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마을문화원형의 재발견’ 시리즈 기획은 올해 초 광주광역시의 한 마을활동가와 만남이 계기가 됐다.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에서 활동하는 그는 인근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 마을 바로 알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 숨어있는 문화유산을 직접 돌아보며 자긍심을 갖게 하자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어서 보람도 적지 않았다. 그가 이 일에 뛰어든 계기는 초등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까지도 자신이 사는 마을에 어떤 문화자원이 있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였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우리 마을 바로 알기’ 기획안을 만들고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활동가와 함께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 꾸준히 설득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학교 측은 기존에 없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더욱이 활동 이력이 많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검증되지 않은 그에게 얼른 손을 내밀어주는 학교는 없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차례 학교를 찾아가 설득작업을 벌였고, 그의 뜻에 공감하는 젊은 선생님들을 만나 마침내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됐다. 그의 땀과 열정은 지역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언론에 보도된 적이 없었다.
그와 만남을 가진 비슷한 시기에 광주의 굵직한 문화행사들이 잇따라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올해 주요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광주비엔날레도 제15회 행사를 치르기 위한 절차와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진행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프로그램과 광주비엔날레 행사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과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는 굵직한 행사다. 그만큼 뉴스밸류도 크고 보도된 기사에 대한 반향도 적지 않아 지역 언론사는 별도로 요청을 받지 않아도 가급적 빠뜨리지 않고 반영하는 추세다.
‘우리 마을 바로 알기’와 ‘광주비엔날레’처럼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역 문화를 접하면서 ‘지역 언론의 역할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돌아보게 됐다. 마을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고 올바로 가꾸는 일은 자신의 뿌리를 아는 일이고 정체성으로도 이어지기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지역 언론이 지역이나 수도권에서 펼쳐지는 굵직한 행사에 방점을 둠으로써 의도와 상관없이 지역 문화를 홀대하거나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지역 언론에서 ‘기획 취재’나 ‘특별 취재’라고 하면 으레 해외 취재나 국내에서도 검증된 메가이벤트 등을 떠올리는 관행을 뒤집어 ‘우리가 사는 곳부터 아는 것이 먼저’라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다.
우리(무등일보 취재3본부)는 몇 차례 회의를 통해 광주 지역 각 마을에 남아있는 문화유산들을 사전 조사하기로 했다. 그 결과 각 마을에 남아있는 문화유산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양동시장 내에 우물이 있고, 광주 사직공원 내에만 10개가 넘는 시비(詩碑)가 있다는 것은 기자들도 미처 알지 못한 ‘신선한’ 뉴스였다.
우리는 지역에서 펼쳐지는 굵직한 이벤트 못지않게 마을의 문화유산이 소중한 만큼 여기에 걸맞은 콘텐츠를 찾아 보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마을 문화유산을 재조명해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광주 서창나루 마지막 뱃사공 박호련 송덕비나 병천사(秉天祠)의 ‘제하상(祭鰕商·새우젓장수) 모자비(母子碑)’에 새겨진 글씨가 시간이 흐를수록 흐릿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독자에게 알려야겠다는 조급증이 생기기도 했다. 자수성가한 박호련이 보릿고개에 굶주리는 주민을 위해 쌀을 내놓고, 마을 부자가 자신의 집에 머물렀다 소식이 끊긴 ‘새우젓장수 모자’를 위해 비를 세웠다는 사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는 조사한 사례들을 대상으로 언론에 보도할 콘텐츠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우리의 일상과 친숙하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재, 또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콘텐츠를 먼저 다루고자 했다. 반면 양림동 펭귄마을이나 근대문화유산처럼 마을의 훌륭한 자산이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을 만큼 이미 널리 알려진 소재는 보도 대상에서 제외했다.
시리즈의 제목은 ‘마을문화원형의 재발견’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각 마을에 산재한 문화유산들을 오랫동안 보전할 소중한 가치로 보고 그 의미를 되살리자는 취지였다.
시리즈의 횟수는 10여 차례로 국한했다. 시리즈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자칫 독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고 소재는 달라도 내용적으로는 겹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보도 형식은 기자의 취재 기사와 전문가의 인터뷰로 결정됐다. 당초 전문가의 기고문을 받아 넣는 것이 왜곡됨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사전 취재 결과 몇 분이 직접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토로해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다.
‘마을문화원형의 재발견’ 시리즈는 이 같은 사전 조사과정과 취재, 인터뷰를 거쳐 지난 2월 1일 첫 회로 독자와 만났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매주 한 차례 독자를 찾은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 시리즈는 모두 13차례에 걸쳐 보도됐다. 취재기자들은 각 콘텐츠에 맞춰 취재에 나서고 그와 관련한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당초 각 콘텐츠별로 한 마을을 소개하려던 계획은 실제 취재 과정에서 작은 변화가 생겼다. 콘텐츠에 해당하는 마을이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던 탓이다. 마을을 상징하는 당산나무는 물론 시비, 예술인 생가, 우물, 다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취재기자의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기도 했다. 우리가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고 앞으로 가꿔나가야 할 마을 문화유산들이 아직까지 적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리는 콘텐츠별로 대표적인 마을을 선정해 취재하고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화유산을 지닌 마을을 함께 소개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었다. 같은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어느 곳이든 마을 문화유산은 소중하고 그 지역만이 갖고 있는 개성이나 변별성이 있기에 가급적 함께 다루려고 노력했다. 이에 따라 취재기자들의 발품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취재 과정에서 콘텐츠 정보가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위치가 불명확한 문화자원, 역사적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어렵게 현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 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분야별 전문가들의 등장이다. 각 콘텐츠별로 다른 전문가들이 자신만이 보유한 전문 분야에 맞춰 소중한 제언을 해주었다.
