 전 본부장의 재취업 사실을 알게 된 기자들은 그제서야 경찰청, 메가스터디를 통해 사실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본지 보도로 고위 공무원의 전관 예우 특혜 논란은 재차 확인됐습니다. 많은 언론사에서 남 전 본부장의 재취업 논란을 다뤘고, 남 전 본부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경찰청을 통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든 언론사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메가스터디 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주 기자는 이후에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남 전 본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시로 문자를 남겼습니다. 침묵하던 남 전 본부장은 연락을 취한 지 9일째 되던 4월 12일, 주 기자에게 문자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문자로 “저의 사외이사 선임은 사교육 카르텔 수사와 무관하고 취업 심사 등 법적 절차도 거쳤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몸 담았던 조직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사외이사를 사임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사교육 카르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입시학원 기업 메가스터디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논란이 불거진지 15일 만에 스스로 물러난 것입니다. 기자는 남 전 본부장의 입장을 토대로 사퇴 뉴스 역시 4월 12일 단독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경찰 조직 내 불이익 우려 등 민감성을 고려해 익명 처리. 사실 관계 중복 확인을 위해 복수의 소식통 취재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및 표절은 없었습니다. 경찰 등 고위 공무원의 전관 예우 특혜 논란 기사는 그동안 많았습니다. 그러나 남구준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처럼 치안정감 간부가 경찰 수사 공정성에 논란을 일으키면서 재취업한 사례는 본지 기사가 처음이었습니다. 국내 대부분 언론사가 인터넷, 지면 기사로 이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국민일보, 한국일보는 4월 6일자 지면 사설로 남 전 본부장 재취업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서울신문은 4월 8일자 지면 논평 형태로 지적했습니다.
남 전 본부장이 본지 보도 이후 잠적하다가 15일 만에 스스로 사퇴한 것 역시 여러 언론사가 보도할만큼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지 보도로 공직 사회가 전관 예우 특혜 문제를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그동안 고위 공무원이 대기업, 로펌 등에 전관 예우를 받으며 재취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더라도, 대부분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관행이 되풀이 되어왔습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취업심사 결과를 통과했기 때문에 법적, 절차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본지 기사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제도에도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경찰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남구준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의 재취업이 문제가 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경찰 조직 내부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남 전 본부장은 자진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에도 가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해줄,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고위 공직자의 실명, 기업명을 보도할 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회사로 고위 경찰 간부가 재취업했고 이로 인해 앞으로 경찰 수사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 공익성에 더 부합한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4회 전체 총평
10개 부문 45편이 응모한 404회 이달의 기자상에선 어느 때보다 지역 방송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굵직한 단독기사가 넘치던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5편이 도전했으나 한 편의 수상작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수도권 경쟁매체들에 비해 취재 환경이 열악한 지역 방송사들이 적잖은 수작을 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실손보험 대해부>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모저모를 잘 짚어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의료대란의 와중에 실손보험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더욱 눈길이 가는 기사였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 문제가 의료체계 왜곡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유익하고 예리한 분석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뽑힌 한국일보의 <산 자들의 10년>은 밀도 있는 취재에 공을 많이 들인 기사여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세월호 10주년. 이 때문에 세월호 관련 응모작이 6편에 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일보의 기사가 뽑힌 것은 뻔하지 않은 내용에 단단한 취재력까지 돋보인 덕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까지 인터뷰함으로써 기사의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MBC의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 보도가 수상했다.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는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여 명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체크한, 여간 공들인 기사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8편이 응모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은 KBS춘천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기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땄다. 비록 강원도에선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으로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과징금 징수까지 이끌어 낸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G1방송과 KBS제주가 각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와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기사로 수상했다. G1방송의 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비리를 폭로해 바로잡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KBS제주 보도는 4·3 사건의 새로운 측면을 발굴해 이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수상작이 됐다. 이 보도로 관련 기관이 추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평가받아 마땅한 대목이었다.
이번 40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수상작 6편 중 3편이 지역 언론사 보도였다. 비록 지역에서 포착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 준 기회였다. 아울러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접근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참신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