콘텐츠에 적합한 전문가를 찾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역문화를 일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은 마을에 산재한 문화유산들의 재발견인 동시에 지역 문화일꾼들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 시리즈는 ‘기획 보도 기사’로 타 보도의 영향을 받거나 표절을 하지 않았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획 보도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 보도 이후 몇 가지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광주 신서창대교 아래에 위치했던 나루터는 당초 이정표가 있었다가 정비사업을 통해 지난해 7월 철거됐었다. 이곳은 강변로를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개설돼 평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도 했다. 이정표가 사라지면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과거에 나루터였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 나루터 취재 과정에서 광주시환경공단은 이정표나 안내문 설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대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 대인동 시대를 주도했던 광주역사(驛舍) 아카이브 사업 논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도화선이 됐었던 장소로, 일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 기획 보도에 제언을 한 전문가는 정신적-물적인 측면을 반영한 적절한 반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인동 광주역사의 복원을 위한 해법 논의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우리 마을 바로알기’ 프로그램을 시행하려는 초등학교도 늘고 있다.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 기획 보도 이후 초등학교들은 물론 중학교도 마을 문화활동가에게 잇따라 문의를 하고 있다. 이들 학교들은 이르면 2학기부터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할 방침이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기획 보도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은 당초 기획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기자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와 병행하면서 취재를 진행하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고, 일부 콘텐츠의 경우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기획 보도를 시작하기 전 자문에 응한 한 전문가는 “기획 의도가 좋고 반드시 다룰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공감하지만 요즘에 그런 콘텐츠에 관심이 있겠느냐”며 독자의 반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첫 기획 보도가 나간 이후 동료 기자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본사 기자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격려해주었다. 지역 언론은 독자의 요구나 기호에 맞춰 정보를 생산하는 것 못지않게 지역 자산의 가치를 꼼꼼히 돌아보고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할 사명이 있다는 목소리도 컸다.
기획 보도 기사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은 제언에 참여해주신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은 ‘꼭 필요하고 의미있는 기획시리즈를 한다’며 해당 기사의 링크를 지인들과 공유하고 확산하는 데 앞장서 주었다. 독자들로부터 전해온 메시지는 취재 기자들이 더욱 열심히 발품을 파는 계기가 됐다. ‘기사를 의미 있게 잘 읽었다’, ‘자신조차 인근에 그런 소중한 문화자원이 있는 줄 몰랐다’, ‘시리즈를 더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등의 응원 글이 있었다.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은 지난 4월 23일 열린 독자위원회(5월 1일자 14면 보도)에서 참여 위원으로부터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들여다보고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기사라 고마운 마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무등일보는 ‘마을 문화원형의 재발견’ 시리즈 후속편을 기획 중이다.
후속편에서는 ‘마을’을 벗어나 ‘광주문화원형’과 ‘남도 문화원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의 작은 강줄기나 산 등 유형의 자산뿐만 아니라 구수한 남도 사투리, 게미(맛) 있는 음식, 공동체 정신 등 무형의 자산도 소재로 다룬다. ‘남도문화원형’에는 서편제(판소리), 남종화, 시가문학, 한옥(건축), 정자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기자들이 체감한 것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마을에 보전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 있더라도 주민의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다. 마을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어 애정을 갖고 가꿔나갈 때 자긍심과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관광콘텐츠로서도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마을 주민이 가장 소중한 문화원형인 셈이다.
7. 기타 고려사항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4회 전체 총평
10개 부문 45편이 응모한 404회 이달의 기자상에선 어느 때보다 지역 방송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굵직한 단독기사가 넘치던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5편이 도전했으나 한 편의 수상작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수도권 경쟁매체들에 비해 취재 환경이 열악한 지역 방송사들이 적잖은 수작을 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실손보험 대해부>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모저모를 잘 짚어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의료대란의 와중에 실손보험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더욱 눈길이 가는 기사였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 문제가 의료체계 왜곡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유익하고 예리한 분석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뽑힌 한국일보의 <산 자들의 10년>은 밀도 있는 취재에 공을 많이 들인 기사여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세월호 10주년. 이 때문에 세월호 관련 응모작이 6편에 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일보의 기사가 뽑힌 것은 뻔하지 않은 내용에 단단한 취재력까지 돋보인 덕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까지 인터뷰함으로써 기사의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MBC의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 보도가 수상했다.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는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여 명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체크한, 여간 공들인 기사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8편이 응모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은 KBS춘천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기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땄다. 비록 강원도에선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으로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과징금 징수까지 이끌어 낸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G1방송과 KBS제주가 각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와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기사로 수상했다. G1방송의 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비리를 폭로해 바로잡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KBS제주 보도는 4·3 사건의 새로운 측면을 발굴해 이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수상작이 됐다. 이 보도로 관련 기관이 추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평가받아 마땅한 대목이었다.
이번 40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수상작 6편 중 3편이 지역 언론사 보도였다. 비록 지역에서 포착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 준 기회였다. 아울러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접근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참신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